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3회 인권영화제를 불허하였다. “시국관련 시민단체들의 집회장소 활용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설보호 필요가 있어 당분간 청계광장 사용이 제한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인권영화제를 준비하던 인권운동사랑방은 4일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청계광장 인권영화제 개최 불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개최 불허가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정부에 의한 공안탄압/인권침해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인권영화제는 예정대로 6월 5일 청계광장에서 개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청계광장 인권영화제 개최 불허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된 이후 서울시
6월 5일부터 7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3회 인권영화제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의 공문 한 장으로 ‘위기’에 직면했다.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은 3일 인권영화제 주최 쪽에 ‘청계광장 사용 허가에 대한 변경(취소)사항 알림’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최근 본 장소에 대한 시국관련 시민단체들의 집회장소 활용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설보호 필요성이 있어 당분간 청계광장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으로 기 계획된 장소사용이 어려운 실정임을 알려드리오니 많은 이해있으시기 바라오며 장소사용 일정을 변경하여 재협의 하시면 가능한 범위 내 적극 검토하여 협조할 계획임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5일로 예정되어 있던 인권영화제를 사실상 불허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에픽하이가 또 다시 심의에 걸렸다. 이번에는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다. 지난 5월29일 청보위는 전자관보를 통해 에픽하이의 ‘8 By 8, Part2’, 김성수의 ‘말랑말랑’, 데프콘의 ‘Love Sugar’, 업타운의 ‘다줄게’ 등 국내음반 가운데 무려 48개의 곡을 청소년유해매체로 판정하였다. 에픽하이는 지난 3월에는 청보위로부터 ‘신사들의 절약정신’ ‘피해망상 Pt.3’ ‘뒷담화’ ‘신사들의 몰락’이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에픽하이 정도나 되어야 미디어에 등장하기라도 하지, 그렇지 못한 가수들 앨범에 19금 딱지가 붙는 것은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61개, 4월에는 58개의 곡이 청보위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 훈장(?)을 달았다. 청보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던 경복궁 안뜰,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에 나서는 순간,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사죄하십시오”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즉각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 막혀진 채 영결식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백원우 의원의 행동에 조갑제 같은 이는 “사람을 흥분시킨다”며 ‘장례식에서 대통령을 야유한 인간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조갑제닷컴’에 올렸다. 그런데 그 비난이 요상하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큰 소리를 내었던 백 의원의 행동에 대해 “국가의 권위와 法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좌익-깽판세력들이 발호할 수 있는 국민장이란 무대를 제공한 李(이) 대통령은 자신의 비겁함에 대한 代價(대가)를 스스로 치른 셈이다”고 평하였다. 대통령이 야유를 받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한
버스 30대로 충분했다. 아니다. 4대가 더 필요하긴 했다. 총 30대의 버스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완전히 둘렀다. 여기에 4대가 더 추가되어 원혜영 전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현역 국회위원들,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들, 음향을 묶었다. 참, 인간미 없는 광경이었다. 민주주의의 수준이 떨어지는 (대개 독재 또는 군부정권인) 아시아 나라들의 정치적 격변을 전할 때, 언론은 이 섬세한 주름을 펼치지 못하고 그냥 ‘반정부 시위’라는 간결한 표현으로 압축하여 전달한다. 일주일 가까이 공항이 점거되는 국제적 긴장(!)이 발생했을 때도, 미얀마(버마)에서 목숨을 건 시위가 났을 때도 언론은 그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고 통칭하였다.
이틀 후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다. 추모와 애도의 시간은 절정에 오르고 있고, 무수한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다. 슬픔과 동정, 미안함과 분노, 냉소와 비난이 노무현이란, 이제는 없어진 이름에 맺히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진 그 시각, 동행했다던 경호관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진술이 충격적이다. 경호관은 경찰 조사에서 세 차례나 진술을 번복하였다. 결국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진 그 시각, 경호관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27일 오전 최종적으로 기자들에게 밝혔다. 결국 네티즌수사대가 나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부터 인터넷을 떠돌던 ‘타살 의혹’ 등의 네티즌 발 음모론이 노골화되어,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 점점 그럴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주말을 강타한 이후 바삐 일요일 특별판을 제작했던 신문들은 월요일 제 모습을 찾았다. 지면 속 글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추모와 애도의 엄숙함으로 전하는 사이로, 광고가 눈길을 끈다. 지난 촛불 때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통해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했던 자발적 유료 광고가 또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촛불 이후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광고란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당시 뚝심있고, 진실된 언론을 지키자는 네티즌들의 ‘자발적 유료 광고’ 운동은 이후 신문 광고가 비단 무언가를 선전하고 홍보하기 위한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당위를 훌쩍 넘어선 사회적 행위였다. 이후 한겨레 생활광고란은 연예인들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데뷔 몇 주년을 기뻐하는 등 팬덤 문
추모와 애도의 시간이다. 각종 포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만들고, 흑백 편집으로 인터넷 분향소를 차렸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과 ‘노사모’ 홈페이지의 추모게시판은 말할 것도 없고, 블로그, 미니홈피, 게시판 등은 검은 리본과 국화가 가득하다. 다음 아고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서명은 물론 아고라 하위 카테고리인 ‘이야기’ ‘즐보드’ ‘청원’ ‘토론’ 등이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련 글로 빼곡하다. 다음 블로거 뉴스인 ‘뷰’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블로거들의 글이 쏟아져 나오면서 ‘노무현 서거’ ‘그리운 노 대통령’ ‘노사모’ ‘봉하마을’ ‘한나라당’ ‘덕수궁’ ‘공영방송’ ‘예능프로그램’ 등의 의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좀 과장해서, 대문을 열고 나가면 시장이 코앞에 있었다. 그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린 시절 유독 엄마를 따라 재래시장에 가는 걸 좋아했다. 운 좋은 날에는 먹자골목에서 떡볶이와 잔치국수를 얻어먹는 횡재도 낚아 챌 수 있었고, 꼬맹이 손으로 엄마 짐도 덜어주면 어른이 된 것마냥 으쓱거림까지 느낄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재래시장 나들이는 꽤나 오감을 충족해줄 만한 나들이다. 종종 옷까지 챙겨 입고 남대문시장으로 원정을 나가는 날은 부잡스럽기 그지없었다. 나랑 동생의 옷을 입히고, 엄마 역시 동네 시장 갈 때의 패션과는 사뭇 다르게 스커트까지 챙겨 입고 집을 나서면, 그 때부터는 ‘바나나’ 먹을 생각에 흐뭇하였다. 지금은 흔해 빠진 ‘바나나’가 그 당시에는 천원에 딱 두 개였다. 귀했다. 내개 남대문시장
미디어는 현실을 반영한다. 동시대를 뛰어 넘는 시공간을 그린다고 해도 이야기와 갈등 구조는 동시대의 ‘사람 사는’ 꼴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실이 투영되지 않는 ‘판타지’와 ‘픽션’은 없다. 서민 금잔디가 최고 재벌가의 2세 구준표를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일이 ‘현실 불가능한 것’일지 몰라도, 미디어는 그들의 사랑 얘기가 수천만 명의 러브스토리 중에 하나라고 믿어지게 재현해야 한다. 그래서 ‘현실’을 담지 않는 콘텐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르와 무관하게 말이다. 뉴스는 어떠한가. 뉴스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즉각 비난받는다. 시사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의 ‘오락물’은? 완전히 자유롭다. 연예인들끼리 앉아 그들만의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아무리 떠들어
‘치우(癡愚)’ 어리석고, 어리석다. 그의 이름이다. 호적상의 그것이 아니다. 그는 왜 스스로 ‘어리석은’ 존재라고 자신을 낮추어 규정했을까? 그의 이름은 문신을 시술하는 행위자로 살아가려는 자신에게 가해진 첫 번째 경찰 단속 과정에서 결정됐다. 경찰은 그를 충분히 ‘하찮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그때부터 그는 ‘어리석다’는 의미의 ‘치우’라는 이름을 자신의 인생에 새겨 넣었다. 2005년 초 아무리 노력해도 친해질 것 같지 않던 기계음의 두려움과 두통을 참아내야만 했던 그 곳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난 문신을 하기 위해 그를 찾았다. 누구나처럼 내 몸에 문신을 새길 것이라는 상상은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던 터였다. 두렵기 그지없었다. 사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몸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무엇인
1. 조폭은 왜 용문신을 하나요?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아마도 문신이 다른 범죄들과 긴밀한 연관을 맺던 시절부터 관행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신을 일본어로 ‘이레즈미’라고 하는데, 흔히 국내에선 재패니스 문신이라고 불립니다. 용문신은 이 재패니스 문신의 대표적 이미지입니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위압적 느낌을 주기 위해서, 신분의 표식으로 아마도 조폭들이 일본을 본 떠 일본 스타일의 용문신을 하게 되었고, 이 용문신이 미디어를 통해 자주 반복되며 문신의 대표적 형상으로 인식되면서 더욱 확대된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2. 문신은 아픈가요?아픕니다. 단,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습니다. 문신을 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문신이 굉장히 아프지 않을까
참으로 오랜만에 찾은 홍대 공연장이었다. 사실 공연을 보겠다는 작정은 아니었지만, 장황한 사정 속에 홍대 앞 상상마당 라이브 홀을 찾았다. 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릴레이 콘서트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 공연이었다. 인디계의 서태지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속해 있는 붕가붕가레코드의 레이블 공연은 ‘지속가능한딴따라질 제9탄 지속성장을 위한 신(新)사업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아침’ ‘솔탄 오브 더 디스코’ ‘치즈 스테레오’가 무대에 섰다. 특별 게스트는 ‘브로콜리 너마저’. 클럽 분위기를 살핀 지 오래 되어서 상상마당을 찾은 관객들이 많은 수인지 적은 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공연장은 나름 빼곡하게 들어찼다. 그리고 2시간30분 가량의 공연 동안
(이하 일밤)의 진땀 빼는 모양새다. 안쓰럽다. 이 한자리수 시청률로 주말 저녁 오락프로그램에서 맥을 못춘 지는 꽤 오래된 일이지만, 동원되고 있는 구원책마다 한결같이 수렁이라 더욱 위험한 지경이다. 실제 연예인 커플을 찾아 결혼을 시켜보기도 하고, 시작한 지 4주 밖에 되지 않은 코너도 과감하게 퇴출시켰다. ‘빙의’를 빙자한 몰래카메라까지 동원하며 소녀시대의 덕을 보려 했으나, 이조차 신통치 않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망’을 접고, 새롭게 시작한 ‘퀴즈프린스’ 코너에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준표’가 등장하였다. 방영 전부터 네티즌들은 우려를 넘어 경계하였다. 특히 미디어법을 둘러싸고, MBC와 한나라당이 첨예한 의견 대립을 하고 있는 터라, MBC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
‘한자’가 ‘가출’을 감행했을 때 엄마들만이 아니라 아빠들, 아들딸들이 ‘깜놀’했다. 그 ‘세기적’ 가출을 둘러싸고 말들이 참 많았다. 결론은 역시 ‘엄마’였다. 그렇다. 내게도 엄마는 ‘한자’와 같았다.(참고로 한자는 KBS 의 주인공, 김혜자가 열연한 인물의 극중 이름이다.) 가족들에게 치였던 그녀는 단 몇 개월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했다. 물론 가족들과 떨어진 공간에서 말이다. 엄마의 모습이다. ‘한자’는 그렇게 드라마 속 인물이되, 우리네 엄마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런 엄마의 가출이라니…. 철렁했다. ‘혹시 정말 엄마가 책을 읽고 싶어, 자신만의 시간을 갖겠다며 가출한다면 어떡해야 하나?’ 그렇다. 끔찍한 풍경이다. 균열을 일으킨다. 이쯤 되면 한자는 드라마속의 엄마를 존
가수 구준엽이 경찰의 반인권적인 마약 혐의 조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기자회견이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SBS (이하 한밤)가 사고를 쳤다. 그의 기자회견이 있던 날 밤 방송된 한밤은 마약 조사 혐의를 받고 있는 구준엽과 매우 특이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청자들은 그 특이한 리포트를 보고 몹시 화가 났다. 방송이 채 끝나기 전부터 한밤 게시판에 구준엽 인터뷰에 대한 질책들이 쏟아졌다. 뒤늦게 해당 방송분을 살펴봤다. 시청자들의 격노를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PD는 고압적인 태도로 구준엽의 마약 조사 혐의에 대해 캐물었고, 반복해 질문했다.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어요?” “진짜로요?” “제 눈을 보고 이야기하세요.” 구준엽
1. 기자회견장시원시원한 얼굴, 거침없는 몸짓, 당대 최고의 춤꾼이자 DJ Koo로 테크토닉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구준엽이 ‘클럽’을 박차고 나왔다. 들썩거리고, 소란스러운 것이 그의 제 옷이라 생각했는데, 그는 ‘마약’이라고 하는 한국 사회의 거대한 장벽을 마주하고 기자들 앞에 섰다. 모든 걸 떠나서, 너무나 눈이 부셔 모든 것이 정지될 것만 같았던 더위가 매서웠던 날에 어울렸던 풍경은 아니었다. 기자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의 뒤통수만 들여다보며, 마이크 없이 생 목소리로 기자회견에 나선 구준엽의 이야기를 듣고자 귀를 쫑긋거려봤지만, 그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받지는 못하였다. 그이가 뱉은 ‘연예인’ ‘시민’ ‘인권’ ‘자유’ ‘클럽’ 등의 단어를 주워 재구성하기도 바쁠 만큼 기자가 많았고, 자리는 좁았
: 10.2% : 9.6% : 7.8% : 7.7% : 7.4%. 주간 시청률 순위가 아니다. 4세부터 12세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 베스트5’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 미디어 코리아에서 발표하는 시청률 조사에 따른 것이다.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어린이들은(다시금 강조하지만 4세부터 12세까지이다.) , , , , 을 주로 시청했다. 무려 42.7%의 시청률을 보였다. 참고로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집계된 주간 시청률 전체 TOP5는 31%, 26.3%, 22.4%,
그녀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다. 2009 세계피겨스케이팅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사회를 들썩이게 했다.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고 하여 ‘스포츠 외교관’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도 얻었다. 아시다시피 이제 그녀는 빙상 위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어딜 가도 화제이고, 무엇을 해도 주목받는다. 빙상 위에서만 춤을 추지도 않는다. TV는 에어컨을 팔기 위해 몸을 들썩이는 그녀를 중계한다. 세계 신기록이라는 기염을 토한 그녀의 연기는 어쩜 얼음판을 달군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모든 것을 녹여버렸는지도 모른다. 이성까지도. 김연아에 정신줄을 놓은 것은 단연코 ‘미디어’다. 지금도 각종 포털에 김연아와 관련한 뉴스와 사진들이 돌아가고 있다. 못미더워 품을 팔겠다면, 지금 당장 찾아봐도 좋다. 김연아가 한 명의
까나리액젓을 ‘자발적’으로 들이키고 싶은 사람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에도 없다. 강호동, 이승기, MC몽, 은지원, 김C, 이수근은 여태 수십 번씩 거무튀튀한 액체를 마셔버렸지만, 여전히 몸서리친다. 적응되지 않는 무엇과의 사투이다. ‘복불복’은 그 자체다과장해서 말하자면 그들은 까나리액젓 다량 섭취 기네스북에 올라도 되지 않을까 싶다. 방송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라면, 놓여있는 6개의 종이컵 가운데 까나리액젓이 아닌 것을 고르는 기술적인 방법은 없다. 복권의 확률보다는 떨어지지만 그냥 ‘운’에 맡기는 수밖에. 거기엔 수리적 판단도 논리적 근거도 없다. 아시다시피 그냥 고르는 제비뽑기이다. 그래서 ‘복불복’이다. 횟수로 2년 넘게 그 한 번의 선택으로 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