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여진 칼럼] 2015년 영화촬영 현장에서 강제추행 문제를 제기한 여배우 반민정 씨는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상대 남자 배우인 조덕제의 강제추행이 인정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영화 촬영현장에서 여배우들이 감내해야 했던 강제추행을 용기 있게 제기한 반민정 배우에게 그 당시 세상은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특히 언론은 사건 초기 선정적 이슈를 통해 다량의 기사를 쏟아내며 클릭장사에 나섰다. 대법원 유죄 판결 확정 이후에도 가해자에게 유리하고 피해자에게 불리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상대배우였던 조덕제는 자신의 추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연말의 국회가 여당의 일방독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과 쟁점 법안 등도 여당의 일방 처리가 가시화된 상황이지만 보수야당이 또다시 ‘동물국회’를 만드는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동물국회’가 원천 봉쇄된 이유도 있으나 재보선을 앞두고 여당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 자체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23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다시 한 번 가동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단 양쪽의 정면충돌에 일단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를 불러올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양쪽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한 건 아니기 때문에 상황 자체가 달라질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 3법' 제정 청원이 9월 하순 국민동의청원에서 성립 조건인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 제출되었다.11월 11일 오후 어느 언론사로부터 핸드폰으로 오전에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기자회견이 있었음을 알려주며 논평을 요청받았다. 이동 중이라 기사를 확인한 후 연락하기로 하였다. 연구실로 돌아와 관련 기사를 확인하니 뉴스로는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박주민, 우원식 등)이 함께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인 「중대재해에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그야말로 ‘벼랑 끝 정치’다. 벼랑 끝에 내몰려 한 걸음만 물러나면 떨어진다고 믿는 위기의식으로 정치에 임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끝이 안 보이는 전쟁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정치는 더이상 대의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게 되곤 한다. 정치 행위자들이 오직 조직보위의 논리로 ‘내로남불’과 ‘나중에’를 반복하는 동안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놓아 버린다.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공천을 위해 당헌을 개정한 것은 전형적인 사례다. 서울시장까지 공석이 되면서 재보궐 선거의 몸집이 너무 커져버렸고, 이에 따라 재보궐 선거는 정국의 향방을 결정짓는 선거가 돼버렸다. 특히 최근 부동산 정책 이슈로 인해 국민의힘의 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내년 4월에 있을 재보궐선거판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국면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선은 어떤 이유로든 여당에 책임이 있는 선거이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이 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결국 야권이 판을 어떻게 만드는가가 핵심이다.이런 면에서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다. 안철수 대표는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 시사, 혁신 플랫폼 구상 공개, 신적폐청산운동 제안 등 보수정치 간 연대를 겨냥한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이끄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단칼에 잘라버리고 있지만 결국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잘못을 저지른 것이 드러나자, 위에서 지시해서 조직적으로 문서를 파기한다. 그리고 있는 문서도 없다고 우긴다. 이런 행태는 조직적인 기업범죄에서나 일어나야 할 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검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1998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당시에 필자가 활동하던 참여연대에서는 ‘정보공개사업단’이라는 기구를 꾸려서 여러 정부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과연 정부기관들이 제대로 법을 지키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국세청, 국가정보원, 경찰청, 국회 등 권력기관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공개를 거부하면 소송도 제기하는 방식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에 필자에게 한 시민이 찾아왔다. 그 분은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책을 좋아하고 텍스트에 대한 분석력과 공감력이 뛰어난 Q가 있었다. Q는 학교 후배였다. 좋은 글을 보면 흥분해서 책장이 닳을 정도로 읽었다.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연필로 밑줄 긋고, 위에 다시 파란 펜으로 밑줄을 긋고, 페이지마다 스티커로 표시를 해두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어 주었다. 술자리가 무르익고 흥이 오르면 Q는 아끼고 아끼는 문장 하나를 시를 읊듯 읊조렸다. 책을, 책의 문장을 제 몸과 같이 생각하고 육화시켰다. Q는 자주 책의 문장을 인용해서 사회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했
[미디어스=김하정 칼럼] 요즘처럼 온라인시대를 절감한 때는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회의를 비롯한 각종 만남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미디어이용률이 크게 늘어났다. 그중 유튜브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이용하는 앱으로 조사됐을 만큼, 우리가 보내는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언론인권센터에서도 미디어 지형의 변화를 실감하며 유튜브에 대한 이해를 취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이용자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특히 최근에 담화형식으로 촬영한 ‘모두를 위한 유튜브’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프로젝트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튜브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어린 학생 볼모로 삼는 파업 안돼”9일 경남신문 4면 기사 제목입니다. 너무 익숙한 기사 제목입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 대부분의 언론은 항상 ‘볼모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왔습니다. 그 목적은 시민들과 분리해 고립하기 위한 것입니다. 언론에 의해 불리하게 형성된 여론에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면 불가피하게 파업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일부 언론은 ‘파업 기간 중 대체 인력 투입이 금지된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면서 우리 노동조합의 파업권이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지만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잊을만하면 검찰 뉴스다. 이번에는 특수활동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일 국회 법사위에서 검찰의 특활비 관련 언급을 하고 이튿날 감찰 조사를 지시하고, 국민의힘이 법무부 특활비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받아 치면서 검찰과 법무부 양쪽 특활비 사용을 모두 국회가 검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의문이다.9일 여야는 같은 자료를 보고 정반대의 해석을 주장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특활비 사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제출 자료가 부실해 검찰총장 개인의 특활비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의 자료는 비교적 소상
[미디어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경기·인천지역 민영 지상파방송사인 OBS가 유료방송과의 CPS(가입자당 재송신료) 협상 2차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유료방송과 1차 협상을 통해 IPTV사업자들과 CPS협상을 마무리한 OBS는 아직까지도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는 케이블TV 방송사들과 2차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케이블TV 방송사들이 이번 OBS와의 CPS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제정된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에는 지상파방송사나 유료방송사 한쪽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송신 협상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케이블TV 방송사들은 OBS와의 CPS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뿐만 아니
[미디어스=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2000년대 포털뉴스는 한국 언론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전 국민의 3/4이 매일 아침에 포털을 시작으로 뉴스를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포털뉴스 영향력은 짐작할만하다. 아직 《신문법(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포털뉴스는 뉴스를 생산하지 못하는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동법 제2조 6)로 규정되어 뉴스를 기사 배열원칙에 따라 전달서비스 하는 플랫폼임에도 시민들은 한국의 유력한 언론사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 발표한 ‘2020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 결과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3위 네이버, 6위 다음카카오가 선정되었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실제 시민들이 인식하기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미디어스=강남규 칼럼] 지난 10월 29일이 ‘촛불혁명 기념일’이었다고 한다. 10월 29일은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된 날이다.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촛불집회도 어느덧 4년이 지난 셈이다. 2016년 10월에 중학교 3학년이었을 학생이 성인이 될 만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촛불정신’은 여전히 여기저기서 소환돼 왔다.문재인 대통령만 해도 그렇다. 문 대통령에게 촛불은 “풀뿌리 민주주의”(2017년 10월)의 구현이거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2008년 1월) 요구였거나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2008년 1월)에 대한 염원이었거나 “선거제도 개혁”을 소명으로 하거나(2019년 7월) “공정”(2020년 9월) 실현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범위를 다른 정치인이나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투표를 통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 등을 공천하기로 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점에서 놀랍지 않지만 그렇다고 팔짱끼고 지켜보기만 할 일도 아닌 것 같다.당장 야당의 비판이 거세다. 열린민주당 등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정치세력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여당을 비난하고 있다. 특히 재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을 한 경우 공천하지 않기로 한 당헌 규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것인데도 손바닥 뒤집듯이 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물론 정치에서 약속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문제처럼 여겨진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상황 변화에 따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 이른바 ‘현실 정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을
[미디어스=최선욱 칼럼] 2020년 국회 국정감사가 사실상 끝났다. 이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유사 질의의 반복과 단순 공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10월 23일 위원장과 야당 간사가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대치상황까지 벌어져 화제가 됐다. 특히 보기 사나운 충돌 이유는 정책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감정싸움에 불과했고 과방위원들의 피감기관에 대한 이해가 너무 낮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 미디어 분야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내 방송산업이 처한 위기와는 동떨어진 수준이었다.국내 방송산업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여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 게다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국내 미디어 시장 내 영향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방송
[미디어스=김현옥 칼럼] ‘엄마 몰카’, ‘엄마 몰래 찍은 동영상’... 유튜브에 이 같은 영상이 게시되어 학부모들이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심각한 사생활 침해이지만 정작 촬영의 대상인 엄마들은 피해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의 술 마시기를 흉내 내고, 남의 집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일명 벨튀, 친구를 비난하거나 심한 욕설을 하는 앳된 유튜버를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초등학생들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각종 엽기게임을 따라하고, 직접 콘텐츠를 제작, 방송하고 있다. 이들 콘텐츠의 조회수는 수만 회를 훌쩍
[미디어스=백종훈 원불교 교무] 1986년 지어진 낡은 목조건물 원불교 뉴욕교당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래 견뎌온 만큼 군데군데 손볼 곳이 많다. 공사 책임을 맡은 김 선생님의 하얀색 포드 화물차(cargo van)에 실린 손때 묻은 연장에는 그와 함께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해병대를 나와 중동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한 그는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기회를 주고자 미국 이민을 다짐하게 된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족을 한국에 두고 홀로 남미로 가서 밀항선을 타게 되는데 뉴욕에 처음 도착한 후 컨테이너 안에서 일주일을 굶었다고 한다. 영어 한 마디 못했던 그이지만 어찌어찌 이민국 직원의 단속을 피해가며 지붕 고치는 일을 비롯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러다 영주권을 얻게 해주겠다는 한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황당한 일이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추미애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맞불을 놓기보다는 우리 아이가 잘못해서 죄송하다는 식의 ‘엄마 리더십’을 보였다는 것이다. ‘부하’ 논란을 의식해 ‘상급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다. 여러 차례 확인됐듯 법령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상급자인 것이 분명하다. 다만 수사나 기소 등에 대한 검찰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을 뿐이다.윤석열 총장이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당하다는 취지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에 보장된 검찰총장의 권한을 침해했다는 것인데 검찰총장의 수사 배제가 ‘결과만 보고 받는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이하 경총)는 지난 25일 국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경영활동을 위축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경총은 “현행 산업재해보건법에 규정된 사업주 처벌 형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기업이 안전, 보건 조치를 위반했을 때 싱가포르는 2년 이하 금고형, 독일・프랑스・캐나다는 1년 이하 징역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또한 “사망 사고에 대한 처벌 기준도 따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총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도입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며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이십 대에 역학을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역학에 빠져 매일 책을 보며 사주풀이를 공부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밌었고, 살아온 삶을 글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신나서 사람들의 사주를 받아 종일 사주를 풀고,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주풀이를 해준 사람들은 주위 친한 친구들과 아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기대에 차 사주를 나에게 넘겼고, 나는 그들이 살아온 과정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사주를 풀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이야기를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