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 속 위인이 창작뮤지컬의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은 사례로는 도마 안중근, 명성황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제 이들의 반열에 세종대왕도 등극할 태세를 갖췄다.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아 여주시와 뮤지컬 제작사 HJ컬쳐가 손잡고 뮤지컬 ‘1446’을 통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관객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고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인물로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추앙받고 있다. 우리는 세종대왕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세종대왕이 왜 그토록 조선의 백성을 사랑했는가 하는 애민정신, 그리고 그가 아버지로부터 어떻게 왕위를 계승받게 되었는가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피상적으로 아는 이가 많은 게 사실이다.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된 뮤지컬 ‘1446’ 기자간담회 ⒸHJ컬쳐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된 뮤지컬 ‘1446’ 기자간담회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을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뮤지컬 제작사 HJ컬쳐 한승원 대표는 뮤지컬 ‘1446’이 전하고픈 메시지에 대해 “(역사를 보면) 눈이 멀어가면서까지 왕이 백성을 사랑한 사례가 없다”면서 “세종대왕이 왜 그토록 백성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백성 위주인 나라를 만들고 싶었음을 뮤지컬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이 작품을 처음부터 제작하겠다고 달려든 건 아니었다. 한 대표는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인물을 뮤지컬화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았음을 이번 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세종대왕을 뮤지컬로 만드는 걸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한승원 대표는 “영국 출장을 갔을 때 셰익스피어 극장이 불에 타 재로 변했을 때 한 미국인 배우가 펀딩을 해서 셰익스피어 극장을 재건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머릿속에서 세종대왕이 떠나질 않았다”고 전했다.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진행된 뮤지컬 ‘1446’ 기자간담회 ⒸHJ컬쳐

이어 한승원 대표는 “왜곡해서 이해하기 때문에 안다는 게 무섭다. 우리도 세종대왕을 안다고 하지만 잘못 아는 것일 수도 있다”며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보면 갈등구조가 많다. (이야기 구조의 다양함 덕에) 트라이 공연으로 40분만 기획했지만 2막으로 늘릴 정도”였다며 세종대왕의 연대기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창작뮤지컬이 발전하기 좋은 방식 가운데 하나는 ‘단계적 개발’이다. 뮤지컬 ‘1446’은 한 번에 대극장용으로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개발을 통해 2018년 대극장 뮤지컬화를 꿈꾸고 있었다. 한승원 대표는 “여주시에 제안한 것 가운데 하나가 단계적 개발이었다. 2-3년에 걸쳐 단계적 개발을 하려면 시간과 돈 때문에 못 했겠지만 여주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가능했다”는 후일담을 밝혔다.

뮤지컬의 제목인 ‘1446’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해이다. 이번 ‘1446’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뮤지컬로 옮기기보다 세종대왕의 업적 뒤에 가려진 내면의 고민과 그의 애민정신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뮤지컬 ‘1446’은 10월 9일부터 16일까지 경기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상연 후, 2018년에는 대극장용으로 뮤지컬화할 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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