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의 대표적인 시사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에서 ‘청취자게시판’이 사라졌다. 최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취자들의 글들이 빗발치자 게시판 자체를 없앤 것으로 보인다.

24일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 청취자들이 글을 올려 프로그램 및 진행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던 ‘청쥐자게시판’이 사라졌다. 8월 초부터 전날(23일)까지 해당 게시판에는 ‘신 국장 퇴진 및 MBC정상화’를 요구하는 제목의 글들이 100여건 정도 올라왔다. 아울러 신 국장은 22일부터 23일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4일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전날까지 있었던 '청취자 게시판'은 사라졌다.

해당 게시판에 신 국장의 사퇴 요구를 담은 글을 올렸던 한 대구지역의 청취자는 24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 신 국장 사퇴 요구를 담은 글을 올렸고 어제(23일) 게시판을 확인했을 때 98%가 넘는 글들이 퇴진 요구의 글들이었다”며 “그런데 오늘 홈페이지에 들어 가보니 게시판 자체가 폐쇄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시청자의 의견도 무시하겠다는 얘기"라며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이번에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 국장에 대해 “(신 국장과 같은) 대구사람으로서 참 창피하다”고 말했다.

MBC 아나운서 27명은 지난 17일 총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23일 오전 8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바 있다. 파업에 돌입한 27명 외에 동참하지 않은 아나운서는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양승은, 김완태, 김미정, 이재용, 한광섭 등 8명과 계약직 11명이다. 배현진 앵커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전직, 보도국 소속이다.

23일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 '청취자 게시판' 캡쳐.

또한 아나운서 27명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신 국장의 출연 방해·제지 등 아나운서 업무 관련 부당 침해 사례를 폭로했다. 한국아나운서협회장을 맡았던 신동진 아나운서는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 국장이 ‘아나운서 잔혹사의 중심에 있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 아나운서들을 팔아치운 신 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11명의 MBC 아나운서가 부당전보 됐고 지속적·상습적 방송출연 금지 조치를 받아왔다. 최근 10개월 동안 방송출연에 배제됐던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표를 던지는 등 총 12명의 아나운서들이 MBC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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