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총파업 깃발은 언론자유를 지키는 희망의 깃발입니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 MBC노조가 오후 4시 국회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송선영

7일 오후 4시 국회 앞 ‘진상규명! MBC 장악음모 퇴진! 김재철’ 결의대회. MBC 노조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손에는 마이크와 카메라 대신 핸드폰이 들렸다. 그리고 위 문구를 정성스레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졌다.

결의대회 사회를 본 탁종렬 언론노조 조직쟁의 실장은 “이 문자는 ‘행운의 편지’ 개념”이라며 “똑같은 문자를 10명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이명박이 주는 악귀에 시달려 잠을 못잘 것이라고 덧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똑같은 문자는 일주일 동안 1천만 명에게 보내질 것이고 또 그것이 퍼져 5천만 전 국민에게 전달되는 순간 MBC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MBC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높였다.

“MBC는 마지막 보루,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전국언론노조 초대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6일자 <중앙일보> 사설 ‘서해 비극 와중에 납득 안 되는 MBC 노조 파업’을 비판했다. 그는 “MBC 조합원들 역시 누구보다도 천안함 침몰을 안타까워하고 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면서 “천안함 사태 진상을 파헤치고 진상을 알리는 것 또한 어떤 정치인, 정당보다 MBC가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철 사장이 언론의 자유, MBC를 지켜 낼 수 있느냐”며 “MBC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났다고들 하는데 여러분들의 발걸음이 있는 이곳이 진짜 MBC”라고 말했다.

▲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송선영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김재철 사장이 ‘왜’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장을 고소하지 못하느냐”며 “그것은 <신동아>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재 MBC는 청와대에 쪼인터 까인 김재철 사장에 의해 청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MBC 파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이 MBC를 MB의 어용방송으로 손아귀에 넣으려고 한다. 청소부 김재철을 사장으로 앉혔고, 끝내 황희만을 부사장으로 앉혔다”며 “이제 우리 모두 공영방송 MBC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MBC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자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며 “YTN, KBS가 장악된 상황에서 MBC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 “MBC가 파업에 오기까지 심사숙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리고 결국 ‘총파업’을 결정하면서 노조는 MBC의 현재가 아닌 내일까지를 내다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MBC는 지금까지 어떤 특정 정당의 나팔수가 된 적이 없었다. 또한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회찬 대표는 노조를 향해 “MBC 총파업이 반드시 승리해서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김재철 사장을 향해서는 “퇴진하기 싫으면 김우룡 따라 도피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는 MB정권하에서 MBC에 벌어졌던 일들을 나열하며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는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고 <PD수첩> 제작진들을 물갈이했다. 또 노조원으로서 파업에 동참한다는 아나운서의 마이크를 뺏었다. 또 <100분토론>의 진행이 거슬린다며 손석희 교수를 내려 앉혔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김우룡 방문진 전 이사장을 통해 좌빨 청소부 김재철 사장을 앉히기도 했다. 이제 본색이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말을 듣지 않는다고 김재철 사장을 불러 ‘쪼인트’를 까고 매를 들어서 황희만 부사장을 결국 부사장으로 만들었다”

이어 김영호 대표는 “끝까지 싸울 때만이 승리할 수 있다”며 “MBC 총파업이 반드시 끝까지 가야하는 이유는 민주시민들의 갈채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MBC 노동자, 죄인이 될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온 것

대구MBC노조 신병철 위원장은 “최근 벌어지는 사태를 보면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함을 느낀다”며 “천안함 침몰 사태도 그렇고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언론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의제설정을 잘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참담하다”고 밝혔다.

또한 “나서야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며 “특히 언론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죄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죄인이 되고 싶지 않아 MBC 조합원들은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덧붙였다. “끝까지 투쟁합시다”라고.

▲ 이근행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송선영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반드시 MBC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MBC를 마지막 희망의 보루라고 이야기해주시는 국민여러분. MBC 노동자들은 MBC를 만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쓰러져 죽는 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2,000여 조합원들이 일어섰습니다. 저희들 개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MBC가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해 이 땅의 억울한 사람들을 쓰다듬고 따뜻한 가슴이 있는 방송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지켜봐주십시오”

또한 이근행 위원장은 “지금 방문진에는 아직도 김광동, 차기환, 남찬순, 최홍재 등 정권의 하수인들이 있다”며 “이들을 쓸어내지 않고 방문진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를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촉구했다.

프레스센터의 무선 공유기 ‘MB OUT’의 진실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태평로에 위치한 프레스센터 건물에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려면 ‘MB OUT’에 접속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회를 본 탁종렬 국장은 “도대체 그 무선공유기를 설치한 곳이 어디겠냐?”면서 “언론노조가 만들었다”고 밝혔다.

탁종렬 실장은 “언론재단에서 전화를 해와 ‘바꾸면 안되느냐’, ‘MB OUT’ 뒤에 언론노조를 붙여달라’는 등의 요구를 해오고 있는데 안된다. 아직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오히려 언론노조는 무선 공유기를 더 살 계획이다. 조중동 아웃, MBC 힘내라 등으로 이름을 붙일 것이고 전 국민이 이 무선공유기를 힘께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각자 집에 설치한 무선 공유기 이름을 지금부터 바꿔주시기 바란다. 특히 효자동에 사시는 분들이 꼭 동참했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혹시 무선 인터넷을 접속할 줄 알면 ‘MB OUT’을 통해 접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해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한바탕 웃음을 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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