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녹화방송되고 있는 MBC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가 조만간 파행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오후부터 MBC의 저녁 종합뉴스인 '이브닝뉴스'와 아침메인뉴스 '뉴스투데이'가 사전 제작돼 녹화방송 중인 가운데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자·코너별 작가·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10명이 퇴사를 결정했다. 이들은 계약기간이 남아 중도 하차할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함에도 '녹화뉴스'에 반발하며 퇴사를 결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뉴스투데이'의 경우 출연자가 전원이 사퇴했고 '이브닝뉴스'도 현재 1명의 출연자만 남게 됐다. MBC본부는 "(이들이) MBC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상황에서 사측이 뉴스프로그램 정체성의 근간을 흔드는 '사전제작뉴스'까지 강행하자, 방송인으로서 더는 인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27일 MBC보도국 '뉴스 녹화방송' 공지문. MBC는 파업 24일차인 27일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의 녹화방송 전환을 결정했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사퇴한 방송인 중 김유정 리포터는 라디오 교통정보와 TV뉴스에서 10년 이상 MBC와 인연을 맺어왔다. 김유정 리포터는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파업 3주동안 불편한 마음으로 방송을 해왔다"며 "10년을 방송한 회사에서 하차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솔직히 지금은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김유정 리포터는 "12월 31일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중도하차를 결정했다"며 "코너 특성상 사측의 탄압을 받거나 무리한 요구를 받은 적은 없었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파업을 하는 상황에서 리포터 모두가 불편한 마음으로 방송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파업에 참가 중인 '뉴스투데이' 류도현 PD는 "녹화방송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도현 PD는 "코너 출연자·리포터들 전원과 메인작가 2명과 서브작가 1명이 퇴사했다"며 "이미 방송이 축소되고 녹화까지 하는 상황에서 대체인력을 두어 방송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예상했다.

류도현 PD는 퇴사한 이들에 대해 "유례없는 파업이기 때문에 프리렌서분들도 정상적인 환경에서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며 "매일 주변에서 협력해 일하던 사람들이 파업을 하면서 부담을 느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투데이'는 아침뉴스로 모든 출연자가 새벽에 나와 분장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라이브로 방송하던 특성이 있다"며 "그런 특성이 있던 방송에서 모든 것을 녹화해서 방송을 한다는 사실에 방송인으로서 도저히 참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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