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신위원회가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용자 선택권 보호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용자들에게 기본 브라우저와 검색엔진의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날 안드로이드 OS를 제공하며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로 한정해 비판을 받고 있는 구글사가 토론회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피치못할 사정’을 들어 불참했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서는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OS 제작사들에 대한 비판이 집중됐다.

한상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모바일 환경에서의 사용자 선택권 보호 : 이슈 및 논의주제>라는 발제를 통해 “MS(마이크로 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본 탑재는 넷스케이프를 몰락시켰고, 국내에서도 사용 환경을 왜곡시켰다”며 “MS가 우리에게 줬던 많은 경험을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지 이제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한상기 교수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사파리 브라우저에 구글, 야후 검색이 기본 탑재되고, MS 윈도모바일에 MS의 빙(Bing), 구글의 안드로이드 GMS를 탑재한 경우는 구글 검색이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검색이 없는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이용자가 이를 바꿀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대해 “애플은 자사 SW와 유사하거나 이익에 반하는 소프트웨어는 승인하지 않는다”며 "소비자의 선택권과 기업의 이익, 정책방향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 교수는 인터넷 브라우저 ‘파이어폭스(Firefox)’의 예를 들어 “파이어 폭스는 왼쪽 검색 아이콘을 클릭하고 원하는 검색엔진을 선택하면 기본설정이 바뀐다”며 “이와 같은 방식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상기 교수는 “일부 블로거들은 구글이 오픈되어서 좋다며 신성시하기까지도 한다”면서 “구글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구글이 ‘Don't be evil’이지, ‘Do be angel’은 아니라고 말한다. 결국 구글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일 뿐”이라고 충고했다.

구글의 모토처럼 자리잡은 ‘Don't be evil’은 지난 2001년 Paul Buchheit가 구글의 회의에서 제안했던 것으로 ‘사악해 지지말자’는 의미다. 이에 대해 위키피디아는 “단시간 동안의 이익을 위해 장시간 동안 쌓아올려지는 이미지, 신뢰성 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인 김영완 삼성전자 수석, 한종호 NHN 이사, 유창하 다음커뮤니케이션 센터장,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등도 기본 브라우저와 검색 서비스의 사용자 선택권을 강조했다.

사용자를 대표해서 나온 김중태 IT문화원 원장은 “기본 브라우저를 소비자가 넣을 수 있어야 하고 파이어폭스처럼 검색엔진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규제를 풀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종호 NHN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플랫폼의 중립성과 개방성에 대해서는 수년간 논의가 있었다”며 “수년간 논의에서 캐리어(이통3사)들이 이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모바일 플랫폼의 중립적 원칙을 세워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에서도 이 같은 중립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9년 이전에 이통3사가 Nate(SKT), Magicn(KT), ez-i(LGT) 등의 인터넷 연결서비스를 할 때, 각 이통사는 계약을 맺은 CP(콘텐츠제공업체)에 한정돼 연결되는 폐쇄적인 운영을 해왔다. 이통사 무선인터넷망이 개방된 것은 지난 해이다. 이 때부터 비로소 초기화면에서 URL를 통한 직접연결이 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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