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동생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떠난 자리가 효리 부부에겐 너무 크게 다가왔다. 만나 생활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서로에게 큰 자리를 내준 그들은 가족이 되어버린 듯하다. 효리와 상순이 습관적으로 아이유를 찾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 그녀의 빈자리는 무척이나 컸던 듯하다.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
여행객들과 나누는 행복, 이효리와 이상순, 아이유 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효리네 민박'은 특별하다. 이효리라는 절대적인 존재를 앞세운 민박은 결국 세계에서 단 한 곳만 존재하는 공간이니 말이다. 제주도지사가 '효리네 민박'을 직접 언급하며 특화된 관광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많은 공감을 불러온 듯하다.

아이유가 단 이틀을 비운 사이 민박집엔 허전한 기운이 전해졌다. 여전히 많은 투숙객들이 있고 달라진 것은 아이유가 없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빈자리는 너무 컸다.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정도로 이들 사이에 많은 정이 쌓여 있었으니 말이다.

수시로 아이유 이야기를 꺼낼 만큼 헛헛함을 느낄 정도로 이들 부부에게 아이유는 또 다른 가족이었다. 아이유 역시 미국에서도 제주도와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생각할 정도니 말해 무엇 할 것인가? 정이란 그렇게 쌓이고 단단해져 가는 과정이니 말이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영원할 것 같던 <효리네 민박>도 마지막 손님을 맞이했다. 인천에서 온 쌍둥이, 서울에서 온 예고 동창생, 중국과 한국에 거주하며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까지 서로 다른 이유로 제주를 찾은 이들은 그렇게 '효리네 민박'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기 시작했다.

대구에서 온 영업팀과 경기도 경찰 소속인 여자 경찰들도 이별의 시간이 되었다. 며칠 있으며 익숙해져 상순의 아침 준비를 돕는 그들에게는 그만큼 거리감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던 그들에게는 여행이 삶의 큰 부분이었다. 그렇게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시간 내서 여행을 하는 그들에게는 그 모든 과정이 곧 행복이다.

여행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여행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한 이들에게 이번 제주 여행은 특별했을 듯하다. '효리네 민박'을 찾은 모든 이들이 특별한 경험치를 얻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이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니 말이다.

느긋한 아침. 처음 본 이들이지만 쉽게 친근해지는 여행지 민박집의 추억은 그렇게 그들의 삶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대구 영업팀이 일상으로 돌아가며 팀장이 시간 날 때마다 땅을 보러 다니겠다는 말은 진심에서 나온 말이다. '효리네 민박'에서 받은 그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자신도 민박집을 해보고 싶다는 갈망을 하게 만들었을 테니 말이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떠나는 이들이 있으면 새롭게 오는 이들도 있다. 정든 여행객들이 떠나고 새로운 투숙객들이 찾았다. 뚜벅이 쌍둥이 자매와 언제나 밝은 예고 동창, 아직 풋풋하기만 한 장거리 연애 중인 연인까지 <효리네 민박>의 마지막 투숙객들이 모두 도착했다.

버스 여행의 재미를 찾는 쌍둥이들과 여행이 너무 고맙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 예고 동창생의 여행도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솔직함과 여유가 돋보인 쌍둥이 자매들과, 들떠 있던 예고 동창생들은 함께 방을 쓰며 급 친해졌다. 나름의 이유를 품고 온 제주 여행. 그 여행을 최대한 즐기는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행복만 가득할 수는 없었다. 일상의 지친 삶을 위로 받고 하기 위해 찾은 이 여행에서 그들은 어떤 것을 얻었을까?

항상 밝기만 하던 예고 동창생의 둘째 날 아침은 그런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사람들의 고민이란 대단한 것은 없다. 너무 대단한 것은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어 포기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좋아하는 작곡 공부를 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입학한 친구가 느끼는 힘겨움의 근원에는 '행복'에 대한 갈증이 자리하고 있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자신의 표현대로 5수 만에 대학에 입학한 그 친구는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 하지만 그 막연함이 일상이 되면서 두려움이 자리하게 된다. 그저 합격만 하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이 주는 두려움은 오히려 '행복'이 아닌 '불행'이 자라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간만에 다시 시작된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던 그 친구에게 제주 여행은 너무 소중한 변곡점이었다. 그렇게 맑고 따스한 제주 햇살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우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효리의 위로법은 참 좋다.

강압적이지 않게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타인을 대하는 방법이 참 좋은 이효리는 학교에서 배운 게 아닌 살면서 터득한 좋은 습관이다.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이 몸에 밴 이효리. 그렇게 따뜻하게 행복이 불행처럼 변했다고 느끼는 그 친구에게는 크고 깊은 위로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가는 이효리의 모습 역시 보기 좋다.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선 이는 모든 것이 두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내려와야만 하는 현실이 존재하지만 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효리에게도 이런 불안은 언제나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그 내려놓음을 터득해가고 있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서 살면서 주어진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효리. 행복이라 믿고 질주했지만, 정작 그 종착지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울던 그 여대생을 위로하며 행복을 다시 이야기하는 효리 상순 부부에게 행복이란 멀지 않았다. 그 평범해 보이는 일상 그 자체가 행복의 모든 것이니 말이다.

서로를 찾던 상순 효리 부부와 아이유가 드디어 재회했다. 감당하기도 힘든 짐을 가지고 다시 효리네 민박에 돌아온 그녀를 버선발로 반기는 상순과 효리. 그런 부부를 보며 "보고 싶었어요"라는 아이유의 마음의 소리는 이들을 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좋은 곳을 보면, 그리고 일상 속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상대. 이는 그 자체로 이미 자신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효리 상순 부부에게 아이유는 이미 깊숙하게 자리한 또 다른 가족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효리네 민박>을 찾은 많은 이들 역시 이런 감정을 품고 떠났을 듯하다. 제주라는 그 아름다운 자연에 이효리 이상순, 그리고 아이유와 마주한 꿈같은 여행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큰 위로와 행복이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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