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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싸이트가 팬덤을 스트리밍 노예로 만든다[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0.03.20 11:13

   
  ▲ 자막사고 해프닝이 벌어졌던 카라의 뮤직뱅크 2주연속 1위 장면  
 

가요계는 연일 아이돌 그룹의 순위 경쟁으로 기사가 넘쳐난다. 그 배경에는 눈물겨운 팬덤의 노력이 있다. 잠을 자면서도 스피커 꺼진 모니터에는 몇 개의 음원 스트리밍 툴을 돌리는 일은 열성팬이라면 다들 하는 일에 불과하다. 그렇게 해서 우선 음원 사이트 점유를 높이고, 그것이 나아가 지상파 방송 차트에 공헌하기 때문이다.

봄 개편을 앞두고 각사 순위 프로 집계방식 변화에 대한 언급이 심심찮게 떠오르고 있다. 사실 팬덤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위 프로에서 매번 공정성에 대한 의심은 있어왔고 어떻게 하더라도 불만 없는 순위 결정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뮤직뱅크는 최종 집계된 점수를 모두 공개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 공정성 논란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트리플 크라운(3번 1위에 오르면 순위에서 빠짐) 시스템의 SBS 인기가요와 달리 점수를 얻는 한 제한 없이 순위에 존재할 수 있는 탄력적 요소로 인해 가수들의 인기도를 가장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뮤직뱅크라 할 수  있다.

   
지상파 순위프로에 반영되는 음원사이트
 

현재 뮤직뱅크 및 인기가요가 음원성적을 수집하는 국내 5대 음원 사이트는 멜론, 엠넷, 벅스, 도시락, 소리바다 등이다. 이들은 한 아이디당 1회 스트리밍만 인정하는 방식부터 1시간 1회 혹은 무제한 집계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경우가 무제한 스트리밍 집계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특정 가수의 팬이라면 다른 노래를 듣는 일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스트리밍 방식이다.

음원 사이트를 순수하게 음악을 듣기 위해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들도 있겠지만 아이돌 그룹 팬덤의 집중은 순위를 바꿀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소규모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하는데 불과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5대 사이트라 해도 거대 팬덤의 힘이라면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이틀이면 1위에 오르게 된다.

   
   

물론 그것을 모두 팬덤의 작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기 위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종일 스트리밍 전쟁을 벌이는 팬덤의 노력에 따라 결정된 음원 사이트의 성적이 지상파 순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지금의 음원 사이트는 팬덤을 스트리밍 노예로 만들고 있다.

좋아하는 노래를 종일 듣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잘못도 아니다. 그러나 자발적인 경우가 아니라 반복 청취를 강요하는 방식인 현재 음원 성적 반영 시스템은 공정하다고 볼 수 없으며 또한 다른 음악 선택을 저해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팬덤의 존재는 분명 인기의 한 형태이기에 그것의 반영을 막아서도 안 되지만 팬덤의 영향을 측정하는 좀 더 합리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팬덤이 음원 사이트에 의한 자발적 혹사를 감수하지 않고도 팬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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