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일은 알 수 없다더니, <탐나는도다>로 그렇게 사랑 받았던 서우가 순식간에 밉상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항상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서우가 밉상이 된 건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예컨대 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무한도전>을 재밌게 잘 보고 관련 기사를 클릭하니 놀랍게도 하하에 대한 비난이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긴 했지만, 찬찬히 따져보니 사람들이 왜 그렇게 하하를 욕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공감하긴 힘들었지만)

그런데 서우가 갑자기 밉상이 된 것에는 공감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하고, 이해조차 힘들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서우를 욕하기 시작한 것일까?

문제가 된 <해피투게더> 영상을 뒤늦게 봤다. 사람들이 욕하는 것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서우가 엄청 큰 사고라도 친 줄 알았다. 확인해보니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잠깐 딴 짓을 한 것에 불과한 일이었다.

그게 정말 크게 잘못된 행동이었다면 편집에서 걸렀을 것이다. 그냥 내보냈다는 건 그 일로 서우에게 이렇게 큰 타격이 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뜻이다. 사실 누가 보더라도 작은 해프닝에 불과했다. 그 일로 이렇게 ‘까임’을 당하는 것을 보면, 사람의 심리는 역시 난해하다.

아마도 추측컨대, 시각적으로 문근영의 ‘똘망똘망하고 선한’ 이미지와 워낙 대조됐던 그날의 구도가 서우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듯하다. 만약 그 자리에 문근영이 아닌 다른 배우가 앉아있었다면, 서우는 똑같은 행동을 하고도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서우가 시종일관 택연, 천정명과 친숙하게 행동한 것도 여성들의 신경을 거스른 것 같다. 여기에 까부는 듯한 느낌도 어느 정도 있었다. 이런 것들로 인한 총체적인 거부감이 문근영이 말할 때 서우가 잡담을 한 그 장면을 계기로 표출된 것이다.

어쨌든 서우는 ‘폭풍까임’을 당했고, 그 여파가 <신데렐라 언니>에까지 미치고 있다. 사람들이 서우를 또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발연기 논란까지 일어났다. 서우가 연기를 못한다고들 한다.

- 밉상의 저주, 발연기 논란 -

곱게 보면 뭐든지 예뻐 보이고, 밉상으로 보면 뭐든지 마땅치 않게 느껴지는 법이다. 서우에게 박힌 미운털이 발연기 논란의 주범이다.

사실 서우는 극이 자신에게 요구한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한 것에 불과하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서우는 어렸을 때 애착대상을 잃은, 약간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캐릭터를 맡았다. 생전 처음 보는 아줌마 품에 안겨 쓰다듬어달라고 자기 머리에 상대의 손을 갖다 대는 고등학생을 어떻게 정상이라고 할 수 있나.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속에 어린아이가 있다고 한다. 제대로 성장한 사람은 그 어린아이를 잘 다스리거나, 아이의 단계를 뛰어넘어 성숙하지만, 어렸을 때 문제를 겪은 사람은 비록 몸은 나이를 먹더라도 마음속 어린아이 단계에 고착된다.

서우의 캐릭터는 애착대상을 잃었던 7살에 고착된 사실상의 아이인 측면이 있다. 성장을 하긴 했지만 불균형적으로 컸다.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결핍감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아이처럼 과장되게 귀여움을 떨어 사랑 받으려고 한다.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사랑을 갈구하며 귀여움을 떨 때만큼은 7살인 것이다.

서우는 딱 그렇게 연기했다. 그걸 보고 과도한 귀여운 척이라고 비난하고, 심지어 발연기 비난까지 한다는 건 서우에겐 억울한 일이다. 캐릭터대로 연기한 것도 죄가 되나?

제작진은 앞으로 서우의 캐릭터가 변화/성장해갈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추노> 초반부에 제작진은 이다해의 캐릭터가 변화할 것이라고 했었지만 공수표에 그쳤다. 이다해가 보조적인 캐릭터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추노>는 중심인물인 대길에게만 공을 들였고, 송태하의 변화에 그 다음으로 에너지를 투입했다.

하지만 서우는 <신데렐라 언니>에서 이다해와 같은 주변부 인물이 아닌, 문근영과 함께 극의 핵심을 이루는 캐릭터이므로 제작진이 서우의 변화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측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서우의 캐릭터도 풍성해지고, 그리하여 그녀에게 박힌 미운털도 사라지길 바란다.

성동일이 작품 속 열연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호감도가 낮았던 이시영이 <부자의 탄생>의 열연으로 이미지가 반전된 것처럼, 배우의 이미지는 역시 연기가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작품 속 연기가 그녀를 밉상의 저주에서 구원할 것이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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