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협회가 내달 3일 열리는 ‘방송의 날’ 표창자로 MBC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을 선정했다. MBC 아나운서들은 ‘MBC 아나운서 잔혹사의 중심에는 신 국장이 있었다’고 고발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TV리포트가 공개한 방송의 날 포상·표창자 명단에 따르면 신동호 국장은 한국방송협회 회장 표창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협회는 매년 9월 3일을 방송의 날로 지정해 PD와 아나운서 등에 포상을 한다. 현재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내부에서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 돌입이 결정된 KBS의 고대영 사장이 맡고 있다.

▲ 신동호 MBC 아나운서국장. (사진=MBC)

앞서 지난 22일 MBC 아나운서 27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호 국장의 출연 방해·제지 등 아나운서 업무 관련 부당 침해 사례를 폭로했다. 한국아나운서협회장을 맡았던 신동진 아나운서는 이날 “신 국장이 ‘아나운서 잔혹사의 중심에 있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 아나운서들을 팔아치운 신 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11명의 MBC 아나운서가 부당전보 됐고 지속적·상습적 방송출연 금지 조치를 받아왔다. 최근 10개월 동안 방송출연에 배제됐던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표를 던지는 등 총 12명의 아나운서들이 MBC를 떠났다.

아나운서들의 기자회견 이후, 신 국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늘어나자 신 국장이 진행하는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 청취자 게시판에는 ‘신동호 퇴진’을 요구하는 글들이 빗발쳤다. 그러자 MBC측은 지난 24일 <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에서 ‘청취자게시판’ 자체를 없앴다.

<무한도전> (왼쪽부터) 유재석과 김태호 PD(사진=MBC)

이밖에도 고대영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MBC<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표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표창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김태호 PD를 포함한 MBC 예능 PD 56명은 오는 9월 4일 시작하는 총파업에 동참한다. 김태호 PD를 비롯한 MBC 예능 PD들은 지난 6월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예능PD들의 몫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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