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겨울 해는 짧디 짧습니다. 동쪽 능선에서 느즈막히 나온 해는 오전에 잠깐 보였다가 오후가 되면 서쪽 능선에 가려 산중은 온통 그늘입니다. 하늘 높이 큰 반원을 그리며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던 해가 그리운 날들입니다. 그나마 잿빛 하늘에 해가 가려 온 땅이 꽁꽁 얼어있지 않은 날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해는 며칠 남은 동지까지 계속 짧아지겠지요. 이곳에 자리잡고 산 지 4년 되었습니다. 얼기설기 만든 집이라 손 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아이들 방은 방바닥에 붙인 종이가 군데군데 뜯어지고 벽에 붙인 종이도 낡아 흙벽이 보이는 곳도 생겼습니다. 더구나 아이들이 크면서 방이 하나 더 필요해 부엌으로 쓰던 곳을 방으로 만들고 마루로 쓰던 곳을 부엌으로 만들 거창한 계획을 했습니다.
“앞으로!”를 부르짖는 ‘명박 군단’의 핵심 수뇌부들이 같은 날 서로 정반대의 말을 내뱉었다. ‘군단장’ 겸 ‘독전대장’까지 맡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돌격대장’을 맡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주인공이다. 강 장관은 19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옥석을 가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부동산 투기보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때”라며 “자산 디플레이션이 일자리를 줄이면서 자영업자들이 생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엔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및 전매제한제 폐지,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밀어붙이겠다는 함의가
농협에는 주인인 농민이 없다. 대도시 도심 곳곳 우람한 건물에 농협이 들어 있다. 농업과는 거리가 먼 도시민을 상대로 돈놀이하는 곳이다. 농업은 날로 황폐해지고 농민생활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이와 달리 농협은 금융업으로 날로 비대해지면서 조직은 더욱 관료화되고 있다. 돈을 많이 만지다보니 흙냄새 나는 농민과는 점점 멀어진다. 그곳이 복마전인지 역대 중앙회 회장이 줄줄이 쇠고랑을 찬다.조합원 240만명이 참여하는 농업협동조합은 거대한 조직이다. 중앙회 산하에 지역조합만도 1190개가 있고 중앙회 임직원(정규직)만도 1만7800명이나 된다. 자회사만도 농업부문 11개사, 축산부문 2개사, 신용부문 4개사, 교육부문 4개사를 거느린 방대한 규모이다. 중앙회 회장은 재벌총수만큼이나 막대한 세력을 갖고
전파는 국민의 재산이다. 어떤 정파, 어떤 자본도 전파를 자기이익을 위해 이용해서도 안 되며 이용할 수도 없다. 특정정파, 특정자본이 전파에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면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이 실종되고 방송의 가치인 공공성·공익성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방송법은 방송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소유한도를 두고, 거대재벌의 방송진출을 막는다. 신문법은 신문·방송 겸업금지를 통해 여론독과점을 막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공영방송을 뺏어 족벌신문과 거대재벌에 바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신문의 방송소유를 허용한다고 공언해 왔다. 그것은 MBC, KBS2의 민영화라고 흘리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을 통해 보는 보도전문채널과 종합편성채널만 허용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지난 해 이즈음의 일이다. 오후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쭈빗거리며 사무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구석진 곳에 있는 나를 발견하지 못한 그 분은 제일 눈에 띄는 자리에 앉은 한 직원에게 다가가 어렵게 말을 붙인다.“저~”“네, 무슨 일이세요?”“애청자인데요, 원음방송 수첩 좀 얻으려고 하는데요~”“수첩이 없는데요…….”12월 초부터 배포되기 시작한 수첩은 12월 중순, 이미 교단 각 기관과 관계 기관 등 수요에 따라 발송이 마무리된 상태였다. 우리 방송사의 수첩은 사이즈가 A4 절반 정도의 크기로 제작되어 특히 출장이 잦은 공무원이나 자영업자에게 인기다. 멀리 정읍에서 왔다며 몇 번을 사정하는데, 직원 입장에서도 없는 수첩이 어디서 자동판매기처럼 튀어나올 리도 만무하다.
예산정국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그 무기력함을 넘은 배신행위를 보며 더 이상 민주당의 지금 지도부로서는 그 어떤 연대도 힘을 받을 수 없다는 절망이 앞선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자괴감이 드는 것은 현재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준표가 ‘전투’라고 규정한 정책정국이다. 각종 ‘반동적 법안’들이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의 골인 지점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속수무책이 아니라 오히려 방조 및 동조현상까지 드러나고 있다. 웰빙야당으로 비난받아왔던 한나라당의 야당시절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지난 10년까지 볼 것 없다. 노무현 정권 시절,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진보개혁진영이 주창한 국가보안법, 신문법, 사학법, 과거사법 등 소위 ‘4대개혁법안’을 ‘4대 악법’으로 규정하
군주가 명령하는 곳에서, 이제 바람의 비명은궁전을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다."여기는 약자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권세가가 살고 있는 곳"이라고 바람은 소리친다. -10세기에 활동한 아랍의 세속적 시인인 알마아리의 시 구두가 날았다. 다시 한 번, 미확인 비행물체가 성소를 겨냥해 날아올랐다. 2001년 9월 11일 이래 두 번째였다. 9.11과의 직접적인 비교가 가당키나 한 것이냐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두 행위는 다른 시간대를 날아 오른 하나의 분노라는 점에서 같은 동기를 갖는다. 하지만 이번 행위가 ‘훨씬’ 훌륭하다. 우선, 2001년의 미확인 비행물체가 불특정 다수의 보편 미국을 살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 부적합한 비행이었다면, 이번의 비행은 그보다 훨씬 정교한 목표를 갖는 인류
정부가 14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4대강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한반도 대운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이 대운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4대강 정비사업은 홍수예방과 하천환경 개선을 위한 것으로 뱃길을 만드는 운하건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정부의 이같은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5월 “4대강 정비 실체는 대운하 계획”이라고 폭로했던 김이태 연구원을 지켜주기 위해 인터넷 공간에 모였던 수많은 네티즌들이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발표에 따라 다시금 모여 “4대강 정비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 연구원의 양심선언이 있은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책 읽어주는 남편? ‘책 읽어주는 여자’라고 하면, 그런 영화는 프랑스산으로 있는 줄 알지만, 저는 제 생애에 책 읽어주는 남자를 우리나라에서 만나리라고는 진짜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실재하고 있었습니다. 2008년 11월에 만났습니다.“요즘 밤마다 아내 눕혀 놓고 책을 읽어줍니다.” 이랬습니다. 물론, ‘밤마다’와 ‘눕혀 놓고’라는 대목에서, 참으로 경망스럽게도, 좀 요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대목에서는 제가 아무 실감을 하지 못했습니다.그이는 이어서 “한 1년 됐는데, (책을) 쌓으면 한 이만큼은 되지 아마?” 이러면서 손을 턱 바로 아래 즈음에 갖다 붙였습니다. 저는 미련하게도, 이 때조차도 머리 속에서 실감나게 그런 풍경을 그려내지를 못했습니다.“아내는 누
리베로(libero)라는 낭만적 기억‘리베로(libero)’라는 포지션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있었다. 축구 얘기다. 우선, 독일의 베켄바워(63)와 마테우스(47)가 떠오른다. 뭔지,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그렇지 않다. 당신도 분명히 알고 있다. 우리에겐 ‘영원한 리베로’라 불렸던 홍명보(39)가 있었다. 홍명보, 이제는 아련해지려고까지 하는 이름이다. 그 리베로가 지배하던 시대는 분명 멋졌다. 홍명보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리베로는 낭만의 이름이다. 리베로는 이탈리아어로 ‘자유인’이란 뜻이다. 축구에선 수비의 최후이다. 최후라면, 황산벌이 자신의 마지막이란 걸 예감했던 계백이고, 아두(유비의 아들)를 구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당산벌에서 생을 마감하겠다던 조자룡이다. 그렇다. 홍명보는 언제나
한가한 일요일 저녁 시간 박중훈과 장동건이 시청자들을 찾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월요일 오전 혹평을 위해 인터넷을 찾았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정통 토크쇼라는 틀거리에 비해 시청률은 TNS미디어코리아 11.4%,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9.5%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의 진행에 있어서는 누리꾼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진행의 어색함은 물론, 식상한 질문은 장동건이 아닌 시청자들을 무안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지적의 핵심은 박중훈에게 맞춰져 있다. 그러나 ‘과연 어색한 진행과 식상한 질문이 전부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방송은 치밀한 계산 속에 이뤄진다. 녹화 전에 PD와 작가는 수차례 회의를 이어간다. 곧 진행의 어색함은 프로그램의 준비가 부족한 것을 말하
2008년에 나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이쪽이냐 저쪽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섰으며, 돌고 돌아 ‘서울’이라는 얼굴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얻게 된 것은 여전히 세상은 지랄같다는 객관적 사실과 그럼에도 ‘나는 소중하다’는 주관적인 체험이다.3개의 언덕, 꾸역꾸역 타고넘기올해 2월 둘째가 태어났다. 이 꼬마는 태어날 때부터 약간의 기형을 타고 났고, 이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2주간의 단식과 수술을 거쳤다. 매일 인큐베이터를 통해 본 아이의 모습은 아내를 포함한 주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모습이었고, 아직도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경험은 나에게 50년의 인생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인생, 그러니까 내 아이들의 인생과 아이들의 아이들의 인생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런 경험이 올해 초
지난주 우리나라 언론의 주요 지면을 장식한 내용 중 하나가 미국의 언론 기업의 파산보호 신청이었다. 올해로 설립된 지 161년 된 미국의 언론기업 트리뷴 컴퍼니(Tribune Company)는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광고수입의 감소로 인한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12월8일 미국 델러웨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미국의 금융기관과 자동차산업에 이어 언론사까지 휘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트리뷴 컴퍼니는 ‘거대’ 아닌 ‘중형’ 미디어그룹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언론들이 트리뷴 컴퍼니의 파산보호 신청을 소개하면서 트리뷴 컴퍼니를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미디어발전시민연대라는 잘 알 수 없는 단체가 KBS 미디어비평 첫 방송인 11월 21일자 ‘프레스 프랜들리의 그림자’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제소했다고 한다.미디어발전시민연대(약칭 미발연)는 사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를 비롯한 연합 소속 단체들라고 밝혔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흔한 인터넷 웹사이트 조차 없는 그래서 도대체 어떤 구성원이 있고 어떤 언론학자가 소속돼 있어 미디어 감시를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여하튼 이 단체가 미디어 비평 첫 방송에 대해 일반 시청자 소감 수준의 글을 제소이유로 밝혔기 때문에 시청자 의견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하는 일부 시청자에 대한 제작진의 도리라 생각하며 글을 쓴다. 이 단체는 미디어비평 첫 방송에 대해 대체로 여섯 가지의 문제점을
'촛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고비에 섰을 때, 정치학자 최장집은 촛불이 '정당정치의 부재'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러곤 '정당정치 강화'만이 궁극적 해답이라고 봤다. '촛불'을 버려야 '촛불'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럴 듯했다. 상식을 지향하는 일부 주류 미디어와 개혁을 지향하는 많은 인터넷 미디어들이 그의 발언을 확대 재생산해댔다. 그는 최장집이었다. 결국, 그의 발언에서 시작된 그 정치학의 맥락과 공학이 현실 정치의 '반MB 전선' 논쟁을 거쳐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제도 정당과 4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민생민주국민회의'까지 왔다고 나는 감히 믿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는 최장집이다. 문득, 피로하다. 회의가 깊다. 겨울이 춥다. 정당정치와 그 밖의 모든 것들
차 다니지 못하는 산중에 살자면 짐 질 일이 많습니다. 쌀농사를 짓지 않기에 11월부터는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쌀 지어 올리고 농사짓는 분들과 효소 곶감과 물물교환 해 일 년치 쌀을 져 올립니다. 12월엔 부모님과 함께 한 김장 김치도 져 올립니다. 쌀, 김치 외에도 살면서 필요한 짐이 참 많습니다.산길을 오르면서 짐을 손에 드는 방법은 쉽지 않습니다. 가벼운 무게라도 손이 자유롭지 않으면 오르는 길은 훨씬 힘이 듭니다. 산에서 짐을 옮기는 도구로 지게와 배낭이 있습니다. 부피가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은 주로 지게로 옮기고 부피가 작고 가지 수가 많을 땐 큰 배낭으로 옮깁니다. 손에 들고 산길을 오르는 게 힘들다보니 우연히 내려가게 되거나 짐이 목적이 아닌 때도 내려갈 땐 지
나는 여성학자도 아니고 페미니스트도 아니다. 오히려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이나 운전에 서툰 모습에 분노하는 ‘우파적 남성상’에 가깝다. 물론 나의 속성은 그러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란 남성에 종속된 여성들 혹은 조롱의 대상으로서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 뭐 이딴 게 아닌,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이다. 상식적인 생각과 상식적인 행동이 인정되고, 통용되는 그런 사회. 물론, 상식이 사회에 따라 다르게 통용되어 악용되는 경우도 많지만, 어찌되었든 가장 보편적인 관점에서의 그런 상식 말이다. 이러한 상식은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신문에서의 사진 게재와도 관련이 있다. 우선 아래의 사진부터 보자. 국내 주요 일간지에 실린 여자선수들의 사진이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이 글이 끝난 후 다시 생각해보
최근 인터넷 상에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하는 놀이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NAN 방송국’ 안상태 기자는 리포팅 현장에서 진짜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개그를 한다. 이른바 호소형 개그다.예를 들면 이렇다.“앵커 : 네, 안상태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안상태 기자, 지금 미국 숲속에서 산불이 났다고요?안상태 : 네, 저는 지금 미국 숲속 현장에 나와 있어서 대피 하려고 하고 있는데………앵커: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안상태: 나안~ 산정상에 있고! 더덕 캐러 왔을 뿐이고! 더덕 다 구워지고, 나도 구워지고! 엄마 더덕 기다리고 있고! 나도 엄마 보고 싶고!” 이쯤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가 다급한 상황에서 리
역대 정권이 아파트 투기 죽이기, 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퍼부어왔다. IMF사태를 뚫고 태어난 김대중 정권은 고용창출을 내세워 모든 투기억제책을 일시에 풀었다. 투기광풍과 함께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집값 폭등과 힘겹게 싸우다 지쳐 퇴장했다. 이어 등장한 이명박 정부는 잠금장치를 모조리 열어젖히면서 투기망령을 부르는 굿판을 벌이는 모습이다. 역대정권이 정책의 후유증과 부작용은 뒷전에 둔 채 근시안적인 대책에 매달려 국민에게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경제파탄이란 난제를 안은 김대중 정권은 실업구제를 위한 경기부양이 화급했다. 그래서 주택경기 부양에 매진했다. 1970대 이후 역대 정권이 투기망령을 가두려고 채웠던 온갖 족쇄를 앞뒤를 가리자 않고 한꺼번에 풀어버렸던 것이다. 그것은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였
박신양의 과다 출연료 문제가 결국에는 드라마제작사협회의 ‘무기한 출연정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이렇다. 박신양은 지난해 7월 종영한 SBS 드라마 4회분을 연장 출연하는 조건으로 회당 1억7050만원, 총 6억82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제작사는 박신양에게 3억4100만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지급받지 못한 금액에 대해 박신양은 소송을 제기했다. 드라마제작사협회는 “박신양이 연장 방송의 출연 대가로 요구한 회당 1억7050만원이란 출연료는 제작사가 방송사로부터 지급받는 외주 제작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라는 이유로 무기한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제작사인 (주)이김프로덕션 측에도 책임을 물었다. 입회 금지와 각 방송사에 해당 드라마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