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라디오PD 40명이 오는 28일 오전 5시부로 전면적인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별이 빛나는 밤에>,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파행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디오 PD들은 이날 성명를 내고 "프로그램과 스태프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PD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픈 마음으로 결단을 내린다"며 제작 거부 소식을 알렸다. 이어 “회사 비상 계획안에 따르면 많은 프로그램이 파행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48년 역사를 자랑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는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가 서울 상암동 MBC 앞 광장에서 ‘김장겸·고영주 퇴진행동, MBC 선언의 날’ 집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라디오 PD들은 "그간 MBC 라디오는 청취율·신뢰도 추락을 거듭했고,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며 <신동호의 시선집중> 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인 아이템 검열·제작 개입이 자행됐다고 고발했다. 또한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불이익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라디오 PD들은 “시사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모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위안부’는 금기였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구출에 참가했던 어민을 다룬 프로그램은 ‘정부·해경·헬기’를 삭제하라고 강요받아, 결국 해당 방송은 기름 유출로 생활고를 겪는 어민의 이야기로 수정된 채 방송됐다는 게 라디오 PD들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한일관계 아이템조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됐다.

또한 “노혁진 전 라디오국장은 새로 입사한 PD들을 불러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보직 간부들을 통해 가입 여부를 체크했다"면서 "세월호 추모 리본을 SNS 프로필 사진에 올린 PD에게 보직 간부가 '프로필 사진에서 세월호 리본을 내리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들의 지시는 때로는 직접적이었고 때로는 중간 간부를 통해 자행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성실히 수행하거나 방조한 라디오의 보직 간부들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MBC 라디오 PD들은 “제작 자율성 말살의 최종 책임자인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장, 백종문 부사장, 라디오 추락의 주범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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