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우 대표ⓒ미디어스
천안함 침몰 8일째, 관련 정보가 통제되고 있다는 지적이지만 언론매체는 하루하루 침몰 원인을 두고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2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전화연결에서 “마치 기자들이 소설가인 듯 상상력으로 그럴 듯하게 꾸며 기사를 쓰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정연우 대표는 “대표적인 예로 산소통 하나를 끼워 넣은 것인데 언론에서는 마치 지속적으로 산소를 투입해 지금 실종자들이 구조되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 관련 왜곡보도 가장 심한 것은 ‘북한 개입’

하지만 정연우 대표는 '북한 개입 의혹'이 언론에서 가장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의도적으로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 남북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SBS는 ‘북한 어뢰 공격’, 이렇게 바로 보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대표는 “‘북한 개입’에 대해 미국 측 주장은 작게 보도하고 심지어 한 탈북자가 자기 블로그에서 ‘인간어뢰’ 공격 가능성을 주장한 것 마저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북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처럼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뢰와 기뢰’, ‘만약에 북한이 뭘 한다면’ 이런 식으로 추측 보도하는 것은 심각한 오보이고 후유증은 대단히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지금 조선일보 등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번 천안함 침몰과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다”며 “이 경우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사람들 머릿속에 북한은 굉장히 위험한 집단이고 언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각인된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어 “이건 곧 민족 분열과 갈등을 부추겨 이후 평화통일을 하는 데에도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흥미위주의 보도, ‘사건해결에 도움안돼’

이어 정연우 대표는 상업적 이용의 보도태도도 비판했다.

그는 “언론매체들이 실종자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흥미위주로 대대적으로 부각시키고 통곡하는 장면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실종자 친인척까지 찾아다니고, 에피소드를 과장하여 부풀이기도 한다. 국민의 알권리라고 하지만 사실은 사건의 본질을 밝히거나 수습하는데 도움이 안된다”고 못 박았다.

“진실을 알리는 것이 최선의 국가안보”

또한 군 당국의 태도와 관련해서도 “사건 발생시간에 대한 군 당국의 발표가 자꾸 오락가락 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결국 불신을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구조자들을 격리시키는 것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안보라는 것은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라며 “악용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73년 뉴욕타임즈가 월남전에서 미국이 감추려고 했던 비밀 문건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을 때 미 대법원은 ‘국가안보라는 모호한 개념을 가지고 언론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사실 진실을 알리는 것이 최선의 국가 안보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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