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조가 '대주주 전횡 방지'를 위해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가 약 90%의 찬성률로 가결된 가운데, 7일 SBS노사가 이와 관련해 극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심석태)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이유는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됐기 때문. 2009년 임단협 가운데 최대 쟁점은 △콘텐츠 운용위원회 신설 △총괄CP 및 본부장 중간평가제 실질화 등 대주주 견제 장치 관련 조항이었다.

▲ 지난해 11월,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개최된 SBS본부의 비상총회 모습. ⓒ언론노조 SBS본부
언론노조 SBS본부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두드러진 '대주주의 전횡'을 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관련 조항의 도입을 적극 요구한 반면, SBS 사측은 "인사권, 경영권 침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온 것이다.

총파업 찬반투표 가결 이후인 지난 1일 SBS 사측과 공식대화에 나선 SBS본부는 "사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들고 나오지 않을 경우 이번주 중으로 전면파업 돌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7일 우원길 SBS 사장과 심석태 SBS본부장이 마라톤 협상을 진행한 끝에 잠정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 견제 장치'로 꼽혀온 콘텐츠운용위원회를 신설하고, 본부장 중간평가제 관련해서는 투표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비밀보장' 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또, SBS 사측은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위로금 10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대주주 견제 위한 최소한의 단초 마련됐다"

하지만 중간평가제 횟수를 기존의 '임기내 1회'에서 확대하자는 SBS본부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같은 합의안은 7일 저녁 SBS본부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추인될 예정이다.

언론노조 SBS본부 관계자는 "휴가명령제, 능력급제 직원들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 역시 노조의 의견이 대부분 수용됐다. 중간평가제 횟수 확대는 관철시키지 못했으나 다른 주요 쟁점들은 대체적으로 수용된 것"이라며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측은 그동안 대화 의지를 거의 보이지 않았으나, 총파업 투표에서 90% 이상의 압도적 찬성률이 나오자 실질적인 대화에 임해왔다"며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콘텐츠 불공정 거래 등의 문제에 대해 노사가 함께하는 틀에서 공식적 문제제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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