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6일, 전날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관련해 ‘국가 핵무력 완성이 종착점에 거의 다다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확인했다.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선호하진 않지만 미국은 여전히 군사적 대안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초강력 대북 제재 조치를 추진하는 등 대북 강경 태세 지속을 다짐했다<미국의소리방송>.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IRBM 발사 하루 만에 발표한 언론성명을 통해 이를 규탄했지만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없이 회원국들에게 기존 대북 제재 결의를 적극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평화적이고 외교적이며 정치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안보리는 며칠 전 북한의 수소탄 실험 후 결정한 대북 제재 조치로 북한 내 원유 공급이 30% 감소하고 북한의 무역량 90%가 줄어들어 북한 당국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추가 제재는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하고 이에 대한 유엔 제재가 취해진 지 수 일 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에 대한 핵 공격력을 완성시키려는 시도와 그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괌을 위협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입장은 분명한 것으로 비춰진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전 방위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적인 고립을 심화시키면서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미국은 겉으로는 압박과 개입, 대화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면서 압박에만 주로 치중하는 모습이다. 한국도 이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세계 주요 언론은 북한의 공세적 태도와 미국의 대응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북미간 대결이 지구촌 최대의 이슈로 굳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 공격력이 완성 단계로 접근하면서 과연 이 대치상태가 어떤 식으로 결판이 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만을 보아도 서로의 자존심을 앞세우면서 제 각각의 방식으로 올인 하는 모습이다. 오늘날 북한이 핵과 미사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라는 주장을 앞세워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한반도가 큰 변화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미국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한 군사적인 옵션은 일단 배제한다는 원칙하에 중국을 더욱 압박해서 북한의 원유 공급을 중단시키는 등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사회의 미국 우방국들이 북한과의 단교 등을 하도록 만들어 북한을 최대한 고립시켜 협상장에 나오도록 한다는 방침을 강조한다.

미국이 취하고 있는 현재의 대북 전략이 지속된다면 북한 핵 문제는 향후 중국의 태도에 따라 그 향방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이 핵 공격력을 완비하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조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한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미국의 북한 경제를 질식시킬 정도의 요구를 거부했지만 그 일부분을 수용하면서 향후 북한의 태도에 따라 강화되는 대북 제재에 동참할 의향을 비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경제가 와해될 정도의 대북 제재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은 북한이 완충지역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국의 전략적 안보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 붕괴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동시에 중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해 강력 반대하면서 한반도에서 만약 전쟁이 발생할 경우 휴전선 변화가 없을 경우는 개입치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은 한반도 해법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중단과 함께 한미 두 나라의 대북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다. 이는 북한의 핵 보유를 받아드릴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이 자국 노선을 고수한다는 전제하에 북한의 마이웨이 질주와 이에 대한 유엔과 미국 등의 제재가 취해질 경우 북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해 몇 가지 상상이 가능하다. ▲북한 핵 무력이 완성될 것인가?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북한이 원하는 데로 미국의 적대 행위가 중단되는 체제로 변할 것인가? ▲북미 대결의 심화로 한반도 전쟁 위협이 더욱 고조되는 극한 상황으로 갈 것인가? ▲ 북한이 핵 공격력 완성 선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무시 작전으로 나오면서 중국, 러시아가 동조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북한이 향후 거듭된 핵과 미사일 개발 작업을 벌이고 대북 제재의 수위가 점차 높아진다면 한반도 전쟁위기로 갈 것인가, 아니면 북미간에 극적인 절충과 타협이 이뤄질 것인가? 그러나 남한의 수도권 인구 밀집과 북한의 강력한 재래식 무기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서 전쟁은 불가하다는 논리는 확실히 굳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전쟁이 아닌 다른 쪽으로 상상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도 쉽지 않다.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과 미국은 과연 어떤 복안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가? 이것이 궁금하다.

한반도 사태가 점차 더욱 숨 막히는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은 한국이다. 한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남측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 명분을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 중단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남한이 전면에 나서서 북한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데 분주하다. 한국은 사드에 대한 중국 보복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자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자는 주장에 대해 ‘북핵 협력 유지가 중요하다’면서 외면하는 태도를 취했다. 자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손을 놓아버린 형국이다.

중국은 사드가 미국 무기이고 미국의 특권을 보장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남한에 배치되어 있는데도 미국이 아닌 한국에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사드 배치를 요구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드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그 위상이 더욱 왜소해졌다. 한국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동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중국 언론은 ‘그것이 북한에 위협이 되겠느냐“는 식으로 조롱했다.

한국은 북 지휘부를 공격할 특수 부대를 발족시키면서 미사일 발사 지휘부 등을 공격하는 군사 훈련 등을 실시하면서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에 적극 동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술핵 도입 불가와 함께 북에 대해 대화하자고 요구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남한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북한은 원색적인 언어로 비판하고 있다. 향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반도는 북한이 핵 무력의 완성이라고 하는 분단 이후 초유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확고한 전략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 미국과 적극 동조한다는 것 외에 별다른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남한 편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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