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이버가 TV 마다 광고를 엄청나게 내보내고 있습니다. 광고의 내용은, 내가 원하는 정보만을 첫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슬림한 화면 개편. 뭐가 그리 변했기에 이 난리일까-하고 들여다보니... 예전부터 얘기나왔던, 오픈캐스트와 뉴스캐스트 중심의 화면변화더군요. 조금 살펴보다, 이거 뭐가 대단한 거야? 하는 생각이 들다가, 조금 눈쌀이 찌푸려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이버는 원하는 것을 다 얻었고, 일반 사용자들은 어쩌면 다양한 정보를 뺏길지도 모를 상황이 되었으며, 언론사들의 포탈 종속은 심해질 것 같습니다. 뭐, 앞으로 포털 종속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긴 하지만-이번 개편을 통해 네이버가 얻은 것이번 개편에서 네이버는 무엇을 얻었을까요? 간단히 말해 "포털 미디어 논란"에서 탈피 + "
그이를 다시 만날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2008년 7월 5일 창원 촛불집회에서 그이의 노래를 처음 들었습니다. ‘행진’이었습니다. 가사 전체를 알지는 못하지만, 높은 소리로 “행진!” “행진” 할 때는 가슴 깊이까지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그런 그이를 거의 여섯 달만인 12월 29일 마산 창동 촛불 집회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이는 어김없이 ‘행진’을 불렀는데, 두 번째 듣는 노래여서 그런지 7월 여름과 같은 시원함은 없었습니다. 그이는 예명이 ‘지니’였습니다.저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지니’는 10년 동안 지역에서 가수로 활동해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기간 이를테면 라이브 카페 같은 데서 이날 거리에서 부른 ‘행진’이라든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따위
Slippery Rock이라는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 와있습니다. 새해 첫날, 바깥에 나가 먼 지평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쳐다봅니다. 눈이 발에 밟힙니다. 햇빛에 영롱하게 반짝이네요. 잠시 삶을 반추해 봅니다. 루카치를 읽다 나왔습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일까요? 2009년 우리가 현실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기 지식’은 뭘까요? 며칠 전 유학생활을 했던 위스콘신주의 매디슨을 찾아갔습니다. 학교 가는 버스 앞자리에 한 흑인 할머니가 앉아 계시네요. 아네트 힐이라는 66세 노인입니다. 어디선가 주어온 신문 쪼가리들을 칼라펜으로 그으며 읽고 있습니다. 대체 무얼 그리 열심히 보나 궁금해 말 걸어봅니다. 다음과 같은 칼럼의 한 대목을 열심히 기억에 담고 있었습니다. 그냥 영어로 옮겨봅니다.“
1. 풍선 나눠주는 것도 죄가 된다마스크 처벌법에 이어 이 나온 것 같다. 경찰이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 행사장에서 노란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준 해직교사와 대학생을 불구속 입건했다. 동아일보의 이 기사는 친절하게도 경찰이 밝힌 두 사람의 혐의가 “31일 밤 9시30분부터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 준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이게 범죄 구성요건이 되는지 궁금하다. 인도에서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건 도대체 어떤 법을 위반했을까. 동아일보가 소개한 풍선에 새긴 문구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는 아무리 확대해석해도 북한을 찬양고무한 내용이 될 수 없어 국가보안법 위반도 아니다. 동아일보는 입건된 두 사람이 “풍선을 나르고 이를
방송‘통제’위원회 위원장 최시중 ‘옹’과 관제 ‘국영방송’ KBS 사장(?) 이병순 ‘일병’이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을 모두 공자 말씀으로 장식했다. 최 옹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20주년 기념일인 지난해 12월19일 공자의 이른바 ‘정명’(正名)론을 설파하더니, 딱 이 주일만인 지난 1월2일 신년사에서 이 일병은 정명론과 오십보 백보인 이른바 ‘政治’론을 논했다. 그런데 두 사람 다 공자 말씀 인용에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최 옹은 ‘정명’론의 배경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남의 잔칫집을 발칵 뒤집어 엎는 ‘비례’(非禮)를 저질렀고, 이 일병은 ‘왕이 왕답고 사장이 사장다워야 한다’는 얘기는 쏙 빼놨기 때문이다.이 일병은 신년사에서 (KBS 구성원들에게) “자기 자리 찾아가기를 서두
인종적 편견과 세기적 경제위기를 뚫고 태어난 차기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지만 노예의 후예가 아닌 이민 2세라 흑인사회에서도 비주류이다. 하지만 관용을 근간으로 하는 그의 인사정책은 사회통합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달리 빈한한 집안 출신으로서 재벌기업 최고경영자를 지낸 이명박 대통령은 ‘고소영’, ‘강부자’란 말이 잘 표현하듯이 편협한 인사정책을 통해 사회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초대내각 구성을 보면 인종, 종교, 성별, 이념, 정파를 초월한다. 경선과정에서의 경쟁자, 반대당인 공화당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하고 있다. 미국이 이민국이지만 유색인종은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갇혀 공직사회에서의 출세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언제고 경제가 중요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먹고 사는 일의 심각성을 지독하리만치 뼈저리게 경험한 터라 이제는 엔간한 적신호에는 내성이 생겼을 법도 한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집어삼킬 듯 휘몰아치자 사람들은 또 한 번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닐까 근심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관심이 ‘경제’로 귀결된다.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의 사람들까지 남녀노소와 신분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너도나도 입만 열면 경제다. 경제가 그토록 중요해지자 이미 언론 보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게 된 경제뉴스도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다.문제는 우리 언론이
바야흐로, 박계동 정국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의 오만과 박력을 보건대, 그가 조만간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맥주를 뿌리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이다.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2006년, 자리 배정에 불만 있다며 민주화 운동의 오랜 선배였던 이재정 평통 부의장에게 맥주를 끼얹는 사회 부적응 행동을 보여줬던 그이다. 조만간 역시, 민주화 운동의 선배인 원혜영 의원을 향해서 국회 로텐더홀에 자리잡은 것에 불만 있다면 맥주를 투척할 그를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제(4일)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이 야당 의원들을 향해 노발대성(怒發大聲)을 터뜨렸다. 야당 의원과 당직자들의 행동이 특수침입죄에 해당 된단다. 특수침입죄는 아마도 특수주거침입죄를 줄여서 말한 것일 테다. 야당 의원들의 행동이 무리를 지
그동안 상대하지 않으려 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였다. 보신각 타종 현장에 대한 KBS의 영상조작까지 ‘좌우 이념대립’과 ‘진보-보수 대리전’으로 몰고 가는 조중동의 저열한 수법에 놀아나기 싫어서였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가상광고’(virtual advertisement)를 반대해온 주요한 이유가, 있지도 않은데 마치 있는 것처럼 시청자를 오도할 수 있는 가상광고의 ‘실재 왜곡 효과’ 때문이었음을 안다면, KBS가 얼마나 무서운 짓을 저질렀는지는 상식적인 판단의 문제에 속한다.상식이 진보-보수 대리전으로 둔갑하는 이 ‘더러운’ 현실에서, ‘뉴라이트’와 기꺼이 싸움을 벌이고자 한다. 뉴라이트가 ‘조중동 뉴스-재벌방송’ 실현을 위해, 여론 다양성 압살을 위해 ‘돈 자랑’에 나섰기 때문이다.
역시 ‘독전대장’의 서슬 시퍼런 칼날은 무서웠던 모양이다.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을 풀고 대화를 하는 와중에, 비상경제내각을 선포하고 중단 없는 ‘속도전’을 강조하자, 한나라당이 다시 날치기 통과를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섰다. 독전대장의 신년사는 ‘타협은 없다! 돌격 앞으로! 아니면 내 손에 죽는다’는 명령을 한나라당에 내렸다. 그것은 ‘전시내각’의 선포였고, 공안정국의 공식 선언이었다.애초 독전대장의 계획은 이게 아니었을 것이다. ‘날치기’ 하고 ‘전시내각’ 선포한 뒤 ‘공안정국’ 선언하는 수순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판 ‘제5열’들의 준동 때문에 그르쳤다. 할 수 없이 전시내각 선포와 공안정국 선언을 통해 날치기를 돌파하는 방식으로 ‘모양새’를 왕창 구겼다.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던 홍준
히틀러의 부하 중 한 사람인 Albert Speer의 회고록을 보면, 히틀러의 주변은 ‘사안별 정책별 일탈’도 용납하지 않은 하나의 ‘완전한 집단’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런 집단의 분위기에서는 어떠한 야만적인 정책과 행동도 그럴 듯하게 보였고, 반대 의견이 하나도 없으므로 ‘만장일치’라는 환상이 생기고, 따라서 보다 나은 방안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쓰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현실을 잘못 보는 사람은 주변에서 이를 질책하고 비판하면 그 약점을 곧 바로 잡는다. 하지만 히틀러 체제에서는 그런 잘못을 교정한다는 것은 있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일그러진 거울 속에 ‘자기기만’만 되풀이해 비치게 되었고, 음울한 바깥세상과는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에서만 머물게 되었다. 이런 거울 속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지난 2일 문화부 출입기자 정례 간담회에서 KBS가 보신각 제야행사 중계 과정에서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알아서 해석하라”며 “그 부분은 뉴스방송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신경민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타종 방송이 뉴스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제작진의 해명도 읽어보았다. 그렇다면 (현장 상황이 기획의도와 다르다면) 현장음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저널리즘 차원에서 여러 가지 논쟁을 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코멘트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두 사람의 주장을 보면서 ‘기자 출신’ 신재민 차관과 ‘현직 기자’ 신경민으로 대비된
신년 벽두부터 MBC 의 신경민 앵커의 마무리 발언이 단연 화제다. KBS의 영상 조작을 빗대어 1월1일 뉴스데스크 말미에 던진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실습교재로 열공했다”는 발언이다. 먼저 ‘화면의 사실과 현장의 진실’이란 발언으로 사실과 진실의 의미 차이를 설명했으나, 보다 분명히 표현하면 ‘화면의 조작과 현장의 진실’이 맞다. 신 앵커가 KBS를 보다 우아한 언어로 비판한 것으로, 이 또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 1987년 노태우 김대중 김영삼이 경합했던 대통령 선거에서 KBS는 노태우의 유세장면을 스케치하는 보도에서 ‘무대 가장 앞 쪽
친구들과 만났다. A는 대입을 앞둔 딸이 있다. 수시에 떨어지고 두 군데 정시 모집 원서를 접수한 후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평소 성실하고 자기 앞가림 잘하기로 소문난 A의 딸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아이다. 딸 키운 보람 톡톡히 볼 거라며 모두 A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만 둘인 나는 애초부터 딸의 다감하고 자상한 면모를 느끼지 못한 터이고 또 다른 친구인 B는 학교성적으로부터 너무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딸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날 정도다. 내 친구 둘 다, 새해부터는 두 집 살림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A는 딸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규모를 줄여 딸의 원룸 전세비라도 마련해야 하고, B 역시 딸이 전주권에 있는 학교에 진입하지 못하면 인근
강동구 최재훈 KBS노조 위원장 부위원장 당선자들이 임기 시작 하루를 두고 세상 밖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반갑다. 진심으로 반갑다. 조중동이 끊임없이 선전·선동해 온 MBC만의 파업, MBC만을 위한 파업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파업을 악선전해 온 마당에 KBS노조의 신임집행부가 언론노조 파업현장에 등장한 것은 천군만마다.그 동안 SBS CBS EBS 지역신문 등 현재 파업에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활동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청와대 문화부 한나라당 조중동의 집요한 기도가 있었지만, 동요하지 않고 견뎌내며 한 발 한 발 진군해 온 시민사회와 언론노조의 단호한 투쟁이 이들의 무력화 기도를 거세시켜왔다. 하지만 여전히 떨칠 수 없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KBS
2005년 첫 아침, 전날 밤의 패배를 이성적으로 환원해야만 했다. 목구멍으로 침 넘기기가 어려웠다. 참 많이도 울어댔다는 짜증스러움과 어찌되었건 이제 더 이상 여의도의 지긋지긋한 칼바람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침방울 대신 멍하게 넘겼다. 그렇게 삶은 계속됐다. 2004년 12월 31일 밤이 아닌 포근했던 2005년 1월 1일 아침 침대의 기억으로.2004년 12월 31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포함한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이 최종적으로 좌절되었다. 당시 국회는 내년 2월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진 않았다. 괴로웠던 건 그 상황이 아니었다. 그 상황에서 뱉어야 하는 말들이었다. 컴퓨터를 뒤져보니 12월 31일 이후, 그 상황에 대해 처음 글을 썼던 건 그로부터 5일이 지난
현재 두 신문 경영진의 심정은? 누구보다 열심히 ‘조중동 뉴스-재벌방송’의 위험성과 폐해를 보도하고 있다고 자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과 같은 보도태도에서 좀 더 나아가면 ‘장갑 끼고 링 위에 올라가 싸우는 건 한겨레나 경향도 마찬가지’라는 식의 일부 언론학자들의 비판을 받게 된다고 우려할지도 모르겠다. ‘그림의 떡’처럼 방송 미디어를 소유할 수 없는 자신의 자본력 한계를 통탄하고 있을 수도 있다.단언할 수 있다. ‘조중동 뉴스-재벌방송’은 와 에 대한 사망선고다. 왜? 오프라인에 대한 조중동의 지배력은 지금보다 몇 배나 더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로 ‘결합 판매’를 통해서다.조중동과 재벌이 손잡고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했다고 치자. 케이블의 가장 비싼 채널
우뇌만 사용하는 계산에 따르자면, 2000년대는 지난 20세기의 마지막 2년을 더해 통째로 잃어버린 시간인 셈이다. 지금 우뇌 사용자들은 그 10년의 끝자락을 바투 붙잡고 있다. 이런 비감함, 뭔가 비범이라도 하면 덜 비참할 텐데 올해의 마무리도 역시 변함없이 상투적이다. 이견의 여지없는 급박한 정세와 장담하기 어려운 내일을 앞두고 있건만, 하릴없는 각종 시상식의 풍경은 올해도 여지없다. 화려한 장면을 장황하게 중계하는 버릇은 여전하고, 그것이 다른 모든 것들을 압도하는 것은 그저 시원찮을 뿐이다. 많고도 같은 시상식의 향연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올해의 그랑프리 파이널은 단연, 이다. 방송3사 중 KBS는 가장 먼저 강호동을 선택했다. KBS에 단단히
이번 ‘미디어스 독자들에게 보내는 연하장’ 기획은 한 해 동안 각양각색 칼럼들로 독자를 만나온 미디어스 칼럼진들과 함께 2008년을 돌아보면서, 새 기운으로 2009년 새해를 여는 다짐을 나눠보고자 마련했다.내일모레면 새해로 넘어가야 하는 이때, 우리는 한나라당의 법안 단독처리를 앞둔 국회 대치 상황과 언론노조의 총파업과 촛불집회와 철야 농성 등에 직면해 있다. ‘충격과 공포’가 끊이지 않던 2008년의 마지막을 보내기가 이리도 힘겨운 것인지.하지만 아무리 여의도 칼바람이 기승을 부려도, 새해 소망을 나누는 연말연시의 짬과 온기까지 그들(?)에게 빼앗길 순 없다는 미디어스의 그 맘을, 부디 독자 여러분은 알아주시길 바란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향후 수십 년을 좌우할 수 있는 ‘역사적 국면’(historical conjuncture)을 현명하게 경륜하는 정치인(statesman)으로서의 자질이 김형오 의장에게 있을까 의심스러웠던 게 솔직한 이유였다.그래도 기대한 게 한 가지는 있었다. 지금 국회의장이 해야 할 일은, 똑같은 가중치를 두어 여-야 양쪽을 모두 비난하는 게 아니라, 가중치를 달리해 잘잘못을 가려줘야 한다는 것, 누가 지금의 상황으로 몰고 왔는지에 대해 무게를 달리해 평가해줘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김 의장의 말처럼,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정국을 누가 창출하고, 무엇 때문에 창출됐는지에 대한 평가는 정국 타개를 위해 필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