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고대영 사장이 제작거부에 동참하고 보직을 사퇴한 김종명 순천방송국장을 광주총국의 평직원으로 인사발령해 '보복인사'를 자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인사발령 과정에서 9시뉴스 앵커출신 박영환 광주총국장의 공작이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돼 논란이다. 김종명 전 국장은 서울에 집이 있어 본사근무를 희망했으나 '보복인사' 결과로 광주에서 2년 후배인 박영환 총국장의 밑에서 일하게 됐다.

박영환 앵커(광주총국장)가 4월 19일 2017년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을 진행하는 모습(사진=KBS캡처)

박영환 총국장은 지난 달 27일 고대영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종명 전 국장의 광주 인사발령을 관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은 박 총국장의 차를 대리운전한 대리기사 이 모씨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자발적으로 제보해 알려졌다.

KBS본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박영환 총국장은 고대영 사장에게 전화해 "김종명 순천방송국장 그냥 두시죠, 서울에 오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KBS인력관리실장에게 전화해 "사장님하고 통화했으니 김종명 국장 지역에 그냥 두세요"라며 사실상 지역방송국장 인사를 지시했다.

KBS본부는 "(김종명 전 국장의)인사 발령이 난 자리도 2년 후배인 박영환 총국장방 바로 옆 방송심의 담당 직원 자리"라며 "지역 기관장인 방송국장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겠다는 의도가 담긴 보복성 인사발령"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 박영환 광주총국장이 KBS 고대영 사장에게 전화해 김종명 전 순천방송국장의 부당인사를 종용했다고 보도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뉴스 캡처)

박영환 총국장은 부당인사 뿐만 아니라 인사상 이익을 미끼로 파업불참을 종용하기도 했다. KBS본부는 제보자 이 모씨의 말을 통해 "박 총국장이 한 여기자에게 전화해 '파업 그런 데 참여하지 마라. 내가 다 이야기해놨으니 좋은 결과 있을 거다. 결과를 한 번 지켜보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총국장은 통화 중 파업에 동참하려는 또다른 여기자를 지목해 '싸가지 없는 X'이라며 욕설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KBS본부는 파업불참을 종용하고 뒤에서 부당인사를 조종한 박영환 총국장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박 총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본부는 "당사자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보직에서 사퇴하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노동조합은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