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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공영방송 정상화 행동에 '화들짝'정우택 "공영방송 사태 논의 국회 기구 구성하자"…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듯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8.29 13:4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언론장악방지법을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MBC 총파업 투표에 이어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나서는 등 공영방송 정상화 행동이 시작되자 자유한국당이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먼저 공영방송 사태를 논의할 국회 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연합뉴스)

29일 오전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양대 방송 KBS와 MBC 사원들이 제작거부를 벌이고 있고, 곧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이 정파사태, 즉 블랙아웃이라도 된다면 이것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특히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이라면서 "KBS가 멈춰선다면 국가의 재난사태에 대해 누가 국민에게 보도하고 전달하겠느냐"고 우려했다. 정 원내대표는 "무슨 이유에도 공영방송이 정파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한 차원에서 여야 4당 원내대표들께 현재 공영방송 사태를 논의할 국회 내 기구 구성을 정식 제의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공영방송이 이처럼 파행과 혼란을 거듭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으며 그 핵심적 논점이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에 있다고 한다면 이는 당연히 국회 내에서 논의돼야 될 사안"이라면서 "여야 4당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영방송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국회의 논의기구를 구성해서 계속되는 공영방송 파행문제를 비롯해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적, 제도적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주호영 원내대표의 조속한 응답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현재의 공영방송 사태를 불러온 책임있는 정당으로 평가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여당에 유리한 지배구조를 악용해 비상식적 인사들을 공영방송 이사회와 사장 자리에 앉힌 것이 바로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정부여당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 162명의 서명을 받아 '언론장악방지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성을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6명으로 하고, 사장 임명 시 이사회 2/3 이상의 추천을 받는 특별다수제 도입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언론장악방지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아직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언론장악방지법은 지난 2013년 19대 국회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법안으로 옮겨 담은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방지법을 반대한 이유는 자신들이 공영방송에 투입한 인물들의 임기를 최대한 끌어,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MBC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아직도 약 2년 반이 남았고, KBS 고대영 사장의 임기도 1년 이상 남은 상황이다. MBC 사장을 추천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임기도 약 1년 정도 남았다. 최대한 시간을 끌며 공영방송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조의 언론으로 활용한 후 내년 초순에 언론장악방지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28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KBS기자협회 제작거부 출정식. ⓒ미디어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이 최선의 사장을 선택할 수 있는 법안이 아니다"며 재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곧 내부 논의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며, 언론노조도 관련 공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자유한국당은 비상이 걸렸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장악방지법 재검토 의사를 '방송 장악'으로 매도하며 맹비난에 나섰지만, KBS, MBC 정상화 행동이 본격 시작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국회 논의기구 구성 '급제안'은 이 같은 상황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강효상, 박대출 의원을 필두로 언론노조에 공영방송 정상화 토론을 '공개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토론 제의를 환영한다며 토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자유한국당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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