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53,990의 팔로워를 거느린 언론인이 있다. 그가 메시지를 남기면 53,990명에게 전달된다. 웬만한 매체의 파워를 넘어선다. 바로 MBC 김주하 기자의 얘기다.

김주하 기자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 이용이 힘들 것 같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MBC 보도국은 최근 김주하 기자의 트위터 이용에 대한 경위서를 받은 사실이 밝혀져 기자의 트위터 이용에 회사 차원의 제제가 가해졌는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주하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고 당일 ‘북한 반잠수정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 김주하 트위터

김주하 기자는 지난 26일, “밤 9시 반쯤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서 순찰 중이던 1500톤급 해군 초계함 바닷속 침몰 중. 해군 장병 구조하기 위해 구조 작업 진행 중”이라는 속보성 메시지를 트위터에 내보냈다. 또 잠시 뒤 “북한 반잠수정이 침몰시킨 듯”하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하지만 MBC 뉴스특보를 내 보내면서 쉬는 짬짬이 트위터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소식을 알리던 김주하 기자는 ‘북한 반잠수정’ 메시지를 보낸 지, 3시간 남짓 지난 새벽 2시 20분 “군 관계자가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던 미확인 물체는 새떼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라며 앞서 보낸 메시지를 수정했다.

▲ 김주하 기자가 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자신의 트위터로 내보낸 속보 화면

메시지를 정정하기까지 3시간 남짓 동안 트위터 사용자들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방송사의 뉴스속보가 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만드는 것 아니냐며 성토대회를 했다. 김주하 아니운서 ‘북한 반잠수정’ 메시지도 이 성토대회에서 비난의 타깃이 됐다.

이러한 논란이 기사화되자, MBC 차원에서 김주하 기자의 트위터 사용에 대한 제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MBC에서 관련 사건의 경위서를 김주하 기자에게 요구한 것이다.

MBC 보도국 한 간부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 차원에서 (트위터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인지, 공적으로 이용한 것인지, 보도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등을 알기 위해 경위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송요훈 뉴스편집2부장은 “인터넷에서 나타난 정보와 관련해 어떻게 나가게 된 것인지에 대한 경위, 과정 등을 알아본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경위서 요구를 MBC 차원의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 김주하 아나운서는 트위터를 접고 있는 분위기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행하기 하루 전인 25일, 트위터에 26개의 메시지를 남겼던 김주하 기자는 지난 30일에 7개를 메시지만 남겼고, 31일에는 현재까지 자신이 진행하는 마감뉴스 시간 공지, 단 하나의 메시지만 남겼다.

김주하 아나운서는 지난 30일, “트위터 접지 마시고 계속 많은 정보 전달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받고“아마도 힘들듯 합니다.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답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트위터에서 논쟁이 활발하다. 특히 대표적인 트위터 이용자인 고재열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인 “MBC에서 한 기자가 근무시간에 트윗을 했다고 경위서를 썼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김주하 기자가 아니냐’, ‘낙하산 사장의 기자들 입막기냐’, ‘기자들의 트위터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등의 논쟁이 활발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