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가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 즉 칸타빌레 로망스의 여주인공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노다메 칸타빌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노다 메구미’ 역할을 소녀시대의 윤아가 연기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윤아의 캐스팅 소식을 발표하기 전 적어도 감이라는 것이 있는 연예계 종사자라면, 소녀시대의 기획사 SM이든 칸타빌레 로망스의 제작자 ‘그룹 에이트’든 흡족하지 않은 리포터를 손에 든 학생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예상대로 네티즌은 그 많고 많은 노다메 후보들 중에 하필 윤아를 낙점했느냐며 분노했죠. ‘우리나라에 배우가 그렇게 없나.’ ‘심은경이 훨씬 낫다.’는 성토와 비난으로 인터넷은 폭주했습니다. 차라리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며 포기 선언을 한 네티즌도 적
무한도전 멤버들의 KSF 결승전이 전원 완주 실패라는 아쉬운 결과로 막을 내렸다. 아마추어의 첫 도전치고 준수한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노력과 열의에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따로 있었겠는가.올해 3월을 기점으로 벌써 반년 간을 완주를 목표로 연습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잇따른 사고로 결국 완주 실패라는 결과를 맺은 그들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실력만의 문제가 아닌 차량 반파라는 어마어마한 핸디캡을 안고서.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이번은 좀 남 탓을 할 만하게 불운도 심했었다.무한도전의 멤버 유재석은 3일 서킷 연습주행 도중 빗물에 미끄러져 펜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그의 차는 이른바 반파되었으며 기록된 사진만으로도 당시의 충돌 규모를 상상할 수 있었다. 유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차태현의 외마디가 전국구 유행어였던 그해. 한밤의 티비 연예가 떠오르는 블루칩으로 취재하러 갔던 세 사람이 또한 차태현, 전지현, 장혁이었습니다. 눈으로 덮인 스키장에서 두터운 방한복을 입은 보송보송한 얼굴의 그들 중 차태현은 능글맞았고 전지현은 여고생처럼 발랄했죠.그 넘치는 에너지 속에서 유독 말수가 적었던 차세대 제임스 딘이 다름 아닌 장혁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화면을 향해 보내는 단체 빠이빠이를 차렷 자세로 외면하고 선 장혁을 대신해 그의 손을 번쩍 들어 인사를 시키던 전지현과 비로소 웃음이 터져 나오던 그 눈 내리는 날의 분위기를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해요. 그날의 기억이 상징하는 장혁을 향한 선입견 때문에, 아날로그 시대의 끝물인 2002
고담을 수호하던 밤의 얼굴을 벗은 바람둥이 갑부 부르스 웨인의 낮처럼,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은 상반된 밤낮의 얼굴을 갖고 있다. 잘 만든 히어로 영화의 성공 요인은 괴력의 힘을 감춘 낮의 캐릭터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진행계의 스위치 타자 유재석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각기 다른 매력의 두 가지 캐릭터를 갖고 있다.유재석을 잘 모르는 이가 칭찬이랍시고 그를 폄하하기를 착해서 유능한 개그맨이라고 하는데, 그가 공포의 외인구단 시절부터 지금의 무한도전에 이르기까지, 21세기 리얼 버라이어티 천하의 초석을 다진 인재라는 사실. 동거동락에서부터 내려온 마이너 연예인의 일자리 기회 균등 실천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말이 얼마나 모욕적이고 뒤틀린 언사인지 이
‘처음부터 나쁜 아빠는 없다. 노력하는 아빠와 노력하지 않는 아빠만 있을 뿐!’ KBS 일요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기획 의도이자 캐치프레이즈다. 나영석 피디의 꽃보다 할배, 할매 버전인 마파도처럼 남녀의 성별을 바꿔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아빠! 어디가?’의 유지를 그대로 물려받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프로그램 이름처럼 엄마가 아닌 아빠의 육아를 선택한 어린이 관찰 예능이다.하지만 최근 합류한 뉴 히어로, 도경완을 보고 있노라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뭔가 바뀐 게 아닌가 싶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사실 애써 도경완 파트라고 불러보지만 추사랑과 추성훈의 추블리 모녀, 이휘재와 서언이 서준이의 쌍둥이 아빠네, 닮은 부녀 타블로와 하루처럼 도경완 아빠나 도경완의 이름을 내세운 가족 명칭이 뭔가 어색하
- ‘네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정선희를 울린 김신영의 용기형무소에 갇힌 재소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징벌 중에 하나는 곧 징벌방에 갇히는 것이다. 규칙을 어긴 죄수들을 가둬두는 햇빛 한 칸 들어오지 않는 독거 감방. 흉악한 죄수들마저도 타인과 교감할 수 없는 흑백의 공간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 ‘징벌방’의 어둠은 눈을 가리는 벌만은 아니었으리라.감성마케팅이 대세인 요즘의 예능 프로그램은 프로그램명마저도 참 꽃처럼 섬세하지만, 그 중에서도 KBS 토요예능 ‘인간의 조건’은 본제가 아닌 영화의 부제처럼 제목만으로도 사람을 철학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인간은 그게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걸까.’라는 의문으로 기획한
길 잃은 강아지와 노란 봉투. 도움을 구하는 이에게 본인의 영향력을 기꺼이 나누어주는 이효리의 트위터에서 뜻밖에 도움을 바라는 당부의 말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친애하는 제주 관광객 여러분들~ 죄송하지만 저희집은 관광 코스가 아닙니다.”라는 깜짝 놀랄 문구로 시작된 그녀의 글은 최근 공개된 그녀의 제주 신혼집을 방문하는 초대 받지 않은 손님들을 향한 당부를 담고 있었습니다.“친애하는 제주 관광객 여러분들~~ 죄송하지만 저희 집은 관광 코스가 아닙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울리는 초인종과 경보음으로 저희 가족 모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 많으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꾸벅~. -소길댁 올림_” 그녀의 입장으로서는 당연한 당부였
-서태지 팬 침입, 그의 극단적 신비주의가 이해되는 사건2014년 6월 24일, 서태지 팬 하나가 열린 차고 문으로 들어와 그와 이은성의 신혼집에 침입했다는 사건이 보도되었을 때 아마 일부는 깜짝 놀라면서도 “서태지에게 아직 그런 팬이 있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서태지의 인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시절처럼 공식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고, 결혼 발표와 흐르는 세월 속에 서태지 또한 범접할 수 없는 연예인이 아니라 생활인의 일부로 녹아들었기 때문이다.서태지의 활동에 속속들이 관심이 있는 일부 매니아가 아니라면 그는 스타의 삶을 중단한 왕년의 슈퍼스타일 뿐이다. 이런 서태지에게 아직도 ‘응답하라 1994’의 윤진이 같은, 정력적인 광신도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빠! 어디가?' 초반 김성주와 성동일은 시청자에게 그리 환영받는 아빠는 아니었다. 민국이를 돌보는 김성주는 엄격한 잔소리쟁이였고, 아빠에게 손 잡힌 아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맨손인 준이는 그럴 수 없게 안타까운 첫 여행을 지나쳤다. 어린이 관찰 예능을 콘텐츠로 내세웠지만 사실 '아빠! 어디가?'는 아빠들을 관찰하는 게 더 재밌다. '아빠! 어디가?'의 첫 번째 드라마는 바로 서툰 아빠 성동일의 감동적인 변화였다. “우리 아이는 겁도 많고 소심해요.” 성동일의 고백 같은 첫 인터뷰였다. 낯선 제작진의 방문에 겁을 먹은 준이는 아빠의 허리에 기대 칭얼거렸다. 엄한 아빠일지언정 기댈 곳은 여기뿐이라는 듯 울먹이다 아빠의 허리춤을 꼬옥 끌어안으려던 준이는 참다못한 성동일의 “조용!”이라는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90년대를 풍미했던 미녀 스타 김희선의 ‘신의’ 이후 두 번째 복귀작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부턴가 김희선이 아닌 또 하나의 90년대 스타를 쫓고 있었다. 아마 첫회 골목길 어귀에서 보송보송한 스웨터를 입고 서 있던 김지호와 그녀의 투명한 눈빛에 시선이 꽂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한때 청초한 여성 스타의 등용문이라고 불리었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 김지호는 그의 94년도 앨범 '그 후로 오랫동안'으로 데뷔했다. 그 후 TV 시티, 아파트, 8월의 신부, 꿈의 궁전, 눈물이 보일까 봐, 유리구두 등등. 흥행작과 범작 사이에서 90년대 중후반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김지호는 드라마의 덕을 본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스타였다.화려하거나 유별나지는
드라마가 잘 됐다고 해서 누구나 많은 CF를 찍지는 않는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성황리에 끝난 작품인 것은 맞지만, 이 드라마의 남녀주인공인 김수현과 전지현이 유별나게 CF를 많이 찍고 있는 건 시청률의 영향만은 아닐 것이다.김수현과 전지현은 국내 영향력이 남다른 배우다. 아역 배우 딜레마를 거뜬히 뛰어넘은 김수현은 이후 뭘 찍어도 되는 시청률의 사나이로 성장했다. 청춘스타가 섣불리 발을 디뎠다가 대중의 참혹한 혹평 속에 고꾸라졌던 스크린 데뷔 또한 천만 관객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이후 뭘 했다 하면 기본이 천만이다.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해서도 전 방송 대비 3퍼센트 이상의 시청률은 올려놓고 가는 고마운 게스트다. 돌아온 아날로그 시대의 미녀 스타는 많
남을 죽이는 일을 업으로 삼는 냉혈한이 한 사람에게만 인간의 감정을 품는다는 것은 어떤 서사를 덧붙여도 그리 수긍 가는 행동이 아닙니다. 도리어 사연을 풀면 풀수록 구차해지고 개연성의 허점만 집착하게 할 뿐이죠. 그러니 차라리 이런 이야기는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설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일순간의 감정 때문에 자신이 의도치 않은 일탈을 하게 될 때가 있으니까요.타인의 생사에 큰 동요가 없는, 뿌리 내린 식물 같은 남자 레옹이 살인 청부업자에서 소녀의 보디가드가 되어버린 이유. 그건 오로지 조그만 틈으로 들여다본 가냘픈 소녀의 가녀린 구조 요청 한마디였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이 문을 열어주세요.” 마틸다와 레옹이 주고받은 일순간의 교감. 이렇게 되면 딴죽을 걸 이유가 없어지죠.
연예인이 공개 연애를 한다는 사실이 무척 비상식적으로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성일은 엄앵란을 향해 월담을 하고 미녀 가수 조갑경은 깜찍하게 열애설을 거부했었지요. 어르신 연애도 이 정도니 아이돌의 사귐이야 오죽했을까요.간미연은 시대를 풍미하던 핫 아이돌과 열애설이 나돌았다는 이유로 눈을 파낸 사진과 면도날을 받았고, 박지윤은 덜덜 떨며 강타와의 열애설을 부정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당당하던 박지윤이 강타 팬의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던 인터뷰를 잊지 못해요.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연예인도 사람인데 인간의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을 제압하는 것도 차마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뭐 이제는 연애를 한다고 해도 그래, 사랑을 해야 러브송도 부르고 사랑하는 연기도 하겠다 싶어서. 사
-파티를 버리고 생활을 택한 이효리, 또 하나의 이효리 신드롬3년 전인가 슈퍼스타 이효리가 롤러코스터의 이상순을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참 소설 같은 만남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단편적인 이미지만으로는 파티걸과 시골 청년의 만남 같아서. MP3와 구형 엘피판, 혹은 핸드폰으로 맞춘 라디오 주파수와 트랜지스터라디오의 어울림 같았었다. 극과 극은 통한다지만 세기말부터 그녀의 파티걸다운 면모를 지켜본 나로서는 서로의 가치관을 오래도록 인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트랜드 리더와 어쿠스틱 보이 중 누가 누구의 가치관에 물들어 버릴지가 궁금했었다. 변화된 것은 이효리였다. 내 남자친구에게를 노래하던 그녀가 이제는 인류애와 지구를 끌어안아도 어색하
‘만화’ 같다는 표현만큼 이중적인 의미를 담은 평가도 드물 것이다. 유치하고 황당무계한 작품을 봤을 때 우리는 “이건 뭐 만화도 아니고.”라며 혀를 차고, 탐이 날 만큼 기발한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을 봤을 때 그 모든 찬사를 응축해서 “만화 같다.”는 감탄을 던진다.tvN의 새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만화 같다.”이다. 그것은 부정적인 의미의 만화 같다와 긍정적인 의미의 만화 같다를 모두 포함한다. 헬기를 타고 등장한 말끔한 슈트의 서인국이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존경받는 기업인의 면모를 뽐낸다. 잔뜩 으스대던 서인국은 신비롭게 다가선 이하나의 기계적인 귓속말 지령에 순간적으로 야단맞는 어린애의 얼굴이 된다. "뭐- 뭐지. 오늘 과목이?" 엘리베이터에서
2002년 방송담당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 최악의 프로그램, 드라마 사상 국내 최초로 종영 요구 시위가 빗발쳤던 드라마, 그럼에도 최고 시청률 49.7%. 인어아가씨는 아이러니하게도 그해 가장 미움을 받은 드라마이기도 하면서 또한 가장 사랑을 받은 드라마였기도 했다.막장 드라마 붐의 효시가 된 이 드라마의 유해성이나 딸기를 칫솔로 씻어 먹는 사이사이의 황당무계함이야 굳이 열거해서 무엇하겠느냐마는, 그럼에도 이 드라마 초반의 혼을 뺏기는 것 같았던 아찔한 속도감과 높은 몰입도만큼은 세상 그 어떤 드라마를 가져다 놓아도 왕 중의 왕을 차지할 만큼 대단했었다. 그건 아마도 임성한 작가 자신조차도 뛰어넘을 수 없을 전설일 것이다. 가정을 버리고 내연녀를 택한 아버지를, 신을 대신해서 천벌을 내리고자 복수의 화신이
“전 세계를 막론하고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네.” '아빠! 어디가?' 시즌2에서 얻은 하나의 수확은 누구의 동생도 아닌 빈이, 그리고 민율이의 독립성이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이 아닌 게스트의 위치였던 형제 특집, 이 에피소드에서 단편적으로 비추어진 빈이와 민율이의 이미지는 오로지 누군가의 동생 역할로만 한정 지어지곤 했었다.어리광쟁이 민율이와 극과 극의 남매 빈이. 하지만 민국이의 동생, 그리고 준이의 동생이라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난 이 아이들의 독립된 성격은 그때 봤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의외로 의젓하고 배려심이 많은 민율이. 빈이의 상상을 초월한 수줍은 얼굴. 그 중에서도 특히 형제 특집이나 아침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가족으로 소개되었던 빈이는 삐삐 롱 스타킹 같은 왈
잦은 결방으로 한동안 '목요드라마'라고 불리기도 했던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이 정상 시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기뻐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아서, 이 드라마의 조기 종영 소식은 더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MBC는 애초 18부 완결로 기획되어 있었던 '개과천선'을 2부를 줄인 16부로 마무리하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으로 전 시청자를 비탄에 빠뜨렸죠.역시나 첫 반응은 외압에 의한 조기 종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의 변호사가 기억을 잃고 난 이후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난 삶을 반추해본다! 다소 판타지 같은 도입부지만 빌런에서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한 극의 주인공 김명민이 맞서 싸우는 굵직굵직한 사회의 어둠은 현실을 반영한 이 시대의 아픔이
- 황제를 위하여, 두 남자가 가지 못한 신세계만이.대한민국 여성 관객을 붙들어 싫어하는 영화 형태를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조폭 코미디물’이라고 말할 만큼 제대로 된 느와르의 이미지가 정착되지 않은 한국 영화사에 ‘신세계’나 ‘달콤한 인생’은 하나의 혁명과도 같았습니다. 특히 2012년 별안간 충무로에 낙화된 신세계는 도리어 여성 관객의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는 마니아의 심성을 자극하는 무엇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여성 관객을 이끄는 그 중독성은 일견 영화 ‘스타트렉’과도 닮아있었죠.이렇듯 남녀 모두에게 ‘잘 만든 영화’라는 호평을 듣는 느와르물은 남자의 공감대보다도 여성의 심리를 자극한 브로맨스 요소를 담은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겉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소유
연출과 대본, 상대배우 등 모든 배경과 조건이 완벽한 드라마라도 소위 발연기 논란에 휘말리는 배우가 한둘쯤은 꼭 끼어있는 것처럼 반드시 모든 이에게 통하는 대전제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연기 신이라고 불리는 배우라도 못난 대본을 받아들면 어김없이 못난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걸출한 연기의 대가가 이따금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경험 부족에서 오는 미숙한 연기력 탓이 아니라 배우조차도 그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실한 개연성이 빚어낸 억지만발의 동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을 가진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요. 연기하는 배우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캐릭터를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