방송에서 완전하게 퇴출당한 김제동이 케이블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습니다. Mnet에서 김제동을 MC로 한 토크쇼가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공중파에 마지막 남은 MBC <환상의 짝꿍>마저 폐지되며 방송인으로서 방송에서 사라지는 상황에 몰렸던 그에게 케이블은 어떤 의미일까요?

케이블로 들어간 김제동 노브레이크 성공할까?

1. 권력이 시녀로 둔갑한 상황

공중파가 좋은 이유는 지배력 때문입니다. 모든 이들이 수상기만 있으면 볼 수 있는 공중파는 접근성이 좋아 방송의 영향력 또한 대단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높은 출연료를 지불해도 케이블보다는 공중파를 선택하는 이유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조건들이 풍족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대단한 영향력을 갖췄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이들이 방송을 장악하려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이미 현대 사회가 통제사회로 접어든 상황에서 공중파의 장악은, 모든 권력을 움켜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기에 누구에게나 이는 달콤한 독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방송이 '절대반지'일지는 모르지만 그 절대반지를 품에 안았다고 모든 것이 끝이나지는 않지요. 모든 것이 끝이라 생각하는 순간 세상이 언제나 그러하듯,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로 모든 것들이 변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누군가는 조만간 깨닫게 되겠지요.

방송을 차지하기 위한 격렬한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누군가는 눈앞에 반지가 보인다며 웃음만 머금고 있기도 합니다. 보복성 인사와 업무 능력과 상관없는 코드 맞추기 인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권력자의 눈 밖에 난 인물이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세월이 좋아져 감옥에 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당한 압력에 의해 방송에서 쫓겨난 김제동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 쇼인 '김제동의 노브레이크'는 소극장에서 친한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관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봤던 이들은 방송에서는 떠났지만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자신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김제동을 아낌없는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시작도 전에 전회 매진 행진을 벌인 그의 토크 쇼는 전국 행사로 이어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저항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와 너무 닮은 이탈리아에 미켈레 산토로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김제동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베를루스코니에 의해 선거 몇 달 전 방송정지를 당한 산토로가 대중들과 만나 정치 토크쇼를 벌이고 이를 인터넷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많은 이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내었듯, 김제동도 작은 소극장이지만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에서 우리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에 반색을 한 건 당연하게도 방송이었습니다. 이미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공중파에서 김제동은 계륵일 뿐이지요. 그를 품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그의 대중적인 성공은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케이블 채널이 입도선매하듯 김제동을 품은 건 그 대중적인 성공을 케이블로 가져오기 위한 상술이 작용했습니다.

2. 상술을 넘어 그만의 방송이 되기를

그들이 김제동의 성향에 반해서 토크쇼를 만들 일은 전혀 없지요. 더욱 Mnet에서 김제동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은 검증된 스타성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발 빠른 대처일 뿐입니다. 방송에서 퇴출되며 더욱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김제동을 방송에 투입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수입니다.

공중파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경계가 느슨한 케이블이라면 충분하게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고 대중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망설이다 Mnet에 빼앗긴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김제동으로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공중파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케이블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현재 발표된 내용을 보면 <김제동의 노브레이크>의 형식을 방송에서 보여주는 틀이 될 듯합니다. 결정된 게 없다고 하지만 이미 검증된 형식을 버리고 다른 틀을 가져오는 모험을 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기존의 토크쇼와 다른 유일무이한 형식을 만들어내지 않는 한 그의 토크 콘서트의 형식을 방송에서 볼 수 있게 될 듯합니다.

케이블은 김제동을 통해 시청자를 얻고 김제동은 케이블을 통해 방송을 얻게 되었으니, 서로에게 윈윈 일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김제동 토크 쇼>는 케이블에서 방송되고 있는 연애 관련 토크 쇼와는 차원이 다른 방송일 수밖에 없기에 충분한 변별력으로 승부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스타 게스트를 위한 토크쇼와도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더욱 방송계 마당발로 알려진 그를 위해 언제든 출연해줄 막강한 스타군단들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시작했던 오프라인 토크쇼가 방송으로 돌아갈 수 있는 '키'가 되었다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케이블로서는 전혀 손해 볼 일 없는 장사를 하는 셈입니다.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일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은 벌써부터 충분하게 감지됩니다. 무조건 본방사수를 외치는 이들과 김제동에 대한 사랑이 그를 품는 케이블 방송의 사랑으로 전이되는 현상에 김제동 쇼를 기획하고 추진한 Mnet 담당자는 미친 듯 웃고 있을 듯합니다.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김제동 쇼는 기존에 방송되는 저급한 토크 쇼와는 격이 다를 수밖에는 없습니다. 연예인들의 가십이나 들추며 시간을 소비하는 여타 토크 쇼와는 달리 그 내면에 담긴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그이기에 대한민국에도 비로소 새로운 형태의 토크 쇼가 선보여질 것입니다.

'노브레이크'에 '오 마이 텐트'를 얹고 '백분토론'을 펼친다면 가장 진보적이며 깊이 있는 재미를 던져줄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날지 알 수 없지만 방송에 복귀한 김제동을 환영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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