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에 대한 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행한 비리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런 과정의 끝에 이명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너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재판부가 원세훈에 대한 선고를 강행하겠다는 모습은 불안하기만 하다.

특정지역 폄하 전성시대;
이명박을 향하는 원세훈의 원죄, 독재자들의 전라도 폄하 광주 학살로 완성되었다

원세훈에 대한 선고를 강행하겠다는 재판부. 원세훈은 2013년 재판에 넘겨졌지만 당시에는 제대로 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댓글부대의 실체조차 나오지 않았고, 정부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거부하고 방해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선고를 하겠다는 재판부의 결정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문 정부가 들어서며 국정원 적폐청산 TF팀이 일을 시작했고,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진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세훈이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그의 육성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명박에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원세훈을 넘어 이명박에 대한 직접 조사가 시작되어야 한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2013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세훈에게 유리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동안 재판과는 전혀 다른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증거들을 최대한 인정하고 선고를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그저 재판 기간이 길었다는 이유로 선고를 강행하겠다는 재판부의 편의주의가 답답하게 다가올 뿐이다.

댓글부대에 참여했던 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모든 것을 증언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우기는 자들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국정원의 댓글부대 조직과 현금으로 돈을 받으며 일을 했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원세훈이 육성으로 남긴 내용들은 그가 얼마나 편협한 존재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자가 국정원장이었던 시절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게 한다.

현재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증거들은 결국 모두 이명박으로 향하고 있다. 원세훈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모든 것을 지시한 자에 대한 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권의 국정원 선거개입과 댓글부대 조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근본부터 뿌리 뽑지 않는 한 이 적폐청산은 끝난 게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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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총파업 투표는 90%가 넘는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9월부터 MBC의 총파업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BS 역시 총파업을 선언함으로써 5년 만에 KBS와 MBC의 동반 총파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총파업의 명분은 충분하다. 지난 정권의 시녀 역할을 자임한 자들을 몰아내고 방송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방송을 망친 자들이 적반하장으로 문 정부를 비판하며 언론의 자유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기가 막힌다. 국민 대다수는 MBC와 KBS의 동반 총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조직원들이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야만 진정한 방송 독립이 가능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래시계>를 만든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 벌써 20여 년 전이 됐습니다. 지난 95년 당시 드라마 <모래시계>는 '귀가시계'라고 불렸던 이른바 국민드라마였지요. 그런 드라마를 놓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왜 그리도 날선 평가를 했을까?"

"'모래시계'는 아시다시피 한 고향에서 자란 친구들이 격동의 근대사 속에서 겪는 파란만장한 개인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비열한 깡패 두목, 즉 나쁜 배역이 쓰는 말투는 전라도 사투리였습니다. DJ는 그걸 지적한 것이었지요. 알게 모르게 우리들 머릿속에 주입 돼왔던 지역색이라는 것은 이렇게 단순하고도 무서운 것… 소위 사실성이란 걸 살린다는 이유로 매스 미디어는 고의든 실수든 왜곡을 자행하고, 그렇게 생산된 왜곡된 인식은 또다시 사실성을 확보하는 악순환을 반복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한국 사회의 특정 지역은 정서적으로 고립돼왔습니다. 그것의 역사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너무나 지난할 정도로 말입니다. 수준 낮은 정치가 만들어낸 한국사의 비극이라 할 것이고 그 정점에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음을 우리는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80년의 신군부가 광주에 풀어놓은 가공할 무기들입니다. 같은 민족을 상대로 준비했다는 무기들이라 믿을 수 있을까… 신군부 세력이 아무리 부인해도… 그들은 80년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고, 광주와 전라도를 차별하고 배제함으로써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정당화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 이전부터 그들의 인식 속에는 전라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미국 정보당국의 문서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신군부가 광주 시민을 베트콩처럼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의 행위에는 이미 전라도 사람에 대한 편견과 왜곡이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광주 항쟁은 7일간의 고립 끝에 풀렸지만 지난 37년간 광주는 여전히 편견 속에 갇혀서 비틀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벗어날 때도 되었습니다"

"마치 광장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시대…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혼이 비정상인 국민과 정상인 국민, 세월호 참사 앞에서 단식하던 사람들과 피자를 먹던 사람들로 나누어져 있던 그 시대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DJ도 모래시계를 용서할 수 있겠지요“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모래시계>를 중심으로 80년 광주와 현재를 이야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 드라마라고 불렸던 <모래시계>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은 당연하다. 당시 <모래시계>가 방송되던 시간대에 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단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화제였다.

당시에도 전라도 폄하 논란은 극심했다. 깡패 등 나쁜 배역들은 언제나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해왔다. 이런 현상은 제법 오랜 시간 지속되기도 했다. 이는 실제가 아니라 조작이 일상이 되니 실제처럼 인식된 결과물이기도 했다. 댓글부대와 극우세력이 여전히 전라도 폄하를 중요하게 여기는 행태를 보면 독재자들의 악랄한 방식이 어느 정도는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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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들의 지배방식은 단순하다. 남과 북, 동서를 갈라 서로를 비난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모두가 하나가 되고 평화로운 상황 자체는 독재가 불가능해지는 환경이다. 전두환이 광주 학살을 하게 된 계기는 미국의 시각과는 차원이 달랐다. 단순히 베트남 참전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전두환과 신군부가 광주를 학살하고자 했던 것은 그 지독한 편견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라도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지배하는 그들에게 광주 학살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을 테니 말이다. 광주 시민 전체를 학살한다고 해도 그게 이상할 것 없다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끔찍하게 다가올 뿐이다.

자위권 발동이 아니라 시민 학살을 위해 엄청난 화력을 보낸 전두환과 신군부. 이후 국정원이 개입된 댓글부대, 그리고 그런 댓글부대에 동화되어 동일한 짓을 해왔던 자들이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행위 역시 이런 흐름의 연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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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앞에서 단식하던 유가족들과 피자를 먹던 이들의 모습은 인간이 인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의 행태에는 지배 권력자들의 가치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다. 특정 지역을 폄하하고 그런 논리를 확대해 약자를 탄압하는 이 한심한 인식도 이제는 끝을 낼 시기다.

세상은 변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인 박성진의 행태는 경악스럽게 한다. 문 정부에서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독재 찬양자가 장관 후보가 되었다니 인사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균열은 작은 틈에서 시작해 거대한 둑을 무너트린다. 이를 망각하는 순간 재앙은 시작된다. 적폐 청산을 하겠다는 정부가 뉴라이트 독재 찬양자를 장관 후보자로 내세우는 이 상황이 정상인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즉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철회해야 마땅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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