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MBC 'W'의 한장면이다.

연예인의 성형수술에 관대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타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문화가 발달해서 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그만큼 성형수술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하고 옆집 순이도 한 일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W' 제작진은 7일 방송에서 브라질 남성들의 성형수술 실태를 취재했다. 하루에 400명 이상의 남성이 수술대 위에 오를 정도로 남성들의 성형이 유행이라고 한다.

그 이유에는 국경이 따로 없었다. 인터뷰에 응한 많은 남성들이 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젊고 아름다운 외모가 곧 '능력'을 상징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고 했다.

물론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해변이 발달한 나라라 벗을일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몸매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많은 남성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지방흡입 수술을 받고, 가슴과 엉덩이, 팔, 허벅지에 보형물을 삽입하고 있었다. 이런 유행 때문에 브라질에는 성형전문잡지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뭐든 처음이 어렵다. 그 다음은 수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형수술이다. 방송에 나온 48세 남성도 그런 모양이다. 그는 지방흡입 수술만 하려고 하다가, 현재는 8개의 보형물을 몸에 넣고 살고 있다.

전문가는 이런 말을 했다. 브라질 성형심리학자 클라우지아 까마르고의 의견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미디어입니다. 특히 미국이나 브라질과 같이 전통이 짧은 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을 미디어에 종속시킵니다. 오늘날 브라질 국민은 늙지 않으려고 하는 전염병에 감염된 것처럼 보입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젊음과 아름다운 외모가 자신에게 성공과 행복을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다시 TV를 켰다. 장동건과 김태희가 웃고 있다. 미남미녀의 상징이다. 그들과 같은 회사를 다닌다고 치자. 장동건과 옥**, 김태희와 신**이 똑같은 업무수행능력을 보였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이 과연 같은 능력으로 보일까? 만약 수술로 김태희 같은 얼굴이 보장된다면 갈등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밤마다 자아정체성으로 고민하더라도, 낮에는 대접받으며 살고 싶지 않을까?

여기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수술을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필요하다. 그것도 미디어가 해야할 몫이다. 하지만 아마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수술기술도 발달하고, 거기에 따른 보험상품도 늘어날 것이다. 국민들 생존의 문제니 언젠가는 대통령 공약에 '무상 성형수술'이 공약으로 나올지도 모른다.

걱정은 따로 있다. 장동건과 김태희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정도의 외모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수술로 너도 나도 장동건, 김태희 만큼 잘생기고 나면, 결국 그 얼굴도 평범한 얼굴이 된다.

아무리 외모를 바꿔도 경쟁자는 줄어들지 않는다. 한 단계 올라가고 나면, 또 다른 경쟁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성형산업의 동업자가 되어버린 미디어는 계속 다른 상품을 내놓을 것이다.

차라리 불로장생을 기도하며 버틸까? 언젠가는 미디어가 내 얼굴이 가장 예쁘다고 유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않는가. 일단은 동지를 모아야 할 때다. TV를 봐도 기죽지 않고, 있는 그대로 뻔뻔스럽게 잘 사는 사람들의 세력이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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