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정보예산을 이용해 '포인트뉴스'라는 이름의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고 '독도디펜스' 등의 모바일게임까지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에 따르면 복수의 제보와 사이버사령부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이명박 정부 당시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 소속 '사업팀'은 수도권 곳곳에 오피스텔을 임대해 댓글공작을 넘어 인터넷언론사를 운영하고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국내 여론몰이용 사업들을 벌였다. 국정원 예산사업의 특성상 예산의 편성 및 집행 내역 비밀이 유지되는 데다 '사업팀'의 구성이나 활동 내용, 활동 방식 등까지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530심리전단 내부 인원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었다.

군 사이버사 개입 의혹 수사선상 오른 김관진 전 장관 [연합뉴스TV 제공]

'사업팀' 내에서 '기지'라고 불리는 오피스텔은 현재까지 서울 공덕동 소재 M오피스텔, T오피스텔, 합정동 소재의 K오피스텔, 서초동 소재의 O오피스텔 등이 확인됐다. 사업이 노출될 우려가 있으면 '기지'를 옮기도록 해 실제 기지 이전이 빈번했다.

복수의 군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이들 '사업팀'은 국정원 예산으로 승합차 2대를 운용하기도 했다. 사이버사령부에 20여대가 넘는 관용차가 있음에도 기밀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별도의 차량을 운용한 것이다. 이 차량은 보안유지를 위해 평소 사이버사령부 관내에 주차하지 않고 청사 밖에 두고 사용해왔다고 한다.

2011년에는 사이버 우호세력 결집을 목표로 인터넷언론사 '포인트뉴스'를 설립했다. 2011년 1400여만 원, 2012년 1억6000여만 원, 2013년에는 2억8000여만 원의 국정원 예산을 투입했다. 포인트뉴스가 서초구 한 빌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2012년 9월 마포구 합정동 K오피스텔, 1년 만에 다시 서초구 O오피스텔로 이전한 사실도 확인됐다.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이 폭로되고 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2014년 6월 포인트뉴스에 접속하는 두 개의 도메인이 폐쇄되고, 사업자 등록도 말소됐다. 사이트와 함께 운영됐던 트위터 및 페이스북 계정도 모두 삭제돼 이 매체가 어떤 콘텐츠를 생산했는지 현재 구체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포인트뉴스가 활용됐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트위터 아이디 'spoon1212'를 사용하던 사이버사 요원은 2012년 '[인물]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한미관계 정통한 전략통'이라는 제목의 포인트뉴스 기사를 링크하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꼭 돌아가길"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kino8396'이라는 사이버사 요원도 이 트윗를 리트윗하면서 "튼튼한 국방 기대해 봅니다"고 적었다. 김병관 씨는 박근혜 정부의 첫 국방부장관 후보자였다.

530심리전단 사업팀은 애국심 고취와 친군화 등을 목적으로 모바일게임 제작에도 나섰다. '세이펀'이라는 위장회사를 설립해 2013년 1월 '독도디펜스'라는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이 게임은 이순신 장군, 안중근·유관순 열사 등의 위인들이 적군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개발비만 1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당시 국정원은 '독도디펜스'를 우수 사업으로 선정해 표창까지 줬다.

이철희 의원은 "사이버사의 대남 심리전이 댓글 공작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언론사 운영과 모바일게임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는 만큼 검찰의 수사 범위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언론사를 통해 여론조작 유통을 꾀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인 만큼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인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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