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명사찰 투어가 끝나는 모양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 주 내 국회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지만, 국회 상황을 방기할 수는 없으니 상임위 내에서 투쟁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이다.그런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 내에 미래통합당은 현재까지 배분되지 않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게 될 것이다. 또 기존에 국회의장이 임의로 배정했던 상임위에 대한 사보임 역시 이뤄질 걸로 보인다. 이로써 상임위의 정상적 구성은 가능하게 됐지만 역시 상임위원장이 문제다. 주호영 원내대표 주장대로면 18개 상임위원장을 전부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것은 부담이다. 추가
[미디어스=백종훈 칼럼] 개구쟁이 현만이가 결석했다. 이튿날 나타난 그는 근처 미군기지에서 얻어온 초콜릿과 형광 막대기를 친구들에게 한껏 자랑했다. 부러워하던 몇몇 친구들이 수업 마치고 나서 그를 따라가더니 다음날 아침에 미제과자를 한 아름씩 안고 돌아와 급우들과 나눠먹었다. 팀 스피릿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88년 3월 말, 경기 북부 남양주군의 한 국민학교 교실 풍경이다.집으로 돌아가는 아스팔트 도로 좌우에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차가 지나는 길 양편에 붙어 행군하는 미국 병사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평소에 다니지 않던 마을 비포장 길로 걸었다. 목줄 없는 개 한 마리가 쫓아오길래 겁이 나서 막대기를 주워들어 휘두르며 저리 가라고 소리쳤다. 그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2018년 2월 28일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좀 의아하였던 것이 거의 모든 언론이 “근로시간은 기존 주당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7월 1일부터, 나머지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2021년 7월 1일까지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국회의원 다수의 법안(대안)의 제안 이유가 “1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휴일근로를 포함 52시간임을 분명히 하고”라고 했기 때문인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배너에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연일 뉴스의 첫 머리를 북한 소식이 장식하고 있다. 이제 이런 날은 더 이상 없으리라 기대한 때도 있었지만 누군가 말하듯 다 ‘일장춘몽’이었던 모양이다.북한의 의도는 분명해보인다. 겉으로는 대북전단 문제를 얘기하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남북관계를 경색시켜 긴장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국면에서 당분간 북미대화의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필요도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북중국경 폐쇄로 발생한 경제적 위기 극복을 위해 주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자는 ‘내부적 수요’도 있다는 것이다.앞서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데서 오는 손해가 크다고 봤다면 북한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 이용수 선생님의 5월 7일 기자회견 직후 한 달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관한 보도가 그야말로 홍수처럼 쏟아졌다. 의혹을 던지는 언론매체는 수십 곳인데 의혹에 답할 정의연은 단 한 곳이었다. 정의연이 각각의 의혹들에 해명하는 사이에 더 많은 의혹들이 쌓이는 일이 반복됐다. 그렇게 정의연은 ‘비리단체’의 낙인을 벗어나지 못하는 채로 한 달 넘게 흘러오고 있다.이런 상황이니 쏟아진 보도들 가운데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얼마나 되었으며 왜곡보도나 명백한 오보는 얼마나 되었는지를 따져보는 대차대조표를 그려볼 필요도 있겠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성찰과 개선이 필요한 문제제기도 물론 더러 있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훈육: 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름. 훈육의 사전적 의미다. 훈육은 아이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해 감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며칠 전 아홉 살 아이가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아이는 결국 죽었다.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은 아이의 새엄마였다. 새엄마는 훈육 차원에서 아이를 가방에 가뒀다고 했다. 아이가 무슨 잘못을 해서 고문에 관한 역사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벌을 주었을까, 의문스러웠다.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에 기가 막혀 말을 할 수 없었
[미디어스=허찬행 칼럼] 노인 집단에 대한 미디어의 재현은 그들을 독자적인 한 개인으로 보기보다는 ‘불쌍한’ ‘힘없는’ ‘의존적인’ ‘이기적인’ ‘고집스런’ 존재로 정형화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배우자와의 이혼이나 사별, 입양 등 다양한 형태로 가족이나 부모자식 관계가 재결합하는데도, 여전히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은 ‘계모’나 ‘의붓어머니’를 소환해 그들의 문제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콩쥐팥쥐’나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계모(의붓어머니)’는 자식들을 미워하고 학대한다는 전근대적인 이미지가 여전히 언
[미디어스=윤성옥 칼럼] 제21대 국회의원들께 먼저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부분 사투를 벌일 만큼 어렵고 힘든 선거 과정을 통해 국민의 대표인 그 자리까지 가셨을 것입니다. 그 만큼 앞으로 한 분 한 분 민의를 대표할 수 있는 독립된 입법기관으로 역할을 다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0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갔습니다. 여러분들께서 20대 국회의 길을 가지 않으려면, 그리고 20대 국회가 가지 않은 길을 가려면 마음에 담아야 할 미디어 정책이 몇 가지 있어 고하고자 합니다.미디어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라는 영역이 여론이 형성되는 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디어 정책을 언론 정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디어 정책을 어떻게 수립하느냐는 우리의 여론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또 취임 직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 권한, 소위 ‘게이트키핑’ 기능의 폐지를 언급했을 때 우려가 앞섰다. 제도 개혁을 또다시 원구성 협상에 활용하고 마는 카드로 쓰는 것 아닌가 해서다. 그때만 해도 ‘협상용’은 아닌 것 같다는 해석이 있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결국 그런 카드로 소모되고 마는 것 같다.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원구성 협상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언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걸 볼 때 뭔가 협상에 진전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여당은 18대 0이 아닌 11대 7과 ‘알짜’ 상임위를 양보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한다. 미래통합당은 예결특위는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
[미디어스=윤여진 칼럼]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디어오늘과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귀하께서는 ‘허위・조작 가짜뉴스’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81%(매우 찬성 63%, 다소 찬성 18%)로 나타났다.(6월 2일, 미디어오늘)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문제의식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더불어민주당
[미디어스=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21세기 들어 가장 피해가 큰 질병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 19(COVID-19)는 인류의 삶을 근저에서 바꾸고 있다.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 19의 전파력이나 팬데믹(pandemic) 상황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제 세계는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이란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6월 1일 자 보도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코로나 19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일종의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인류의 삶의 변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타인과의 대면접촉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5월을 마지막으로 제20대 국회가 문을 닫고 제21대 국회가 열렸다. 이 분기점에서 언론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되는 듯하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었고,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 언뜻 당연한 평가 같지만, 당연하게 느껴질수록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많이 일했다’는 것에 그 자체로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많이 했는가에 있기 때문이다.우선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이런 식의 단평은 국회가 끝날 때마다 여러 언론에서 매번 나왔는데, 당장 가장 최근의 국회들인 19대, 18대, 17대 국회가 막을 내릴 때 모두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기사를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당선인에서 의원으로 호칭을 바꿔야겠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그간 내놨던 해명의 반복이고 불충분하다는 게 대다수 언론의 평가이다. 그러나 문제를 나눠서 각각의 경우를 잘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조선일보다. 윤미향 의원이 2012년 3월 자신의 딸을 ‘김복동 할머니 장학생’으로 지칭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나비기금 조성금으로 기탁했다는 소식을 전한 글은 조선일보에 의해 뒤늦게 발굴(?)돼 횡령 의혹의 근거로 쓰였다. 몇몇 언론이 조선일보의 보도를 따라 썼다.‘김복동 장학금’은 2016년 마련됐고 2019년부터 지급되었으므로 2012년 글을 연결짓는 것은 무리다. 윤미향 의원이 ‘김복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나는’이라고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이 중 1인칭 주인공 시점은 ‘나’가 주인공이며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며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소설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장점은 주인공의 구체적인 심리 묘사가 가능하므로 심리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또 작가와 등장인물, 작가와 독자의 거리가 가까워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동일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반면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의 심리상태와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미디어스=김준현 변호사] 며칠 전 한겨레신문이 사과문을 실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별장접대 의혹을 보도한 지난해 10월 11일자 기사 및 주간지 한겨레21의 기사에 대한 것입니다. 대략 7개월 만에 나온 후속보도가 사과문입니다.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실확인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했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보고서에는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라는 진술만 있으나, '수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식으로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보도 중 객관적 사실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사실확인을 하지 않았으니, 사실이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오만한 180석 여당이 법치주의를 무너뜨린다” 뉴스타파가 이른바 ‘한만호 비망록’의 내용을 보도하고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당시 수사에 대한 검찰의 재조사 필요성을 주장하자 보수세력이 꺼내든 논리다. 이제 우리는 법치 이전의 왕정으로 돌아가는 것일까?법치주의가 무너졌다고 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한명숙 전 총리 판결이 법에 의하지 않은 방식으로 뒤집혀야 한다. 그런데 법치주의 국가에는 대개 재심 제도라는 게 있다. 확정된 판결이라 할지라도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는 게 확인될 경우 심리를 다시 하는 제도다. 과거 독재정권이 법치를 무너뜨리고 강행한 여러 억울한 유죄 판결들이 이 제도를 통해 바로 잡혔다. 한명숙 전 총리가 재심을 청구하고 그 결과 판결이 뒤집히더라도
[미디어스=백종훈 원불교 교무] 공교롭게도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2008년에 나는 인생의 격랑에 휩쓸리다 만덕산과 인연이 되어 원불교에 출가했다. 그리고 이듬해 정초에 미륵산 아래 구룡마을로 자리를 옮겨 좌산 이광정 종사님을 모시게 되었다.당시, 살아있는 권력은 힘 잃은 구 권력을 야멸차게 몰아붙였다. 노건평 구속, 박연차 구속,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구속,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 구속, 강금원 구속, 조카사위 연철호 체포, 아들 노건호 씨 검찰 출석, 권양숙 여사 소환 조사,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 구속, 급기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원불교 최고지도자를 역임하셨던 좌산종사께서는 사면초가에
[미디어스=정인숙 교수] 코로나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확실한 것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과 규범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언택트산업의 활성화를 비롯한 한국판 뉴딜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시스템을 논의해야 할 때이다.공영방송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그 중의 하나이다. 공영방송도 공공의료만큼 중요한 영역이다. 건강한 민주사회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이 존재해야 한다. K방역만큼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적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회계라는 것은 숫자가 맞아야 한다. 숫자가 맞지 않으면 거기서부터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회계 부실 의혹에 대해 정의기억연대는 실무적 부실과 당국의 제도적 미비가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설명해왔다.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것은 원칙상 수용할 수 없는 일이나 이런 해명을 완전히 배척할 이유까진 없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나마 정의기억연대가 외부 감사를 수용한 것은 다행이다.그런데 주말 동안 제기된 ‘힐링센터’ 의혹은 이런 수준을 넘는다. 윤미향 당선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놓은 해명은 납득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이 의혹의 실체는 크게 셋 중 하나로 밖에 볼 수 없다. 첫째 그저 졸속적이고 안이한 사업 추진의 결과이거나, 둘째 윤미향 당선인과 당시 정대협이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이다. 보통 30년을 한 세대라고 한다면, 한 세대가 바뀌고도 10년이 더 흐른 시간이다. 그렇게 기나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밝혀지고 있는 진실들이 있고, 또한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5‧18과 같이 진실을 밝혀내야 할 과거사가 산적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다.38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에는 전남도청에서 항쟁하다가 연행된 김선옥 씨가 당시 광주 상무대 영창에서 군인들에게 당했던 고문과 성폭행을 고발했다(한겨레신문, ““고문 뒤 석방 전날 성폭행” … 5월항쟁 38년만의 미투”, 2018년 5월 8일). 김선옥 씨는 과의 인터뷰에서 그해 1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용기를 냈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