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탁종열 칼럼] “무조건적인 직고용은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를 반대하는 정규직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이들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의 정규직과 취업준비생들도 같은 목소리입니다.“시험을 봐서 입사해야 공정하다.”“아무 노력 없이 정규직이 되는 게 화가 난다.”“노조 밥그릇 싸움으로 취업기회가 사라지고 있다.”언론은 ‘제2의 인국공 사태’라며 서로의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를 합니다. 이들 언론 보도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미디어스=정의철 교수 칼럼] 인권과 민주주의에 반하는 군의 고질적 병폐가 연일 보도되면서 군 복무 28개월을 가장 소중한 공동체에 대한 기여이자, 다양성을 체험하고, 협동 정신을 배운 시간으로 자부해 온 필자의 마음은 괴롭다. 아니 분노한다.“소수자를 수적 다수 여부가 아니라, 다양한 차원의 권력에서 열세에 있고, 차별이나 불평등을 당하기 쉬운 처지에 있으면서, 목소리도 내기 힘든 집단”으로 규정한다면, 병사들은 소수자이며, 군의 위계적/권위적 질서를 고려하면, 초급간부들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부름으로 복무하든, 국방을 천직으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이준석 현상’은 희망인가 파국의 예고인가? 언론의 시선은 둘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간단한 문제다. 첫째, ‘변화’는 확실하다. 가령 이 ‘변화’ 앞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은 다소 초라해졌다. 그동안 보수정치는 ‘윤석열 모셔오기’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윤석열-이준석 관계에서 당분간 ‘갑’은 이준석 대표이다. 둘째, 그런데 ‘변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주장했던 것들을 종합하면 능력주의의 화신이란 평가를 피해가기 어렵다. 능력주의는 능력을 측정한 결과에 따라 자격을 부여하는 걸 핵심으로 한다. 토론배틀 등 경쟁체계로 주요 당직을 구성하겠다거나 지방선거에 공천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는
[미디어스=진민정 칼럼] 우연히 프랑스의 프리랜서 기자, 소피 유스타쉬(Sophie Eustache)의 최근 저서, «Bâtonner, comment l'argent détruit le journalisme(기사 베끼기, 어떻게 돈이 저널리즘을 파괴하는가)»라는 책을 접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언론이 덜 벌기 위해 더 많은 기사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언론의 ‘우라까이’, 즉 타 언론사의 기사 일부를 대충 바꾸거나 조합해 마치 새로운 기사처럼 표절하는 행위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구에서도 통신사 기사를 베끼는 행위는 빈번하게
[미디어스=양문석 칼럼] 지난해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용자 보호를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업무로 규정한 법안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을 들고 나왔다. 공정위가 또 다시 방송통신영역을 헤집고 있는 셈이다.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 합병과정에서 소관 부처도 아닌 공정위는 ‘조건부 찬성’에서 갑자기 합병 금지를 선언해 시장을 혼돈상황에 몰아넣었다. 당시 상황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유료방송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라는 게 당시 공정위가 인수 합병을 금지한 이유였다.그러나 공정위는 2012년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분석’ 보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한글은 익히기 쉬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므로 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문맹률 1% 미만의 나라이다. 그런데 실질적인 성인 문해율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문장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해율이 75%에 이른다고 한다.실제로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읽을 수는 있지만, 단어의 뜻, 문장의 내용 의미,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아이들-사람들-이 많다. 읽을 수 있으나 단어의 뜻을, 문장을 독해하지 못하는 십 대, 이십 대, 삼십 대가 생각보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공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 중사의 사연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개선을 지시한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이번에야말로 이러한 악습과 폐단을 끊을 근본적 개혁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그럼에도, 기대와 희망을 가지기보다는 체념과 냉소부터 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군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거치는 통상의 과정을 다시 반복하는 게 아닌가 우려도 된다. 언론 보도 등으로 세상이 시끄러워지면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는 등 부산을 떨다가 관심이 식으면 다시 하던 대로 하는 군 조직의 고질적 대응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거다.여군의 성추행 피해 구제보다 코로
[미디어스=김동원 칼럼] 지난 4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중 네이버를 통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선거 관련 뉴스를 분석하여 결과를 공개했다. 50만 회가 넘는 조회수 1위 기사는 중앙일보의 이었다. 자칫 중국동포에 대한 선입견을 심고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기사를 이용자가 많이 보았다는 사실은 “많이 보는 기사가 좋은 기사”라는 포털 저널리즘의 일면을 보여준다. 상위 20위권 기사 중에는 시장후보 정책 분석이나 선거 쟁점을 제시한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2일 조선일보 진중언 산업부차장은 칼럼 에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 대해 “과세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습니다.“어! 맞는 말이네”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도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기획특강에서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비율을 2%로 정해버리면 엄청나게 가격이 올라도 제일 상위 2%만 내게 돼 상당한 가격 상승의 특혜를 누린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다”면서 ‘부동산 부자의 눈’에서 본 정책이라
[미디어스=정윤식 칼럼] 공영방송이란 비유컨대 ‘돈 걱정하지 말고(수신료 재정)’ ‘이곳저곳 눈치 보지 말고(정치, 경제적 독립과 공정성)’ ‘시청자에게 영양가 있는 집밥(공익, 다양성)’을 제공하는 방송이다.그러나 KBS를 비롯한 한국 공영방송사들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확산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며, 이곳 저곳 눈치보느라 시청자의 신뢰가 부족하고, 상업방송(외식방송)과의 차별성도 뚜렷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글로벌 OTT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튜브(구글)와 넷플릭스, 그리고 IPTV를 운영하는 통신 3사에게 국내 방송시장의 주도권을 내어주고 공영방송 KBS는 국가기간방송이 아니라 국가지방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기의 공영방송이 4차 산업혁명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31일 한겨레에 실린 안영춘 논설위원의 글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안영춘 논설위원은 최근 남성 비하의 상징이라는 ‘집게손’ 시비를 과거 ‘마녀사냥’에 빗대며 “지식 총량이 압도적인 21세기에 ‘무지몽매’만 탓할 일인가. 착시를 일으키는 만능 덫의 배경을 드러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마녀사냥이 활개를 치던 시기 오히려 신학교수들이 지적인 근거를 제공했고 “마녀사냥의 배경에 대중의 불신과 불만을 약자에게 투사시키려는 기득권 세력의 전략이 있었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집게손’ 논란의 비합리성을 다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배경에 ‘불순한 의도’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가령 ‘남성 비하’ 논란을 키워 이득을 얻는 주체엔 조회 수 혹은 클릭 수에 존재의 운명을 걸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는 언론의 표정은 복잡해 보인다.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권이 그동안의 ‘전략적 모호성’을 벗고 한미동맹 복원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 것인지 비교적 호의적인 논조이다. 그러나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프레임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우리 정부의 접근법이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은 ‘국익 우선’이라는 대전제 하에 다른 국가들에게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전통적 ‘적성국’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였다. 그러다보니 중국 등이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익’이 되지 않기
[미디어스=김채윤 칼럼] 기자는 어떻게 사건을 선택할까.“○○○에 올라온 글 보셨죠?”일을 하다 보면 기자들로부터 종종 연락을 받는다. 최근 발생한 이슈와 관련하여 의견을 구하는 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문득 이게 정말 취재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기곤 한다. 실제 다수의 인터뷰 요청은 ‘인터넷에 ○○이란 글이 올라왔는데 해명하라’라는 요구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기자 스스로 그 글의 문제 제기의 타당성, 발언의 맥락과 배경 등에 대한 일말의 고민도 없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기도 전에 기자들은 오로지 ‘그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권-언유착은 물론이고 언-언유착이 있다. 언론이 다른 언론의 비리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언론의 비리를 덮는 효과를 낳음으로써 헌법의 핵심원칙인 ‘법앞의 평등’을 무너뜨린다. 필자는 작년부터 조선일보 그룹과 MBN의 비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런 언-언유착의 심각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검찰의 선별적 수사·기소가 권력남용이고 큰 문제인 것처럼, 언론의 선별적 취재·보도 역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거대미디어그룹의 지배주주 일가들이 저지르는 문제에 대해 다른 언론들이 침묵하는 것은 언론의 권력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는 작년 5월 TV조선 방정오 사내이사가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라는 드라마 외주제작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10년 전까지 이모는 S 여대 근처에서 하숙을 쳤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모의 하숙집에 살았다. S 여대를 다니는 여대생도 있었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도 있었고, 지방에서 올라온 회사원도 있었고, 일용직 노동자도 있었고, 취업 준비생도 있었다. 이모의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은 하숙비가 다른 하숙집보다 싸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며 살았다.대학교 근방을 중심으로 원룸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대학교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 돈이 있는 사람들은 깨끗하고, 사생활이 보장되는 원룸을 선호했다. 이모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인용을 보면 발언에 정파적 고려가 있는 듯하다. 조선일보는 란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선택적으로 써먹었다”는 게 뭘까? 보도를 보면 윤석열 전 총장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문제와 미얀마 사태에 대한 규탄에 미온적이라는 점 등을 겨냥해 발언하고 있다. 여기까지라면 그런 비판도 의미는 있을 것 같다.다만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와 전체주의”, “그런데 현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하지 않았느냐”라고 주장한 건 의문이다. 일각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미디어스=최승호 뉴스타파 PD] 요즘 언론개혁이 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제 생각으로는 진짜 중요한 개혁 과제가 너무 외면되고 있지 않나 걱정스럽습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그것입니다. 아래 표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조사한 것인데 40개국 중 한국이 네 번째로 '자신과 같은 관점을 가진 뉴스를 선호한다'고 나왔습니다. 한국보다 더 높은 나라는 터키, 멕시코, 필리핀입니다. 북유럽이나 독일 영국 같은 나라들은 압도적으로 '특정 관점이 없는 객관적 뉴스'를 선호합니다. 심지어 '자신과 다른 관점의 뉴스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같은 관점의 뉴스를 선호한다'는 비율과 비슷합니다. 그만큼 수용자들이 뉴스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사안들을 객관적으로 보려하는 심리적 지향이
* 한 MBC플러스 PD가 MBC 노보 263호와 관련된 기고문을 보내와 게재합니다. [미디어스] 지난 5월 4일 MBC 노보에 실린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 ‘스포츠 강호’ MBC 명성 지킬 수 있나”를 읽고 느낀 감정은 분노보다는 오히려 참담함에 가까웠다. 자신들이 살아 남기 위해 기꺼이 동료마저 팔아버리는 이들의 행태에서 그들이 그토록 지키려했던 스포츠 정신은 없었다. 스스로 ‘스포츠 강호’라고 칭하며, 올림픽 중계에 사활을 걸었던 그들이 담고 싶었던 진짜 그림은 무엇이었을까.“제작할 사람이 없어요”로 시작된 노보는 제작기능의 자회사 이관을 통한 스포츠국의 효율화를 비판한다. 스포츠국의 인력이 22명에서 10명으로 줄었는 데 반해 MBCsports+(엠스플)에서 파견된 인력이 2명밖에
[미디어스] ‘지역’에 살지만 ‘지방’방송을 잘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정작 알고 싶은 ‘지역’ 소식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굳이 ‘지방’과 ‘지역’이란 단어를 구분해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작금의 서울 외 지역에 있는 방송국은 사실 ‘전국’이라는 타이틀을 갖기 위해 서울의 변방에 배치해놓은 것과 다름 아니다. 광역시와 광역도의 거점도시에 설치된 대부분의 방송국들은 광역을 커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거점도시 뉴스들을 서울 방송의 테두리에 끼워 넣어 ‘전국’이란 명분과 ‘지역’뉴스도 다루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데 이용된다. 대부분 광역 방송국들이 그러하겠지만, 충청북도만 봐도 충북을 커버하는 방송국 기자수가 10여 명 정도이다. 그 기자수로 충북 12개 시 군을 커버한다는 것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벌써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이라니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큰 기대는 없다. 이제와서 대통령이 직접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남은 1년간 무엇을 할 것인지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계획을 잘 세우려면 지난 시간 동안 잘한 건 뭐고 잘못한 게 뭔지부터 잘 정리해야 한다.다른 정권도 비슷했지만 문재인 정권도 취임 4주년이라는 이 시점에 꼽을 만한 성과가 사실상 없다는 점은 안타깝다. 이 정권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매달렸던 과제는 ‘검찰개혁’이 유일하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은 여러모로 미흡한 부분이 많고 납득이 안 되는 점도 있으나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