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KBS 윤인구 아나운서협회장을 비롯한 아나운서 20명이 MBC 아나운서 및 ‘총파업’에 나선 동료들을 지지하기 위해 나섰다.

윤 협회장을 비롯한 아나운서들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1층 로비에 방문, ‘제작거부 및 총파업’ 참여하는 MBC 아나운서 27인 및 구성원들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KBS아나운서들이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1층 로비에 방문, ‘제작거부 및 총파업’ 참여하는 MBC 아나운서 27인 및 구성원들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사진=언론노조 MBC본부)

MBC 아나운서 협회장 김범도는 "영원한 친구 KBS 아나운서 협회원들이 이곳을 찾아줘 고맙다. 여기저기 유배생활 할 때 KBS 동료들이 큰 힘이 됐다. 평생의 우정으로 쭉 함께하고 싶다"면서 반겼다. 허일구 아나운서는 “KBS·MBC 아나운서 목표는 고대영·김장겸 퇴진으로 다르지만 목적은 ‘공영방송의 정상화’란 점에서 같다”고 강조했다.

MBC 로비에서 마이크를 잡은 윤 협회장은 “‘항상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가수 이미자 씨의 말이 떠오른다”면서 “아나운서들도 마찬가지다. 이 자리에 서서 보여드리려는 모습이 KBS 아나운서로서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2013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진품명품' 현장에서 징계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MBC 동료들도 5년 전 그날이 마지막 방송이었다. 더는 스튜디오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협회장은 "공영 방송인으로서의 자긍심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났다. 그걸 바라보는 KBS 동료로서 매우 불편했다. MBC 아나운서가 없는 KBS 아나운서를 생각해본 적 없다. 마이크를 돌려줄 때라고 생각한다. MBC 동료들을 응원한다"라고 격려했다.

이광용 아나운서는 “2008년 이후 KBS 아나운서들도 고생이 많았고 힘들었다. 하지만 MBC아나운서처럼 마이크를 완전히 빼앗기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9월4일 김장겸과 고대영을 몰아내는 투쟁을 함께 한다”며 “김장겸·고대영·고영주·이인호 모두 몰아내고 두 공영방송 모두 ‘만나면 좋은 친구’,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존경하는 김민식 PD의 구호를 함께 외쳐보고 싶다"며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최원정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 이후 KBS·MBC 아나운서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가야 만했다. MBC 아나운서들은 상식적인 발언과 사고를 했단 이유로 TV·라디오 밖으로 쫓겨났다”면서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기고 싶다. 이길 수 있다. 분연히 일어나 맞서 싸우자. 나중에 좋은 세상이 와서 2017년 9월 어느 때보다 푸르고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던 날이었다고 기억할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고대영은 물러나라'고 함께 외쳐달라"며 구호를 외쳤다.

한편, 지상파 공영방송 KBS·MBC는 9월 초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30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실시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 결과 참가자 1682명 중 1568명이 찬성(93.2%)함에 따라,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KBS도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 노동조합 등 사내 2개 노조가 각각 다음 달 4일과 7일 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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