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4시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주방송지부(위원장 홍윤기)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청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절기상 대설(大雪)이라 칼바람이 자동 회전문을 통해 끊임없이 들어왔지만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과 삭발식에는 전국언론노조 전주방송지부원들의 뜨거운 결의가 넘쳤다.

▲ 전국언론노조 전주방송지부는 7일 방송회관 1층에서 '봐주기식 재허가 청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상아
전주방송지부가 이날 기자 회견에 이어 삭발 철야농성까지 감행한 이유는 지난 4일 방송위의 재허가 청문에서 전주방송 김택곤 사장과 지배주주가 제출한 '개혁안'이, 방송위가 재허가 추천을 의결하면서 권고한 사항들에 크게 미달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은 사측이 내놓은 사장공모제와 사외이사추천제를 “무늬만 사장공모제, 형식만 사외이사추천제”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전주방송지부 홍윤기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 전주방송지부 홍윤기 위원장 ⓒ곽상아
- 삭발까지 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를 포함해 전주방송지부 집행부 8명이 삭발했다. 방송위가 ‘얼렁뚱땅 봐주기식 청문’을 하지 말고 전주방송을 제대로 개혁시키길 바란다는 결의의 표현이다. 청문에서 전주방송이 제출한 개혁안을 방송위가 대충 승인해 재허가 추천하면 우리는 거부할 것이다. 우리의 민영방송 개혁 의지가 꼭 전달되기 바란다."

- 4일 청문에서 사측이 내놓은 개혁안의 문제는 무엇인가.

"전주방송은 대표이사 교체 필요시 헤드헌터전문기관의 주관으로 방송경영인을 전국에 걸쳐 공모하고 이사회에서 선발해 주총 의결을 받는 사장공모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사장 공모제는 이미 지배주주인 일진그룹과 전주방송 이사회와 주총에서 사장을 선임할 때 적용했던 방식이다. 사실상 사장공모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전주방송은 사외이사를 시청자위원장이 맡도록 하는 방식을 내놨는데 시청자 위원은 사실상 회사 경영진의 요청에 따라 선정되고 있다."

- 노조가 원하는 개혁안은.

"방송의 공공성과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사장공모제라면 반드시 지역시민사회와 내부구성원의 의견이 수렴돼야 하며 이사회와 시민사회, 내부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사장공모추천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또 시청자위원의 선정은 노사합의 또는 편성위원회의 결정에 의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비로소 경영투명성을 높일 수 있고 이를 위한 양심적이고 중립적 인사의 사외이사 선정구조가 확보될 수 있다."

- 앞으로 투쟁 계획은.

"10일 아침 방송위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의 개혁안을 전제로 재허가 추천이 되면 우리는 거부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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