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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한국당, 윤세영 사퇴도 "문재인 정부 기획"정부여당 끌어들여 의혹 제기 '한목소리'…'진짜 사퇴'인지 따져보지도 않아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9.12 10:2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세영 SBS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이 윤 회장 사퇴의 배경에 정부여당을 끌어들여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이 이사 임면권을 유지하겠다고 나서 '말만 사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자 조선일보는 <갑작스러운 SBS 회장 사퇴, 배경이 궁금하다> 사설에서 "대주주인 윤세영 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순수한 경영상 판단이나 경영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의로 물러난 것이라면 이만큼 화제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순수한 자의가 아니라는 정황이 없지 않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지난 5일 SBS 노조는 윤세영 회장이 보도국 간부들을 부른 자리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하면서 SBS 대주주인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퇴진을 요구했다"면서 "윤 회장은 이날 사퇴 담화문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이라고 이를 시인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방송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면서 "3~5년마다 정부로부터 재허가를 받기 때문이다. SBS는 오는 11월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BS가 박근혜 대통령 시절 눈치를 봤다면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칼자루를 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보도·제작의 중립성과 자율성, 방송의 지배구조 등을 중점 심사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최근 민주당 전문위원실은 KBS와 MBC의 사장과 야당 측 이사진을 압박해서 몰아낼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 KBS와 MBC 노조는 사장과 경영진 사퇴를 주장하며 파업 중"이라면서 "MBC 사장에게 긴급 체포영장이 발부되는가 하면, 안팎의 압력에 못 이겨 MBC 방송문화진흥회의 야당 측 이사가 임기도 못 마치고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일부 시민단체는 'SBS도 적폐'라며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나온 SBS 회장 사퇴 소식이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11일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의 논평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논평에서 강 대변인은 "노조의 압박부터 윤세영 회장의 결정까지 일련의 과정이 단순한 사내 노사간의 문제인지, 아니면 좌파 노조를 앞세워 SBS를 노영방송화 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기획인지, 그 사실여부는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사설의 논리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조선일보는 방송이 정권의 눈치를 본다고 하면서, 재허가 심사와 관련한 이효성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마치 이 위원장이 SBS를 겁박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이효성 위원장의 발언은 원론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방통위가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심사를 하면서 보도·제작이 중립성, 자율성, 방송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문제가 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이게 윤세영 회장이 물러난 이유라면, 윤 회장이 찔리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윤세영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100% 물러났다고 보기도 어렵다. 윤 회장은 "SBS 대주주는 상법에 따른 이사 임면권만 행사하고 경영은 SBS 이사회에 위임하여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하지만, 충분히 이사 임면권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조선일보가 지속적으로 방송장악 로드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건은 방송장악 문건이 아니라, 방송개혁 문건이라고 부르는 게 어울리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당이 정부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고, 언론단체·시민단체의 공영방송정 상화를 위한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수집·검토하는 것을 방송장악 문건이라고 보도하는 조선일보의 저의가 오히려 의심이 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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