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5월 봄 개편에서 KBS가 정부 홍보성 프로그램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져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봄 개편에서 신설될 프로그램 가운데 '정부 홍보성'으로 지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G20 세계탐구>와 <쾌적한국 미녀들의 수다>이다.

<G20 세계탐구>는 <시사투나잇> <시사360>의 후속 프로그램인 <생방송 세계는 지금> 자리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 감시형 프로그램이었던 <시사투나잇>이 폐지된 지 1년 6개월여 만에 같은 자리에 정부 홍보성 프로그램이 들어서게 된 셈이다.

▲ KBS <생방송 세계는 지금> 홈페이지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1일 발행한 특보에서 <G20 세계탐구>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개최된 TV위원회에서 사측은 정권의 의도에 부응하기 위한 기획 편성이었음을 확인해줬다"며 "정부의 사업에 KBS가 장단을 맞춘다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인 '정권홍보의 돌격대'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29일 열린 TV위원회에서 <G20 세계탐구>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KBS 사측은 "사실 G20을 방송적으로 풀 것이 별로 없다. 편성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KBS본부는 "G20 회의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다수의 대중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국민 축제로서의 성격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G20 회의가 정규 프로그램을 6개월 전부터 편성할 만큼 중요한 행사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세계 일류로 발전하기 위해 한국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들을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풀어보는 오락 토크쇼'인 것으로 알려진 <쾌적한국 미녀들의 수다>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이제는 시청자들이 즐겁게 웃고 쉴 수 있는 예능오락 프로그램마저 정책의 홍보수단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제목이나 기획 의도를 보면 과거 법무부 협찬의 문제적 프로그램(미녀들의 수다)과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BS본부는 "도대체 지금의 한국 사회가 무엇이 쾌적하단 것인지 쓸데없는 오해를 사기 딱 좋은 타이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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