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부적격 의견이 담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 '창조과학회 이사 경력'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부적격 청문 보고서가 사실상 여당의 묵인 속에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박성진 후보자는 지난 11일 청문회를 치른 이후 지속적인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야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 청문위원들도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회 산자중기위 여야는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산자중기위는 당초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산자위 전체회의를 오후 3시로 미루면서 박성진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거나 청와대가 임명을 철회할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장병완 산자중기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민주당도 박 후보자가 부적격하다는 것에 공감하는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에서 추천한 청와대 입장도 있기 때문에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마무리이지 않겠냐. 최대한 본인들이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3시가 되도록 박성진 후보자는 자진사퇴하지 않았다. 결국 국회 산자중기위는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담긴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부적격 보고서 채택은 홍익표 민주당 간사를 제외한 모든 민주당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졌다.

청문보고서에는 박성진 후보자에 대해 "신상 및 도덕성과 관련해 후보자가 뉴라이트 관련 인사의 참석 적절성에 대한 충분한 판단없이 학내 세미나에 추천하거나 초청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라면서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며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한 신자의 다양한 분야 진출을 주장하는 등 업무 수행에 있어 종교적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성진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으로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 2014년 '극우논객' 변희재 씨를 포항공대로 초청해 토론을 했고,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에는 '뉴라이트의 대부' 이영훈 교수를 학교로 초청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 본인은 "뉴라이트를 잘 모르며, 역사에 무지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포항공대에서 함께 근무한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는 "박 후보자는 건국절 등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문제, 심지어 종북세력을 논할 때도 확신에 찬 태도로 임했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박성진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이사 전력도 문제였다. 창조과학회는 지구의 나이가 6000~8000년이라고 믿고 있는 기독교 근본주의 과학단체다. 박 후보자는 11일 청문회에서 "창조과학이 비과학·유사과학이라는 입장이 있느냐"는 민주당 김병관 의원의 말에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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