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처음 70% 밑으로 떨어졌다. 3주 전 79%에서 10%p 떨어진 69%다. 낙폭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3주째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중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결과와 추세가 같다.

신정부 출범 초기의 열정과 환호가 시간이 지나 가라앉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가깝다. 조금 떨어졌지만 현재 지지율도 사뭇 높은 편이고, 신정부가 이런저런 이벤트로 비교적 잘 관리해왔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80대에서 70대 또는 70대에서 60대로 떨어질 때는 그런가 할 수 있지만 60대에서 50대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충격이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취임 후 정점 대비 14% 하락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 아직 어느 정당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뜻이다. 만약 앞으로 지지율 하락추세가 길어지고 가파라진다면 결국 누군가에게 수렴될 것이다.

백낙청 선생의 지적처럼 우리는 촛불혁명 2단계를 통과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근본개혁과 한반도 평화정착 등 할 일이 태산이다. 1단계 촛불혁명의 성공에 국회안의 탄핵연대가 일정한 역할을 했듯이 2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탄핵연대 전선을 흐뜨러트리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가 피해야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유한국당이 지지율 하락의 수혜자가 되는 일이다. 탄핵연대 안에서 제 정당이 개혁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국민들의 지지를 나누어갖는 것은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지만 지지가 탄핵연대의 경계를 넘어 탄핵반대 세력으로 옮겨가는 것은 정도에 따라 2단계 촛불혁명에 몹시 나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2단계 촛불혁명의 성공보다 각자의 몫을 늘리는 데 더 혈안이 되어있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 일부는 자유한국당을 경계하는 것보다 상대 당을 공격하고 능멸하는 데 더 큰 힘을 쏟고 있다. 마치 상대 당을 없애버리려는 것처럼, 또 없앨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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