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파업 24일차인 27일 아침·저녁 뉴스 녹화방송 전환을 결정했다. 27일 '이브닝뉴스'부터 녹화방송으로 제작돼 송출됐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MBC 뉴스제작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MBC보도국은 27일 공문을 통해 아침뉴스인 '뉴스투데이'와 저녁 뉴스인 '이브닝뉴스'를 "완제품으로 납품"하라고 지시했다.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는 스트레이트 리포트 대신 '해외토픽', '스마트리빙', '연예톡톡' 등의 코너로 채워져 사실상 '뉴스없는 녹화뉴스'가 됐다.

MBC보도국 '뉴스 녹화방송' 공지문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MBC보도국은 '뉴스투데이'에 "스트레이트 뉴스가 없으므로 리드멘트 겸 아침신문보기로 시작"할 것을 주문했고 아침뉴스에서 빠질 수 없는 날씨와 교통정보는 "제작이 불가하다"고 시인했다. 1시간 20분이던 '뉴스투데이' 방송시간은 20분으로 축소됐다. 이어 '이브닝뉴스'에는 "5시 상황변화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하라"며 "뉴스아이템 자막 최소화"를 공지했다. 40분이던 방송시간도 20분으로 줄었다.

MBC본부는 "사상 처음으로 '녹화뉴스'가 방송됐다"며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KBS도 파업이 장기화되며 뉴스프로그램을 비롯해 외주제작비율이 높은 예능프로그램까지 방송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고대영 KBS사장은 지난 20일 KBS정기이사회에서 "(파업이) 특정직종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뉴스부분이 조금 줄어들었고, 예능·드라마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뉴스비중이 높은 KBS에서 대부분의 뉴스 방송이 방송축소 등 차질을 빚고 있고 '05시뉴스', '930뉴스'는 결방 중인 상태다. 예능프로그램 또한 '해피투게더', '유희열의 스케치북', '안녕하세요' 등의 프로그램이 결방 중이다.

27일 KBS방송본부 부장·팀장을 포함한 PD 25명은 성명을 통해 "고대영 사장이 거짓보고를 했다. 대규모 방송파행의 궁극적 책임자는 고대영 사장"이라며 사장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방송 및 편성을 책임지는 실무책임자들로서 시청자들께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파업의 원인을 외면하고 사태를 숨기는 고대영 사장은 더이상 KBS 조직을 관리할 능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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