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회동 제안에 대해 1대1 '독상' 차려달라고 거부하더니 이제와서 "제1야당을 왕따시켰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

27일 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청와대 만찬 회동이 열렸다. 이날 회동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원내 4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규탄하고, 한반도 전쟁을 막기 위해 긴장 완화를 위한 초당적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국정 상설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자는 공동 합의문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지도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4당의 협치에 자유한국당은 단단히 뿔이 났다. 이날 청와대 만찬 회동 후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제1야당을 왕따시킨 것으로 정국이 안정되고 국민통합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면서 "참석하지 않은 제1야당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함에도 대통령조차 제1야당을 왕따이자 보복·청산의 대상으로 보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막상 열린 회동은 그저 문재인 대통령의 '협치쇼'를 홍보하는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고 깎아내리면서, "여야정 협의체는 삼권분립 원칙에도 맞지 않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국회와 야당에 전가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이 같은 주장에 '한국당 패싱', '홍준표 패싱' 상황을 자초해놓고 몽니를 부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동 제안을 거부한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7월에도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을 거부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의 1대1 회동을 역제안하며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의당이나 이런 당하고 같은 입장에 문재인 정부가 있기 때문에 제일 다른 제1야당과 대화를 한다면 모를까, 10명이 모인 데서 무슨 얘기가, 대통령과의 소위 식사회동이라는 것이 대개 성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1대1 회담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정말 깊이 논의가 들어갈 수 있다"면서 "논의를 하더라도 서로 대북정책에 대한 기조가 다른 데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회동 제안에 "1대1이 아닌 보여주기식 회동은 싫다"며 거부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독상'을 원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청와대가 독상을 거부하자 이제와서 '왕따'를 시킨다며 생떼를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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