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아이돌그룹 2AM이 댄스곡을 들고 미니앨범 리패키지 활동을 시작했다. 과연 미니앨범까지 리패키지로 둔갑시켜야 하는 것인지 의문은 남지만, 현재 JYPE에 남은 유일한 국내 활동 아이돌 그룹이기에 배수의 진을 친 정면승부로 여겨진다. 2AM은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들 중에서 가장 특별한 팬덤 구조를 갖는다. 2AM팬덤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그룹과 또 하나는 예능출연으로 생긴 후방지원 그룹이 존재한다. 이를 보통 우결버프로 부르기도 한다.

지난 미니앨범 '죽어도 못 보내'는 2PM사태로 인해 총체적 난국에 빠진 JYPE의 숨통을 열어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는데, 애초에 박진영의 발라드 곡으로 리패키지를 꾸밀 것이라는 발표와는 달리 댄스로 방향을 선회했다. 높아진 2AM의 위상과 또 다시 소녀시대와 피할 수 없는 재대결로 인해 2AM의 댄스변신 리패키지 활동은 이러저러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또한 뮤직비디오 상에 드러내지 않은 2AM의 댄스 퍼포먼스도 기대만발이다.

이렇듯 2AM이 급선회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배경은 바로 팬덤이다. 예능 완전정복을 통해 끼와 깝으로 얼굴을 널리 알린 리더 조권의 영향으로 2AM을 응원하는 두 팬덤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죽어도 못 보내는 음반판매에 뒤져 소녀시대에 밀렸지만 댄스곡이라면 해볼 만 하다는 판단과 기대가 가능하다는 전망 속 변신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팬덤은 아이돌 그룹 성공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활동에 나서는 모든 아이돌 그룹이 크건 작건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발표와 동시에 음원사이트 1위에 오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 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음반에 의해서 차트 순위가 좌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소녀시대와 줄곧 1,2위 다툼을 벌인 죽어도 못 보내의 경우 음반판매가 결정적인 격차를 벌이게 된 것을 들 수 있다. 반면 음원점수에서는 2AM이 장기전에서 훨씬 더 오랜 동안 강세를 보였다. 참고로 지난 음반판매량을 보면 2AM이 3만장, 소녀시대가 11만장 정도로 큰 차를 보였다.

이번에도 2AM과 소녀시대는 한 주가 채 못 되는 기간을 두고 리패키지로 다시 정면대결을 하게 됐다. 분명 지난 2월과는 조건이 많이 다르다. 앞서 지적한데로 음반 문제를 절감한 2AM팬덤도 이번에는 음반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소 뮤직뱅크 첫 주 1위는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상은 또 다시 소녀시대의 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다. 첫째 팬덤 규모로 봤을 때 아직은 소녀시대와는 차이를 보인다. 둘째, 리패키지라고 하기에는 추가곡이 하나밖에 되지 않은데다가 가격 또한 비싸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물론 뮤직비디오 등을 담은 DVD가 포함됐지만 다소 불안하다,.

셋째, 신곡 잘못했어가 잘 빠진 곡임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2AM을 발라드 메이저로 올려놓은 죽어도 못 보내 만큼 파급력을 갖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들로 봤을 때, 2AM이 소녀시대를 능가하거나 혹은 비등한 음반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어려워 보인다. 현재 몇몇 온라인 음반 사이트 예약 현황을 보면 2AM이 현저하게 뒤진 상황이다.

또한 형제 그룹 2PM 팬덤의 응원을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도 작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소녀시대에게도 약점은 있다. 먼저 음원에서 엠넷과의 공급중단으로 각사 순위프로에서 음원점수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느 정도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5주 이상의 롱런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활동 초기의 폭발력을 가진 소녀시대의 행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이제 2AM의 댄스변신의 성공여부는 팬덤의 충성심과 전략운용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소녀시대 리패키지 일정의 맹점을 잘 이용하는 것 또한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다. 소녀시대가 정규2집이 초동 판매에서 기존 아이돌그룹 순위를 바꿀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으며 그것이 목요일에 발매되면서 방송 순위에 2주 적용되는 보이지 않는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소녀시대 리패키지는 음원과 음반 발매가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나서 다음주 1위는 2AM이 가져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골든디스크를 분명히 염두에 두고 있을 소녀시대의 음판 전략을 더 두고 봐야겠지만, 다소 느슨해 보이는 소녀시대 리패키지 일정은 작년 소원을 말해봐의 경우처럼 초반에 음판이 몰려 뒷심을 가져가지 못한 경우를 재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2AM팬덤이 1차 16~20일과 2차 20일~27일 두 번의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어 첫주 승세 잡아가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만일 2차 공구와 함께 일반구매가 함께 터져준다면 2주 연속도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점쳐볼 수도 있다. 결국 2AM과 소녀시대의 본격 승부는 4월 1일에 결판이 날 것이며 그 이후의 승부에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한편 Oh!와는 180도 변신한 모습으로 예상되는 소녀시대 리패키지 음반판매가 얼마나 터져줄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번 소녀시대 리패키지가 특히 여성들에게 더 큰 관심을 유인하고 있어서 그 여파가 주목된다. 아무튼 2월에 이어 4월 연속해서 소녀시대와 맞붙게 된 2AM의 대결구도는 봄을 맞은 가요계에 신선한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대형가수들의 예정된 4월초 컴백은 좀 더 늦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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