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한국의 온라인 뉴스 생태계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포털을 중심으로 진화했다. 1998년 야후코리아가 증권과 경제, 정치 뉴스를 메인화면에 속보로 제공한 이후 한국에서는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가 보편화되었다. 2000년 이후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가 주도하는 PC 기반 포털서비스에서 항상 메인화면의 눈에 잘 보이는 공간에는 뉴스서비스가 자리했다. 주요 3대 포털이 전면에 배치할 정도로 뉴스서비스는 많은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에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는 2019년 발간한 에서 포털이나 뉴스 수집기 기반의 뉴스소비 국가 유형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청와대 참모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은 뭔가 큰일이 일어났고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그렇게 될까? 그건 모를 일이다.청와대 참모들의 사의 표명은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게 대개의 분석이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통한 민간임대시장 활성화 등 수요 중심 정책에서 일단 후퇴했다. 최근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재건축 재개발을 받아들이는 경우에 한해 용적률 상향 등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공급책이 나온 것은 말하자면 ‘플랜B’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플랜B’마저도 이른바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대표적인 재건축조합들이 자신들이 기대한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모델이라는 이
[미디어스=백종훈 원불교 교무] 닷새간 더불어 정진했던 도반들이 떠난 빈자리에 홀로 남았다. 법당청소를 마친 뒤 세탁실에 들르니 요 껍데기와, 이불, 베갯잇, 방석 피가 수북하다. 밖으로 나가 천막을 걷고 탁자와 의자를 치우자 기다렸다는 듯 빗방울이 우수수 나린다. 옆으로 길게 나란히 앉아 정성스레 공양을 들던 법동지들의 잔상이 반짝이다 스러진다. 땀에 전 몸을 씻어낸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서 부처님 모신 대각전에 올라 경종 울림에 향을 사르고 불경을 읊으며 길 잃은 영혼의 앞길을 밝히는 천도재를 지낸다. 그리고 내리막에 깔린 야자매트 위로 발길을 놓아 요사채에 다다른다. 엄지손가락보다 큰 장수풍뎅이가 엉금엉금 기어가다 내 발 앞에서 멈칫 할 새 멀찌가니 길 가 수풀에서 나온 꺼병이들은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관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대학원에 다닐 때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선배 언니들이 교수님을 도와 논문과 책을 집필하는 것을 보았다. 선배 언니들은 출판될 책에 교수님과 공동 집필자로 이름이 오르게 되어 있었다. 교수님과 공동 집필자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교수님이 읽어야 할 자료를 알려주면 선배들은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썼다. 그럼 교수님은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원고를 읽고 방향을 다시 잡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면 선배들이 다시 쓰기 시작했다. 원고를 쓰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선배들은 참
[미디어스=정의철 칼럼] 질병의 존재 여부로만 건강함을 판단하는 협소한 관점으로는 복잡다기해지는 건강위험들의 맥락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렵다. 불확실성이 높은 신종감염병의 파급력이 개인, 가정, 국가의 경계를 넘고 있고, 바이러스가 ‘팬데믹(pandemic)’으로 비화되는 과정은 평등하지 않으며, 사회적 약자·소수자들이 더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건강은 다양한 시민적 권리와 의무들을 실천하는 기본 조건이며 건강 자체가 생물학적 현상을 넘어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의 실천을 내포하고 있다.이 점에서 건강에 대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쪽 판사 이회창’의 전설은 독재정권으로부터 시작한다. 완벽한 이력이라고 볼 순 없지만, 어쨌든 그는 대한민국 주류 중의 주류 출신이라는 바탕을 십분 활용해 독재에 굴하지 않고 신념을 지킬 수 있었다. 노태우 정권은 그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겼는데, 부정선거를 하지 말 것을 정치권에 촉구하다가 1년 3개월 만에 직을 던졌다. 이회창은 이후 공직을 수행하면서 비슷한 행위를 반복하는데, 김영삼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맡았다가 현직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127일 만에 사표를 낸 게 두 번 연속 대권에 도전하는 기반이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정치적 징검다리가 된 직책 중엔 감사원장도 있었다. 김영삼 정권의 출범과 함께 감사원장이 된 이회창은 지나치게 사치스럽다는 이유로 공관 입주를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지난 봄은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의혹제기 보도로 뜨거웠다. 정의연의 기부금 활용내역을 두고 별별 의혹이 다 쏟아졌다. 논란은 뜨거웠지만 그 결론은 좀 낯뜨겁다. 논란 이후 두 달이 지난 7월, 십여 건의 기사들이 언론중재위원회에서 기사삭제, 정정‧반론보도 게재 등의 조정 조치를 받았다(, “'정의연 맥줏집 3천만원' 등 의혹보도, '정정·반론보도' 조정"). 어쨌거나 논란의 결과로 시민사회단체의 투명성 자체가 도마 위에 올랐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독립된 감독기구를 만들어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들을 감독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기됐다. 필요한 얘기들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미디어스=신연하 칼럼]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알바생 62.4% 만족, 사장님은 만족․불만족 팽팽”, “일본도 코로나 여파에 최저임금 11년 만에 동결”, “최저임금 오르는 건 좋지만 쪼개기 알바 양산 부작용” 등 일부 경제신문과 보수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제목만 보면 우리나라 내년도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인상을 준다. 하지만 지난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7월 14일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8,590원에서 1.5% 오른 8,720원이다.2018년도 최저임금을 16.4% 인상했던 2017년에 일부 보수 언론의 기사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악의적인 조롱에 가담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연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싶은 사건이 정국을 뒤흔들더니 결국 수사기관의 담을 넘어 여론전의 한가운데로 튀어나왔다. 지켜보는 입장에선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하다.24일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이동재 전 채널A기자에 대한 수사 및 기소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팀의 동력 상실은 불가피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되 무리한 기소는 피해야 한다. 한동훈 검사장 역시 수사에 협조해 논란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광풍이 어쨌다는 둥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작가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 작가가 아니어도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잘 쓰고 싶은 욕망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대학원에서 소설을 쓰던 시절. 당시 이미 등단을 해 작가가 된 사람도 있었고, 등단하기 위해 길고 긴 습작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등단해 작가가 되었든, 등단하기 위해 습작기를 보내고 있든 공통적인 고민은 소재의 빈곤이었다. 쓰고 싶은 소재는 이미 기성 작가들이 모두 다루었고, 기성 작가가 다룬 소재를 더 유려한 문장으로, 새롭게 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오래전 신문사 견습기자 교육을 받을 때 잊혀지지 않는 것이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하면 기사가 되지 못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하면 좋은 기삿거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기삿거리는 흔한 일상의 일이 아니라 뭔가 흔치 않은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하면 허위보도가 된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여야 한다. 말하자면 사실을 “실물 크기”로 “사생화”처럼 그려내야 한다.그런데 사생화에서는 원근법이 적용되어 멀리 있는 것일수록 잘 보이지 않는다. 멀리 있는 것이 기삿거리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사회생했다. 무죄취지 파기환송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을 놓고 정치판결이라는 둥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7대 5로 나뉜 대법관들의 성향을 볼 때 법리 적용이란 측면에서 논쟁적 판결일 순 있어도 대법원이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 일례로 실질적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걸로 추측되는 권순일 대법관의 경우 다수의견에 손을 들어준 걸로 돼 있는데, 보수정권에서 지명된 인사이다.이제 세간의 관심은 이재명 도지사의 ‘정치적 몸값’이 어디까지 올라갈지에 집중되는 것 같다. 당장 나오는 건 여당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이다. 당 대표 선거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양자대결이 유력하다. 대권주자들의 진검승부처럼 보이다 보니 이재명 도지사가
[미디어스=이선민 칼럼] 올해 6월 보건복지부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금연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광고에서 ‘남녀’ 청소년들은 토론왕, 얼리어댑터, 뷰투버(뷰티 유튜버), ‘딸 바보’ 아버지의 딸 등으로 나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예상대로, 토론왕과 얼리어댑터는 남학생의 몫이고, 여학생들에게 남은 정체성이 부여된다. 여성의 화장에 대한 불편하고 복잡한 시선(‘화장할 시간에 책 한 줄 더 봐라’는 고전적 비난과 화장하지 않은 성인 여성을 게으르거나 ‘여성’이길 ‘포기’한 사람으로 취급
[미디어스=최선욱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지난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식물상임위’, ‘불량 상임위’로 불렸다. 과방위 내 여야 간사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안을 심사해야하는 위원회 회의가 열리지 못하거나 연기되어 결국 폐기된 법안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3개 정부부처의 업무관련 87개 소관법률의 제·개정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대 국회 기간 동안 상임위원회에 접수된 총 1,029개 법안 중 126건(12.2%)만이 가결되었다. 896개 법안은 임기만료 또는 대안 반영으로 폐기되었다. 과방위 소관법률 중 방송법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대 국회 동안 접수된 방송법 개정안은 총 98개였으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은 세 가지 면에서 충격이다. 첫째는 현직 시장인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이다. 둘째는 그런 선택의 이유로 유력한 게 성추행 관련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정황이라는 거다. 셋째는 그의 죽음을 두고 이후 벌어진 논란이 한국사회의 ‘민낯’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것이다.일부 유튜버들이 고인을 조롱하고 모욕하며 돈벌이에 몰두하는 것은 진지하게 논할 문제조차 못 된다. 본인들의 금전적 이득 외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위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뉴스를 보며 받는 고통이 이런 주변적 현상들로부터 온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중에서도 이 사건을 두고 정부 여당 및 지지자들 일부가 보이는 모습은 실망과 좌절을 거듭하게 한다. 비극을 받아들이지 못하
[미디어스=백종훈 칼럼]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밤 9시에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한 달 여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셨던 원불교 미주 동부교구의 우두머리이신 S교감님이 타고 계셨다.교구사무국 주사로 근무하고 있었던 나는 교구장님을 모시러 갈 채비를 했다. 교구청에서 비행장까지의 거리는 9마일 남짓, 막히지 않으면 15분 거리다. 그러나 교통 정체가 심할지, 항공편이 연착될지, 입국심사가 길어질지 등 갖은 변수 때문에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려워서 일찍 길을 나섰다.다행히 678번 도로에 차가 밀리지 않았다. 비싼 공항주차비를 아끼려고 공항 입구 노변에 차를 대고 기다리는 이들 곁을 지나 KAL기가 내리는 1번 터미널로 곧장 내달려 타고 온 시에나 승합차를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90.9%. 무슨 숫자일까? 2018년도 기준 신문기자 중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사람의 비율이다(2019 한국언론연감 자료 인용). 60.1%. 이건 또 무슨 숫자일까? 2016년도 2월 기준 방송기자 중 ‘SKY’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이다. 방송기자연합회에서 2016년 초 KBS‧MBC‧SBS‧YTN 기자 1,2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80.6%. 마지막 숫자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조선일보가 채용한 신입기자 232명 중 ‘SKY’를 졸업한 사람의 비율이다. 서울대 졸업자만 추리면 47%라는 숫자가 나온다. 미디어오늘에서 2018년 조사한 결과다.(2018년 7월 2일, “조선일보 입사기자 2명 중 1명은 서울대 출신”)꼭 통계자료를 인용해야만
[미디어스] 유료방송 간 M&A 논의가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그동안 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유료방송 M&A 논의에 등장했었고, 최근에는 현대HCN과 CMB도 매각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현대HCN의 경우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 3개사가 모두 7월 15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의 2차 M&A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현대HCN의 인수전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IPTV KT가 아닌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M&A에 나섰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가 이번 M&A에 뛰어든 것은 “방송 사업자로서 생존을 위한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도 성명을 통해 “통신사업자들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끝없이 무력감을 느끼는 과정이다.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 변화는 없거나 너무 더디다. 촛불이라도 들어야 기득권자들이 긴장을 하지만, 그 긴장감이 오래 가는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매번 촛불을 들 수도 없는 일이고, 코로나19 때문에 이제는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그 어떤 문제가 드러나도, ‘쏟아지는 비만 피하면’ 그만이다. 국회의원들이 채용 비리에 연루되거나 각종 부정, 예산낭비를 저지른 사실이 보도가 되어도 그때뿐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그 국회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들고 활보한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침에 눈떠서 집값이 올랐다는 뉴스를 보는 것이 익숙해진 만큼,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이 씨의 소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사담처럼 해보려 한다.집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놓여 있는 집이 있다. 이 씨의 집, 소파가 그랬다. 이 씨에 대해 잠깐 말하자면 이 씨는 거리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보통의 회사원으로 중학생 연년생 딸을 둔 아버지였다. 이 씨는 소파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다. 차고 된 밥이 명치에 걸린 느낌이었다고 했다.그날은 아침부터 일진이 좋지 않았다. 욕실 형광등이 사망해 며칠째 어둠 속에서 샤워를 하던 아내가 결국 이 씨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