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노사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교체했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을 부사장에 임명해 노조가 오는 5일 새벽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일단락됐던 MBC 사태가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황희만 부사장 ⓒMBC
MBC(사장 김재철)는 2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에 호선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황희만 당시 보도본부장과 윤혁 당시 TV제작본부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의 추천으로 선임되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며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본부장을 특임이사로, 윤혁 본부장은 특임이사 겸 MBC프로덕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했고, 노조는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접으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최기화 홍보국장은 황희만 부사장 임명 이유와 관련,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은 ‘산적한 업무 너무 벅차기에 부사장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사장은 계열사, 자회사와 협력 강화 혹은 제작 현장 방문 등 대외 활동을 강화하고, 부사장은 다소 불안한 경영수지에 대응하는 일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서는 “총파업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한 한 바는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회사가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C노조, 5일 새벽 6시부터 사장 퇴진 위한 총파업 돌입

▲ MBC노조가 2월26일 오후 3시 MBC본사 1층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송선영
MBC노조는 오는 5일 새벽 6시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사 합의의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었던 황희만 전 본부장을 다시 부사장으로 임명한 점, 김재철 사장이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음에도 오늘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총파업 돌입의 주요한 배경이다.

MBC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 오후 노조원들에게 “서울지부는 오는 5일 새벽 6시부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내용이 담긴 총파업 지침을 전달했다.

서울지부 노조원들은 5일 오전 10시 MBC 1층에 집결하며, 파업기간 동안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비대위의 파업지침에 따라 행동한다. 또 이미 제작된 녹음, 녹화물 및 주요업무는 소속부서의 책임자에게 인계하도록 되어 있어 보도, 예능, 드라마국 소속 노조원들도 보도 및 제작 현장에서 빠질 예정이다.

이근행 본부장은 오늘 오후 ‘위원장의 편지’를 통해 “김재철은 우리의 모든 선의, 회사를 위한 충정, 그리고 인내를 송두리째 짓밟았다”며 “그는 정권의 하수인, MBC를 파괴하는 파렴치범, 영달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기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황희만을 전격적으로 부사장에 임명해, 공영방송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내고자 분투해 온 구성원들을 기만했고, ‘김우룡 폭탄 발언’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허겁지겁 발표했던 ‘고소 고발’ 약속을 뻔뻔스럽게 파기했다”며 “두려워서 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정권으로부터 MBC를 지키고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인내하고 인내했던 그 길로 이제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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