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이 벌어지는 동안 KBS와 MBC가 노골적으로 특정 기업의 상품 출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심지어 시청률이 높은 '황금시간대'에 해당 보도를 배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자 MBC 보도. (사진=MBC 뉴스투데이 보도 캡처)

지난 15일 오전 MBC <뉴스투데이>는 <위기의 국산차, 고급화로 정면승부> 리포트를 방송했다. 제목만 보면 국산차를 고급화하려는 움직임을 보도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런데 보도 내용은 달랐다.

MBC는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공개한 중형 세단 G70"이라면서 "날렵한 디자인에 고급소재의 인테리어로 무장한 모델로 수입차들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고급 중형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MBC는 제네시스 G70의 제원을 자세히 소개한 뒤 "최대한 전폭을 늘리고, 무게 중심을 낮춰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성능 측면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달성하도록 (했다)"는 황정렬 현대자동차 전무와 "외산 경쟁 모델들과 당당히 겨룰 만한 압도적 고급감을 바탕으로 중형 럭셔리 시장을 이끌어나가리라 확신한다"는 이광국 현대자동차의 멘트를 실었다.

겉보기에는 보도지만 사실상 보도가 아닌 '광고'에 가깝다. MBC는 같은 보도를 8시 MBC <뉴스데스크>에서 또 다시 내보냈다. KBS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15일자 KBS 보도. (사진=KBS 뉴스9 보도 캡처)

KBS는 제네시스 G70 홍보에 MBC보다 더 열성이었다. KBS는 간판 뉴스인 <뉴스9>에서 <중형 세단 ‘G70’ 출격…신차 본격 각축전> 리포트를 내보냈다. KBS 보도에도 출연한 황정렬 전무는 "G70은 우리 나름대로의 고급감과 폭발적인 주행 감동으로 해서 경쟁차를 압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15일 KBS는 <뉴스9> 외에도 밤 10시 40분 방송되는 <뉴스라인>에서 제네시스 G70 광고 내용을 보도한 데 이어, 16일 아침 <뉴스광장>에서도 같은 리포트를 내놨다. 15일 오후에는 제네시스 G70의 제원을 상세히 소개하는 인터넷판 기사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처음 반영된 걸 소개하더라도, 특정 상표나 모델을 공영방송 메인뉴스에서 콕 집어 거론하는 것은 공정성과 객관성에 비춰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면서 "간접광고로 볼 수밖에 없다. 노골적인 홍보다. 공영방송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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