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13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도 사건원인은 물론이고 최초 상황발생시간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함, 상황 발생시간도 침몰원인도 여전히 ‘미지수’

▲ 지난 4월 4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MBC는 지난 3일과 4일 단독입수한 군 당국의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일지’를 공개해 최초 상황발생 보고시간을 밤 9시 15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군은 “군이 사용하는 양식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6일 군은 “군 당국이 작성한 문서가 맞다. 그러나 이 사건을 해결하고 발발시간을 해명하는 데는 15분이(라는 시간은) 별로 의미는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9시 22분이 맞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서에는 ‘왜’ 15분으로 기재돼 있는지 여전히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 역시 미지수다.

CBS <노컷뉴스>와 MBC는 보도를 통해 ‘전단파괴’(어떤 물체의 단면이 다른 곳과 비교해 지나치게 수평하중을 받았을 때 ‘무가 잘리듯’ 두 동강난 채 파괴되는 현상)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YTN은 단독보도를 통해 “해군의 주력 전투함들이 피로에 따른 심한 선체 균열에 시달리고 내구연한을 과도하게 초과해왔지만 ‘억지로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고, <경향신문>은 6일 보도를 통해 “1200톤 급으로 설계된 천안함에 2000톤 급 무기체계를 탑재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천안함은 사고당시 과적상태였다는 뜻이다.

이밖에도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역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천안함 침몰 전후로 북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로써 천안함 자체결함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여전히 ‘북한 개입’에 초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영 국방장관은 암초 및 자체결함에 의한 가능성도 있지만 ‘낮다’면서도 ‘기뢰’ 및 ‘어뢰’에 의한 파괴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식의 어법으로 고수하고 있다. 또 이를 <조선일보>는 연일 북한의 개입했다는 보도를 1면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아래는 3월 29일부터 <조선일보>가 북개입 가능성을 높였던 보도들이다.

‘기뢰 폭발 가능성’ 집중 조사(3월 29일 조선일보 1면)
“북한 개입 가능성 없다고 한 적 없다”(3월 30일 조선일보 1면)
“침몰 전후 북 잠수정이 움직였다”(3월 31일 조선일보 1면)
‘천안함 침몰’ 와중에… 김정일 방중 속뜻은(4월 1일자 2면)
최 함장 “피격당했다” 첫 보고(4월 2일자 1면)
김 국방 “어뢰 가능성이 더 실질적”(4월 3일자 1면)
“북잠수정 침투 탐지율 50%도 안돼”|“북개입 포착못했지만 가능성 낮단 얘기 아니다”(4월 5일자 6면)
“상어급 북잠수함 사라져 1척 그날 행적 아직 몰라”(4월 6일자 1면)
“천안함 조사책임, 민간인이 맡아야”(4월 7일자 1면)

29일 “북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이 기지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어서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단정하기는 힘들다”던 정부 소식통의 말도 있었지만, <조선일보>는 “사곶기지에서 잠수정(반잠수정)이 지난 26일을 전후해 며칠 간 사라졌다가 다시 기지로 복귀했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또한 4월 1일에는 김정일 방중 기사 역시 “이번 ‘방중 임박’은 작년부터 예정됐다 하더라도 ‘천안함’ 침몰로 한반도 긴장지수가 날로 치솟는 상황이라 여러 추측을 낳게 한다”, “예정된 방중을 미루는 게 오히려 ‘도둑이 제 발 저린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추정도 제기된다”는 등 천안함 침몰에 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보여줬다.

이를 두고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한 라디오에서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사람들 머릿속에 북한은 굉장히 위험한 집단이고 언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각인된다”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 조선일보 4월 7일 1면 기사

그러나 <조선일보>는 7일(오늘)은 “천안함 조사책임, 민간인이 맡아야”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또한, 참모의 말을 인용해 “북한 쪽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북한 연관성에 대한 심증이 있고 무게를 두고 있지만 확실한 물증이 필요하고 그것이 국제사회에서도 인정을 받도록 해서 꼼짝 못하도록 한 다음 조치를 해야한다는 얘기”라고 해석해 여전히 북개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조중동이 바라는 것은 오직 ‘공포’ 뿐”

이에 문화연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여태껏 드러난 사실 혹은 과학적 규명과 상관없이 오로지 ‘북한의 공격’이었으면 하는 그들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은 참으로 애절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에서 “조중동이 바라는 것은 오직 ‘공포’”라며 “그러기에 쌍끌이 저인망 어선을 동원해 온 바다를 뒤져 북한 어뢰의 파편을 찾아내야만 하고 천안함 사태의 다른 가능성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존재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군과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무능한 대처에 대해 비판하며 의혹과 궁금증을 제시하는 시민들을 두고 ‘인터넷 들쥐’라는 식의 저주어린 막말을 퍼붓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지난 2일 <조선일보>는 ‘나라 품격 갉아먹는 인터넷 속 들쥐들’이란 제목의 사설을 실은 바 있다. 이 사설에서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들쥐처럼 몰려다니며 아픈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 이들의 비열함”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문화연대는 “그러나 ‘조중동의 품격’은 어떠한가” 반문하며, “지나간 구시대의 망령된 권력을 간절히 염원하는 조중동의 억지성 넋두리가 때 아닌 북풍몰이보다 더더욱 덧없는 들리는 요즘”이라고 비판했다.

▲ 지난 4월 2일자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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