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보다보면 세상은 이미 낙원이 된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모두가 다른 누군가의 말을 조용히, 끝까지 들을 준비가 되었고, 전혀 모르는 생판 남의 사연에 진심으로 울어주고 또 그러다 웃는 풍경은 영락없이 인간이 잃어버렸을 낙원의 모습 바로 그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말로 는 ‘힐링유’라고 바꿔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일주일에 한번, 세상일이 어떤 주제로 격랑이 일더라도 때로는 그 가쁜 숨을 딱 멈추고 스스로 분위기를 환기하게 하는 톡투유의 묘한 정지기능이 있다. 일단 멈춤. 거기에 이 토크쇼의 진정한 힘이 숨어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사로잡는 김제동의 말재간은 그 다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
JTBC의 는 최근 모든 예능 중에서 창의성이 가장 떨어지는 프로그램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예능은 과거 일밤의 러브하우스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시 출연했던 건축가 양진석까지 그대로 볼 수 있으니 뭔가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러브하우스의 추억에 더 무게를 둔 것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예능은 일단 착하다. 물론 절대적으로 착한 것은 아니다. 누가 보기에도 부러운 새집을 갖게 되는 행운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기 집이 있어야 한다. 전세대란의 기억이 생생하지만 아쉽게도 세입자는 이 행운에 발을 담글 수 없다. 오로지 자기 집이 있지만 그 집이 집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람만이 대상이 될 뿐이다. 집을 지어줄 정도라면 집을 주
시점을 초월한 인류의 죄를 구하러 이 땅에 왔다는 예수. 그에게는 열둘의 제자가 있었다. 그들 중에는 신약의 한 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두고두고 믿음이 약한 존재로 낙인이 찍힌 제자도 존재한다. 신과 인간의 관계도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전날 예기치 않은 현학적 논쟁을 벌인 의 손석희 앵커는 뒤끝(?)을 보였다. 정치는 특히 질곡이 심한 한국의 정치사는 듣기 좋은 말로 얼버무릴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참 다행인 뒤끝이기도 했다. 아니었다면 참 많이 찜찜하고 또 뒤숭숭했을 것이다. 그런데 손석희 앵커는 낯설게도 신계에서 비유를 찾아왔다. 이날의 브리핑 제목은 ‘합리적 의심...하물며 도마도 그랬다’였다. 구원을 주고
지난해 11월 앵커브리핑의 제목은 ‘여리박빙...어려운 말 쓰지 맙시다’였다. 그렇게 어려운 말이라고 하기 어려운 ‘여리박빙’이라는 말에 손석희 앵커가 발끈한 이유는 나라가, 국민이 처한 지독한 현실적 고통을 어려운 말로 슬쩍 둔화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왜곡일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기에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다.길게 때로는 지루하게도 느껴지는 탄핵국면도 이제는 정말 판결의 시점에 다가서고 있다. 그와 함께 문재인 독주의 대선판도에 작은 변화가 생겨났다. 바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반기문, 황교안을 거쳐 조기대선이 막 시동을 걸려는 시점에 급부상한 안희정 지사의 존재감은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과 비교되는 민주당 경선의 막강한 다크호스로 몸집을 키웠다.
“국내부서를 그렇게 없애려고 했는데(중략) 청와대가 요구하는 자료에 70%는 국내에 관한 사항이고, 20%가 북한” 와 인터뷰를 한 전직 국정원 직원의 말이다. 끊임없이 이어진 국정원 스캔들의 이유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법한 명령을 따른 위험한 충성이 가져올 결과는 파국밖에는 없다.2012년 대선 국면에서 터진 국정원 직원 댓글사건부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까지 국정원의 이름은 더 이상 추락할 데가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고 말았다. 그리고 2015년 7월, 빨간 마티즈를 공포의 대명사로 만든 국정원 과장 자살 사건은 많은 의문을 남긴 채 기억에서 지워지고 말았다.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했지만 국내에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국정원의 해명과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세상의 뉴스는 여전히 차고 넘친다. 보통이라도 그럴 것인데 탄핵의 시대, 그 막바지에 이른 때의 뉴스는 격랑이 되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뿐이다. 그리고 어느 날 새벽,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마침내 구속되었다. 삼성으로서는 그룹총수가 구속되는 첫 번째 기록이었다. 이로써 대통령을 향한 뇌물죄의 무게는 더욱 더해졌고, 선고를 향해 시계추를 맞춘 탄핵심판의 결과 역시 영향이 없다 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 그 전날 밤, JTBC 은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매일 그날의 모든 뉴스들을 관통하는 말들을 조합해내는 앵커브리핑은 그 무거운 사실로부터 살짝 비켜났었다.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의 사망 소식을 전했고, 그가 유행시킨 혼밥, 혼
염리동 소금길이라는 곳이 있다. 그 근처 살아도 잘 모르고, 그나마 안다면 사진찍기를 즐기는 출사족 정도가 될 것이다. 여기서 이 소금길의 힌트가 나왔다. 염리동 소금길은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많은 그림마을 중 하나이다. 거기다가 과거 마포 소금장수들의 작은 역사까지 갖고 있으니 도심 속 작은 명소가 되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곳들과 달리 소금길이 그림마을이 된 이유는 조금 남 다른 이유가 있었다. 재개발이 지정되었다가 해제가 되는 혼란스러운 과정에 휩쓸리면서 오히려 우범지대화 된 것이었다. 그래서 서울시가 2012년 범죄예방 디자인 사업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지금 소금길의 예쁜 모습과 명성을 갖게 된 것이니 아이러니가 담긴 탄생이라 할 것이다. 문제는 이곳이 다시
며칠간의 연휴를 지나는 동안에도 뉴스거리는 전혀 줄지 않았다. 거기에는 이 몇 차례 보도한 가짜뉴스도 있었다. 아니 기승을 부렸다. 바로 카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탄핵국면에 대한 거짓선동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다시 80년 전의 한 뉴스를 전달했다. 손석희 앵커가 말했듯이 이 인용은 2015년 11월에 이미 사용했던 것이었다. 당시의 키워드는 ‘총 맞은 것처럼’이었고 1월 31일의 키워드는 ‘그러나 대중은 알고 있다’로 바뀌었을 뿐이다. 1938년 미국에서 실제 벌어진 일. 화성인의 침공을 받아 미군이 전멸했으니 탈출하라는 가상의 드라마 내용을 그대로 믿고 100만 명이 피난을 떠났고, 농부들은 곳간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희대의 해프닝.
딱 봐도 신선하지는 않았다. 작년 후반기 SBS의 소소한 히트상품이 됐던 와 이 겹쳐서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뭔가 많이 다른, 더 깊은 무엇인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엄마’라는 단어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가족예능은 자식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긴 시간과 시도를 지나 비로소 엄마를 위한 무엇인가가 시작됐다.KBS가 설날 파일럿으로 선보인 은 대단히 미완성의 시도였다. 배우 황신혜, 가수 윤민수 그리고 개그우먼 박나래의 홀로 된 엄마들을 위해 소개팅을 마련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이 파일럿이라 가능성을 보는 정도의 규모여서 많은 부분들이 생략되거나 혹은 그냥 넘어가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지만, 제대로 한다
포르테 디 콰트로. 결국 사중창의 힘이 초대 팬텀싱어의 자리에 올랐다. 27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을 꽉 채운 관객들과 두 시간 넘게 진행된 마지막 결선 2차전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는 1차전에서의 압도적인 점수차를 그대로 유지한 채, 아니 그 이상의 득표를 얻어 영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세 팀의 1차전 순위는 변함없이 최종 순위로 이어졌다. 반전은 없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놀라운 일들이 최종 결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우선 늦은 시각임에도 3천석 이상의 현장 객석이 가득 찼다는 점이 놀라웠고, 문자투표에 거의 50만 가까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다. 가 후반에 들면서 인기가 높아졌음은 느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사실 높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
토크쇼 MC가 게스트들에게 토크를 자제시키는 이상한 풍경. 사실 게스트들이 말이 잘 하지 못해서 그것을 끌어내라고 MC가 존재하는 것인데, 오히려 자제시킨다면 이것이 바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그것을 해피투게더 설특집이 해냈다. 27년이란 긴 세월을 쌓아온 우정만큼이나 그들에게는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있었고, 해피투게더에는 좀처럼 없었던 두 주 분량의 토크를 뽑아냈다. 이 정도면 간만에 특집이라는 말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활약은 시청률로도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방송은 닐슨 5.2%로 지난주 3.5%에서 비약적인 반등을 보였다. 다른 때보다 일찍 귀성이 시작된 날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잠재적 시청률은 이보다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아마도 다음 주
남규만과 김과장은 캐릭터 차이가 엄청나다. 사실 배우 남궁민에게 아직도 남규만의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김과장을 보기에 앞서 남규만을 지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숙제였다. 그것은 남궁민에게나 시청자에게도 똑같이 요구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궁민의 연기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믿고 본다는 그것이었다. 25일 시작된 KBS 새 수목드라마 의 남궁민은 남규만을 탈탈 털어버린 모습이었다. 사이코패스 남규만에서 군산 조폭의 비밀장부를 관리하면서 삥을 치는 찌질한 김과장으로의 변신에 점수를 적게 줄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곧이어 방영될 SBS의 와의 경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김과장의 유혹은, 남궁민의 백팔십도 변신은 큰 유혹으로 다가왔다.
JTBC의 뉴스룸은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서 일약 한국 최고의 뉴스가 되었다. 그 뉴스룸. 적지 않은 사람들의 기대가 현실이 되었다. 그 기대란 바로 ‘뉴스룸’이라는 이름에 있었다. JTBC의 뉴스룸이 세상에 나오기 전 미드의 동명 드라마 ‘뉴스룸’이다. JTBC에서는 드라마를 의식하지 않았다지만 어쨌든 시청자들은 손석희에 대한 신뢰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그 뉴스룸이라는 이름 때문에라도 기대감은 컸다. 미드 뉴스룸이 시즌1이 방영된 것은 2012년. 한국은 이미 뉴스에 대한 갈증이 견딜 수위를 넘은 지점이었다. 언론이 경계해야 할 권력, 돈 그리고 시청률에 순치된 상황이었다. 그때 비록 드라마였지만 ‘뉴스룸’의 판타지는 신기루보다 강력했다. 그 뉴스룸이 시즌3까지 세상에 나올 즈음 한국에서 드라마가 아닌
는 세상에서 없는 토크 프로그램이다. 비슷하게 시도됐던 가 견디지 못했던 것을 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포맷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것은 말 잘하는 김제동을 자주 할 말 없게 만드는 청중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듣고, 그래서 함께 웃고 또 함께 울게 되는 그런 풍경들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엄마다. 그렇게 웃고 울리는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다른 얼굴만큼이나 다양하지만 그래도 그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역시나 엄마와 자식들의 이야기다. 일요일이 일주일의 시작일 수도 있고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톡투유가 일요일의 마지막 방송인 것만은 분명한데, 그 시간이 이처럼 촉촉해질 수 있는 것은 참 들어도 들어도 그 감동이 줄지 않는 그 이
결승 1라운드의 결과가 나왔다. 압도적 점수차로 포르테 디 콰트로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인기현상과 흉스프레소의 순위였다. 순위마다의 점수차가 워낙 커서 과연 결선 라운드에서 역전은 무척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었다. 1위와 2위팀의 점수차가 무려 76점, 3위는 123점의 격차를 보였다. 심사위원과 방청객 500명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였지만 두 부문 모두 순위대로 득점차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2라운드 배점이 1라운드보다 큰 60%라는 점은 역전을 노리는 두 팀에게 큰 위안이겠지만, 1위팀이 결코 방심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생방송 결승무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3위가 1위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최종 우승은 결국
너무도 당연해 보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새벽부터 혹은 새벽까지 기다린 사람들은, 그 많은 사람들은 기대한 것이 아니라 확인하고 싶었을 뿐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삼성이라는 금빛 찬란한 이름 앞에 시민의 염원은 꺾이고 말았다. 또 그래서 사람들은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언론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특검에 제동에 걸린 것이라며 입을 가리고 웃기도 했다. 19일의 앵커브리핑은 그 상황을 모를 리 없는데도 한가하게 시작했다. “총 463개의 계단, 한 발 한 발 걸어 그 위에 올라서면 머리 위엔 하늘이, 눈앞엔 아름다운 중세 거리가 펼쳐집니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이유가 있었다. 뉴스룸이 추구하는 것이 ‘한 걸음 더 들어가는’ 것이지만 이날의 앵커브리핑은 의외로 한 걸음 물러나자는 의미였다.
아직 구속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현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랜 공방 끝에 실체를 드러낸 문화예술인 대상의 블랙리스트 때문이다. 블랙리스트는 위헌이다.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정부가 위헌을 저지른 것은 단순한 불법의 차원을 넘는 심각한 문제이다. 늦었지만 다행으로 문화부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알려진 이상, 이제는 이 은밀하고 졸렬한 블랙리스트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블랙리스트가 모두 사라졌을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18일 늦은 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격적인 내용을 고발했다. 갑자기 출연키로 했던 KBS로부터 ‘출연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전여옥에게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한순간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느낌에 화들짝 놀랄 정도의 감동이었다. 그 순간은 바로 한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말할 때였다. 4회를 맞은 . 종편치고는 웬일로 패널을 상당히 합리적으로 구성한 탓에 처음으로 채널A를 보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워낙에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방송에서 박근혜 정부를 두둔하기 힘든 시국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의 패널 구성은 분명 종편 채널A로서는 파격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캐스팅은 아마도 전여옥일 것이다. 처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도운 전여옥의 경험에 대한 다소 관음증적인 용도일 거라 생각했던 전여옥은 이
시쳇말로 깊은 ‘빡침’이 절절히 전해졌다. “아니면 평소에도 잘 들르든가” 반말인 듯 반말 아닌 듯 애매한 말로 1월 16일의 앵커브리핑을 끝마친 손석희 앵커 이야기다. 사실 그랬다. 선거철만 되면, 혹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면 늘 보이는 정치인들의 낯선 행동들. 외신기자가 한 말은 그 빡침에 수치심까지 더해준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만 시장에 가는 정치권. 그들은 유권자를 유아 다루듯 한다" 같은 날 양대 포털 검색어를 종일 차지하고 있던 단어는 ‘반기문 턱받이’였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은 귀국 첫날부터 소위 ‘민생행보’를 하겠다며 웃지 못할 촌극과 뒷말들을 남겼다. 공항에 의전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든지 기차표 자동판매기에 만원권 두 장을 억지로 밀어 넣는 장면 등은 그러려니 넘길 수도
요즘 적폐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쌓여온 폐단이라는 의미다. 직접적으로는 유신독재로부터 이어온 질곡이겠고, 더 파고들면 제1공화국 아니 왕권을 흔든 조선의 당파 노론으로부터 이어진 적폐의 역사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국에 이 적폐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단순히 드러난 상처를 봉합하는 정도로는 깊이 병든 대한민국을 치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14일 방영된 김기춘 편은 꼭 필요한 보도였다. 이 정리한 김기춘 일대기는 독재와 부정한 권력의 연장, 유지 수단의 기록과 겹쳐지기 때문이다. 핵심은 바로 여론조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의 위기 때마다 간첩사건을 조작해 여론을 움츠리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