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MBC 출신 국회의원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6일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박영선, 박광온, 김성수, 노웅래 의원, 국민의당 정동영, 최명길 의원이 참석해, 공영방송 경영진의 사퇴, 해직기자 복직 등을 촉구했다.

MBC 출신 의원들 중 막내기수에 해당하는 최명길 의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최 의원은 "지난 4일 0시부터 MBC와 KBS 구성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다"면서 "이들이 5년 만에 또다시 파업투쟁에 나선 이유는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서다.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걸음으로 김장겸 MBC 사장·고대영 KBS 사장 등 경영진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MBC 출신 국회의원들이 공영방송 경영진의 퇴진과 해직기자 복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광온, 박영선, 신경민, 최명길, 정동영, 노웅래, 김성수 의원. ⓒ미디어스

최명길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은 공영방송의 암흑기였다"면서 "청와대는 공영방송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방송법 개정까지 막아가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을 차례대로 사장에 앉혔다. 그 결과 언론자유와 독립성은 훼손됐고, 공영방송은 ‘정권 비호 방송’이라는 오명을 안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최명길 의원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오직 권력의 의중만 살핀 김장겸·고대영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면서 "이들은 왜곡보도에 반발하는 직원을 내쫓거나 징계하는 등 악덕 기업주도 하지 못할 악질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왔다"고 밝혔다. 이어 "MBC의 경우 해고 10명 등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200여명에 이른다"면서 "이들이 지난 9년 동안 멀쩡히 경영진 자리를 지켜온 것이 오히려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명길 의원은 "이러한 언론 적폐를 양산한 KBS·MBC 경영진이 공범자라면 주범은 지난 9년간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라면서 "이제는 사법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언론 탄압'이라 둔갑시켜 이를 명분으로 정기국회 보이콧까지 선언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집권 시절 공영방송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데 앞장섰던 자유한국당이 과연 언론자유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이는 결국 '정권의 방송장악'이라는 억지 주장으로 이른바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바닥을 헤매고 있는 지지율을 회복할 반전의 기회를 잡아보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명길 의원은 "단언컨대 결코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은 김장겸·고대영 사장을 지키려다 이들과 함께 몰락하지 않도록 판단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의원은 "마지막으로 KBS·MBC 경영진에게 경고한다. 직원과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 경영진의 자리보전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분노만 키울 뿐"이라면서 "즉각 사퇴만이 수십 년 동안 몸담은 조직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진행된 추가 발언에서 정동영 의원은 "저는 MBC 출신이라는 게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오늘 MBC 출신이란 것이 솔직히 부끄럽다"면서 "다시 MBC 출신이란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파는 공공의 자산이고, 따라서 MBC와 KBS는 공익의 봉사자요, 공익의 수탁자"라면서 "정권의 도구 역할을 했던 그 시절을 벗어나서 이제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은 "마지막으로 인간적으로 호소한다. 해직돼서 몹쓸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이용마 기자를 즉각 복직시켜 하루라도 보도국에 출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그것이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촉구했다.

신경민 의원은 "언론탄압의 주역이었던, 방송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공범자 중 핵심인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다"면서 "언론탄압의 주역들이 반성과 사과는 커녕, 처벌을 받고 무릎을 꿇기는 커녕, 적반하장으로 마술을 부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라리 솔직하게 사과하고,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고백하는 것이 낫다"면서 "그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전술과 전략, 방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경민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영화 '공범자들'을 같이 보자"면서 "영화 보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어떻게 방송현장에서 실현돼 타락하게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반성하라. 관람하겠다면 시간을 내서 함께 가주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은 "공영방송이 바로 설 때 참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면서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는 데 MBC 출신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용마 기자를 비롯한 공영방송을 바로세우기 위해 수많은 희생과 노력을 하는 후배들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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