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일부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원외에 있는 거물급 정치인들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 지난 5·9대선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대표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지사와 홍 대표가 내년 재보선 선거에서 '빅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먼저 안희정 지사는 내년 충남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등 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주변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지사의 한 측근은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연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주변 분들을 비롯한 여러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서 가급적이면 중앙무대에 진출해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은 강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홍준표 대표의 행보도 관심이다. 홍 대표는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원외 당 대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홍 대표 취임 초반 정우택 원내대표와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불화설에 대해 "혁신 과정에서 일어나는 잡음들은 하나의 과정일 뿐 싸움은 절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박계인 홍 대표와 친박계 정 원내대표의 동거가 불안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홍준표 대표가 원내에 진출해야 이 같은 잡음이 정리되고 당을 온전히 장악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실제로 홍 대표의 측근·참모들을 중심으로 내년 재보선에서 홍 대표가 이른바 '배지'를 달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안희정 지사와 홍준표 대표, 두 원외 거물이 내년 재보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빅매치 성사의 관심을 모으는 지역구는 서울 송파 을이다. 송파 을은 현재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최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으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홍준표 대표의 현재 거주지가 바로 송파다. 홍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범여권에 빼앗겼던 지역구인 만큼 당 대표가 지역구 한 석을 회수해 오는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면 돌파'를 즐기는 홍 대표의 스타일로 비춰 봐도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영남 지역보다 서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안희정 지사의 경우에도 중앙무대로 진출하기에 송파만한 지역구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안 지사의 경우 보수로까지 외연확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강남4구' 중 하나인 송파에 출마할 적임자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안 지사 자신의 확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안희정 지사와 홍준표 대표가 다른 곳에 출마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두 정치인이 거물이자 각 당의 중요한 자원인 만큼, 험지출마나 전략공천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각자의 이해관계에 걸 맞는 지역구가 바로 송파라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안희정 지사와 홍준표 대표, 두 거물의 '빅 매치'의 성사 여부가 내년 지방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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