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15일 언론노조 KBS본부 파업뉴스팀이 MB 블랙리스트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김미화 씨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김미화 씨는 출연이 막히자, KBS 간부들을 만나 “빨갱이가 아닙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김미화 씨는 2010년 당시 이정봉 보도본부장으로부터 '(김인규) 사장님이 진노하셨다. 사장님 화를 폴려면 김미화 씨가 들어가서 사장님께 사과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보도본부장을 찾아갔을 때, ‘김미화 씨는 좌냐 우냐. 좌면 우 쪽으로 붙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김미화 씨는 2015년 11월 ‘TV 책을 말하다’에 출연할 당시 KBS 간부가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아 출연을 막았다고 말했다. 김미화 씨는 “월요일에 녹화인데, 토요일에 갑자기 간부님이 (출연 섭외를) 알고 진노했다. ‘김미화를 왜 출연시켰냐. 김미화가 좌파가 아니냐’는 시비를 걸었고, ‘KBS에 대해 안 좋은 악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고 전했다.

김미화 씨는 이후 KBS 간부를 만나 이념적 결백을 호소한 뒤에야 간신히 출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미화 씨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저는 악감이 없습니다. 저는 빨갱이가 아닙니다’라고 다시 얘기를 드렸다”며 “게스트로 한 번 출연하기 위해서 정말 물밑에서 물갈퀴로 발짓을 엄청 했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KBS 파업뉴스팀은 ‘TV 책을 말하다’의 정태인 씨 출연도 막았다고 전했다. KBS 파업뉴스팀은 “정태인 씨가 김미화 씨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었다”면서 “정태인 씨의 경우에는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 등 정치 이력을 문제 삼아 결국 출연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또 KBS 파업뉴스팀은 KBS가 대표적인 교향프로그램인 ‘TV 책을 말하다’를 폐지하면서까지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다고 강조했다. ‘TV 책을 말하다’에 출연했던 진중권 교수는 종영 배경에 대해 “높은 신분이 그 프로그램을 보다가 ‘왜 이 프로그램은 좌파가 이렇게 많이 나와’ 그 말 한마디에 그 프로그램이 폐지됐다는 얘기를 관계자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TV 책을 말하다’는 2009년 신년 특집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KBS 파업뉴스팀은 “청와대·국정원의 합작품으로 철저히 이행된 블랙리스트는 이처럼 공영방송 KBS의 제작 자율성을 뿌리부터 파괴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