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어지러운 정국이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현 정권의 정치적 급소(?)를 직접 타격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제대로 다룰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바람과 만나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알 수 없다.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행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라는 말이 무색해 보인다. 언론은 앞다투어 서민들의 박탈감을 말한다. 정치권도 비슷한 얘기들이다. 여당은 이낙연 대표를 필두로 거듭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부 대응도 정세균 국무총리의 “패가망신” 발언 등, 말만 보면 공사 직원 또는 공직자 투기를 응징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기세다.정부 여당이 호떡집에 불난듯 하는 이유는 뭘까? 언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3월 7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보도자료 을 발표했습니다. 이 보도자료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습니다.일부 언론은 단순 보도가 아니라 ‘기업 규제 완화 프레임’ 확산을 위한 한국경제연구원의 목적을 충실히 대변합니다. 조선일보는 기사 에서 그 원인을, 한국경제연구원 김용춘 고용정책팀장의 말을 인용하며, 마치 ‘지난해 12월 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돼 노조의 힘이 더 커진 것이 채용 시장에 영
[미디어스=심영섭 칼럼] 작년도에 우리나라 신문기업에서 종이신문 인쇄에 사용한 신문용지는 총 44만5천 톤이었다. 신문용지 톤당 정부 공시가격은 89만5000원이지만, 시장에서는 품질과 구매량, 결재방식에 따라서 70만원 중반대에 형성된다. 시장가격을 적용하더라도 신문기업이 2020년도에 신문용지 구매에 사용한 제작원가는 약 3500억원이 넘는다.어느 신문사나 신문용지와 인쇄잉크 비용 구매에 제작경비의 1/3을 지출하는 상황이다. 신문사가 신문용지와 인쇄잉크 구매비를 제때 갚지 않으면 업계는 공급을 즉시 중단한다. 자금 여유가 있다면 미리 사둘 수도 있다. 그러나 신문용지는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며칠 사용할 분량만 보관할 수 있다. 그래서 한때 전국종합일간신문 가운데 재무상황이 악화하자, 직원 월급을
[미디어스=김채윤 칼럼] 우리 사회는 어떻게 사건을 기억할까.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고, 이에 분노한 대중을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이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며 우리 사회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졌다. 시간을 맞춰 시청하던 뉴스 방송이나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 접하던 사건들 역시 24시간, 7일, 365일 개인의 일상과 밀착되어버린 요즘,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기억하고, 반응하고 있을까.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유명 배구선수들의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올라왔다. 이후 이어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일단은 누구나 예상한 대로다. 여당의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른바 ‘제3지대’ 후보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선출된 것이다. 역전을 기대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에게는 아쉬운 결과겠지만 지지자 입장에서 ‘본선 경쟁력’을 고려하면 달리 선택지가 없는 승부였다.두 승자들은 단일화 과정에서 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시종일관 수직정원 등 개발 이슈와 ‘쥐어짜는 주사기’로 대표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업적을 강조했다. 부동산 등 개발 요구에 호응하면서 장관 출신이라는 유능함을 어필한 것인데, 이게 서울시장으로서의 어떤 비전과 연결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상대로 나온 우상호 의원도 마찬
[미디어스=윤여진 칼럼] 미디어의 상업성, 특히 방송에서 프로그램과 광고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얘기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10년 전 드라마를 보면 지금의 드라마와 확연히 다르다. 협찬 장소에 로고가 드러나지 않고, 화장품, 건강식품 등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드라마 대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오히려 낯설다. 시청자의 시청권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면 방송광고 수익이 낮아지는 방송 제작 환경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송사와 규제당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연일 학교 폭력 문제로 시끄럽다.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배구선수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배구계에 이어 야구, 연예계까지 학교 폭력에 관한 폭로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재학 시절, 동급생과 후배에게 행한 폭력 행위가 십 년이 지난 지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 실재했으며 진실이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결국 배구계 쌍둥이 자매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으며, 모든 국제대회에 무기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서 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실상 사의를 철회했다.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22일 오전까지만 해도 사의 철회는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했기에 판단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주말 내내 여권의 설득 작업이 이어졌다지만 결정적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이 아니었을까 한다. 신현수 수석 입장에서도 자신의 거취 문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 상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다만 “거취를 일임”한다는 것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이 따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대다수 언론도 이 점에서 신현수 수석의 복귀는 ‘한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하고 있다.이후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3월~ 2016년 4월 사이에 방영된 MBC와 SBS의 주간 탐사 프로그램을 제작한 외주제작 PD들이 허가 없이 수용자와의 접견 장면을 촬영 녹음한 것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건조물 침입’의 죄로 처벌해 달라는 교도소장(구치소장)들의 고소가 이어졌다. 서울남부지검이 기소한 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2016년 11월~2017년 10월)과 2심 판결(2018년 8월~12월)이 선고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사건은 ▲2015년 11월 MBC “두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가 조선일보 대주주이자 코리아나 호텔 대표인 방용훈 사장과 관련된 수상한 해외자금에 대해 보도를 했다. 필자도 취재진과 함께 이 사안을 지난 몇 달간 조사해 왔다. 확인된 팩트는 이렇다. 1999년부터 2002년 사이에 317만 달러가 넘는 수상한 자금이 일본에서 캐나다 밴쿠버의 CIBC(캐나다 임페리얼 상업은행, 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 계좌로 송금됐다. 이 부분은 송금자료를 입수하여 확인한 것이다.입금된 캐나다 밴쿠버의 CIBC 계좌는 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사장의 처형과 장모 명의의 계좌였다. 바로 2016년 9월 학대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미란씨(방용훈 사장의 배우자)의 언니와 어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재보궐선거 관련 후보들 간의 TV토론이 시작되었다. 본격적으로 선거 분위기가 잡혀가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은 어디에서든 희망을 논할 대목을 찾기 쉽지 않다.15일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에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간 토론이 진행됐다. 지지율에 있어 다소 밀리는 우상호 의원이 적극적으로 논쟁에 나서겠다는 예고를 한 터라 기대를 가졌는데,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좀 김이 샌다는 느낌이다.우상호 의원은 박영선 전 장관이 내놓은 ‘21분 컴팩트 도시’를 주로 비판했다. 대전환이 아닌 대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영선 전 장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수직정원이 흉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하지만 현실성 등 한계를
[미디어스= 심영섭 칼럼]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수송되는 신문 물량을 합산하면,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신문부수는 일 평균 약 500만부로 추정된다. 흔히 신문사 인쇄공장에서 잘못 인쇄된 신문부수(黑破)와 짜투리로 남은 신문용지(白破)를 파지(破紙)라고 하고, 파지를 빼고 인쇄공장에서 각 신문지국이나 가판상인에게 수송되는 부수를 발송부수라고 한다. 유가부수는 신문지국 등에 도착한 발송부수에서 독자에게 유가로 보급되는 부수를 의미한다. 한국ABC협회의 2019년 조사 결과, 전국종합일간신문의 유가 비율은 높은 경우에는 97%, 낮은 신문사는 60%-70%대까지 나왔다. 하지만 2019년 신문지국 실태조사와 2020년 신문수송 실태조사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신문지국에 도착한 발송부수의 상당수는 포장도 뜯지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대파 한 단에 사천, 구백, 팔십, 원, 이라, 고, 요? 파를 사면서 가격 때문에 망설인 적은 처음이었다. 마트 직원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너무 많이 올랐죠?누군가 SNS에 대파 가격이 너무 올라 사지 못하고 왔다는 말을 듣고 뭐, 얼마나 올랐기에 했는데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올라 있었다. 한 줌밖에 안 되는 대파 한 단이 사천구백팔십 원이라니. 대파를 들고 생각했다. 파가 꼭 필요한가. 이렇게 비싼데. 일단 보류하기로 하고 파를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천천히 카트를 밀며 마트를 돌았다. 달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재판부가 내놓은 기각 사유는 이례적이다. 대개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이나 범죄 사실의 소명 정도를 언급하는데 영장 신청을 왜 기각할 수밖에 없는지 명확하게 적시했다. 요약하면 직권남용 등 혐의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주의 우려가 없으며, 이미 다른 주요 참고인들이 구속돼있고 관련 진술도 확보돼 있어 구속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이를 근거로 검찰이 정당한 정책 집행에 대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이런 주장은 오히려 본질을 흐린다. 구속영장 기각은 오히려 검찰이 수사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근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범죄 사실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도 다양한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예컨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매일경제 조성호 기자는 1일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급진적이고 편향된 노동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이 끊임없는 분쟁에 시달리게 됐다”면서 ‘친기업적 노동정책’을 주문했습니다.하지만 해당 기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심판 사건 현황에 중앙노동위원회와 아무 관련 없는 최저임금과 주52시간 상한제 등을 끌어들여 반노동정서를 확산하려는 나쁜 보도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쟁의 조정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사건 등 결정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심판 ▲비정규직 차별적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한 것은 이적행위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며칠 만에 바람빠진 풍선이 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서고 산업통상자원부가 문제의 문건을 공개했기 때문이다.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청와대와 산자부의 그간 해명이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보고서 첫 머리에는 “향후 북한 지역에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경우 가능한 대안에 대한 내부 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써있다. 사업 추진 주체로는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 공동으로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도록 돼있다.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한 문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여러 이유로 당장 추진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취지의 단서도 붙어 있다. 적어도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권의 ‘이적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여름이었다. 더웠다.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살인적인 더위가 일주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피로감과 짜증이 아파트 층층이 쌓여 금방이라도 지글지글 타오를 것 같았다.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날이 연속되었다. 기억하기로는 에어컨도 마음대로 켤 수 없는 사정이었다. 에어컨을 켰다가 전기세 폭탄을 맞았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뉴스가 되었다. 강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밤을 새우든가, 창문을 열어놓은 채 후덥지근한 바람을 뱉어내는 선풍기에 의존해 낮과 밤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이란 어떤 존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말 한마디가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것을 볼 때 대통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기자회견 내용을 뜯어보면 대통령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는 인식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이 간극의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간극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이다. 보수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사면권의 행사는 전적인 대통령의 판단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의 공감대가 없으면 사면은 어렵다고 했다. 이 시점에서는 사면권 행사의 목표인 국민통합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임기 말 사면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조선일보는 11일부터 시리즈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을 보면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새해인데 새해같지 않은 기분이다. 권력의 심부도 비슷한 분위기인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좀 힘이 빠진 느낌이다. 5년차라는 시점이 반영된 것이겠으나 최근 상황의 특수성이 영향을 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듯하다.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의 핵심은 코로나19 회복을 통해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극복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니 선도국가 도약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내용을 뜯어보면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이다. 이 정부가 그간 강조해 온 성장동력 키워드의 나열이다. 이게 특별히 잘못된 건 아니다. 사실상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해에 새로운 개혁 아젠다를 던지는 건 무리한 일이다. 그렇더라도 애초 계획을 어떻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