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주한미군 자녀들을 위해 평택 미군기지에 들어설 초·중·고교의 설립비용 일부를 대고, 대신 이들 학교에 경기지역 학생들을 일정 비율 입학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멀쩡한 땅을 밀어버리고 평택에 미군기지를 입주한 건 노무현 정권이다. 한나라당 출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 땅에 들어설 미군학교가 당초 5개 학교에서 2020년까지 18개 학교로 확대된 사실을 알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경기도는 추가로 들어설 13개 학교의 설립비용을 일부 투자하는 조건으로 일정 비율의 경기지역 한국인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방안을 교과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매일경제 27일자 30면 2단 기사에 따르면 교과부 역시 경기도의 방침을 들은 바 있고, 이 문제를 관계부처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매경은 이 내용을
저 유명한 1972년의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던 기자는 줄잡아 2천여명. 하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뤄본 경험을 가진 기자는 불과 14명밖에 되지 않았다. 마지못해 쓴 기사까지 전부 포함한 숫자가 14명이니까 실제로 워터게이트를 제대로 파고든 기자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고 봐야 할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난 지 4개월 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 국민의 절반이 워터게이트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당시 워싱턴의 한 지역 신문에 불과했던 (이하 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 발발 시점부터 최초의 결정적인 6개월 동안 기자의 이름이 달린 워터게이트 기명기사만 201건을 지면에 실었다. 문제는 큰 신문들의 지속적인 침묵이었다. 같은 기간에 전국 규모
1.가 ‘오랜만에’ 탤런트 고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대서특필했습니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지난 25일이었습니다. 1면 사이드 기사와 함께 8~9면을 털고 사설까지 동원해 도배를 했습니다. 그 많은 내용 가운데 7할이 조선일보의 “자사 특정 임원”과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언론들이 ‘○○일보 ○ 사장’이라고 표기해왔던 바로 그 인물 말입니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자사 특정 임원”이 장자연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한 차례도 스트레이트 기사로 보도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자기네가 국회의원 아무개 아무개와 일반시민 아무개 등을 고소했다는 기사나, 자사 임원에 대한 터무니없는 모함인 게 밝혀지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란 경고성 칼럼(김대중 고문 ‘조선일보의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 국내 개최가 미디어에게 호기로운 대목 장사라는 것 잘 안다. 하지만 장사에도 상도란 것이 있다. 기본적인 신뢰와 정직성은 담보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다름 아닌 SBS 얘기이다. 어제(23일), SBS 는 평창 올림픽 3수 도전 소식을 전하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고 했다.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잔다. 처음엔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었다. SBS가 무슨 스포츠 전문 채널도 아니고, 명색이 종합 방송사인데 메인 뉴스 시간에 이렇게 막 나가면 좀 곤란하지 않은가, 과도하게 ‘쪽’파는 짓이다. 빼도 박도 않고 저널리즘에 속하는 시간대에 말이다. 올림픽 유치 따위에 ‘한마음 한뜻’을 강요하며 난리법석을 조장하는 것은 방
만남의 광장은 ‘개성’이었다. 범위를 우주까지 넓혀 사납던 한반도 정세 속에서, 벼랑 끝으로 달려가던 북한의 난감한 행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던 둔탁한 입장을 고수하던 MB 정부의 발걸음도 결국, 개성공단에서 멈췄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강렬한 ‘추억’이 될 것이고, 그리고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효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현 정부 들어 첫 당국자 간 접촉이었다. 마주한 시간은 딱 22분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은 백척간두이다. ‘경제협력을 통한 화해진전’이라고 하는 지난 10여 년간의 ‘평화경제’ 노선을 밑동째 날릴 수도 있는 문제이다. 북측은 일방적으로 통지문을 읽었다고 하고, 남측에서 전달한 통지문은 도로 개성공단관리 사무실로 돌려보냈다고 하는데, 이만하며
이 글은 동아일보 4월22일치 오피니언면 ‘오늘과 내일’ 란에 실린 오명철 전문기자의 칼럼 의 플롯의 원형을 유지하며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 등을 대체해 쓴 것임을 밝힙니다. 칼럼은 노무현 정권을 ‘유능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못하며, 단지 돈을 먹을 기회가 없었던 비주류 운동권 집단’, 그러니까 한 마디로 ‘깜이 안되는 정권’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검객(劍客)은 칼잡이에 그쳐야지 정치를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자뭇 진지하게 충고합니다. 또한 신경민은 물러나고, 김미화는 살아남은 MBC의 상황을 ‘코미디’로 규정합니다. 낱말 몇개만 바꿔 끼우면 이 칼럼이야 ‘깜이 되지 않는’ 배설입니다. 동아일보 지면은 여전히 어지럽고, 때때로 저널리즘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
김구라는 ‘독설’이라기보다는 ‘막말’이다. 반면, 그의 아들 김동현은 ‘천진함’이다. 이 둘은 도저히 끊을 방법이 없는 부자관계이다. 그 자체로 상품이 되는, 기막힌 매치이다. 세상 누구보다 천진한 아이의 아빠가 실은 독설 혹은 막말로 돈을 번다는 역설이다. 지금, 김구라는 대중문화가 가장 선호해온 캐릭터의 하나인 두 얼굴의 사나이로 존재한다. 비록, 지상파에 입성하기 위한 자기 검열의 순화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여전히 원형은 살아있는 김구라의 막말이 별 거부감 없이 대중문화의 ‘코드’로 연착륙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분명 그의 아들 김동현의 몫이 있다. 사실, 지금도 여기저기 사과할 게 많은 김구라의 위태로움은 지상파에선 장수하기 어려운 컨셉이었다. 자칫, 단명할 위험이었던 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주제별 토론회가 오는 4월24일 ‘지역성’ 주제의 논의를 끝으로 일단락을 맺는다. 5월1일부터는 주제별 공청회와 지역별 공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위원들의 발제로 이뤄진 주제별 논의는 △신문·방송 겸영과 여론다양성 △방송사업 진입규제 완화와 공공성 △인터넷 민주주의와 사회적 책임 등으로 이뤄졌다.주제별 토론회에서 불거진 쟁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뤄진 논의의 연장선에서 비춰보면 새로운 게 아니다. 기존 논의의 종합으로 파악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의 한 명으로서 그동안 논의에서 주목하는 점은 대기업의 방송 뉴스/보도(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진입규제가 완화하면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다만, 한나라당 쪽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20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씨에 “박씨가 문제가 된 글을 게시할 당시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설사 박씨가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더라도 당시 상황과 외환시장의 특수성에 비춰봤을 때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의 무리한 구속기소와 더불어 지난 13일 열린 박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국가와 국민에 끼친 해악이 분명히 있었고 국민의 불안 심리를 노골적으로 자극한데다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한 데 대한 1심 법원의 결정은 ‘무죄’였다. 애초부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목적으로, 청와대
4월 중순에 교복값 내리면 뭐하냐어른 정장보다 비싼 학생 교복으로 말썽을 빚은 대형 교복업체 ‘빅4’와 교육과학부가 4월 17일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어 교복갑 안정을 위한 추진방안에 합의했다.2~3월 신학기에 연예인에, 조폭까지 동원해 요란하고 현란한 상술을 펼쳐온 재벌의 자회사들인 교복업체의 뒤늦은 자숙이라고 받아들이기엔 뒷맛이 개운치 않다.대형 교복업체들은 해마다 교복값을 대폭 인상해 학부모들의 반발과 원가 공개 압력을 받으면 슬그머니 그 해 교복을 다 팔아먹은 뒤 4~5월쯤 교복값을 동결이나 인하를 발표해왔다. 그러다가 해가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다시 교복값 인상을 주도했다. 대형 교복업체들의 악덕 상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내세워 10대 학생들의 심리를
앵커와 아나운서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은 웬만해선 대놓고 하지 않는, 그렇다고 웬만해선 딱 부러지게 답을 알고 있지도 않은 질문이다. 가장 간명하게 설명하자면, 앵커는 ‘업무’이고 아나운서는 ‘직종’이다. 앵커는 기자가 하기도 하고 아나운서가 하기도 한다. 개국 초 SBS는 영화배우가 하기도 했다. 아나운서는 방송사의 채용직종, 즉 기자, 피디, 기술, 행정 같은 카테고리 가운데 하나다. 그러니까 앵커와 아나운서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교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없는 것과 같다.앵커는 뉴스 진행자다. 여기서 방점을 찍어야 하는 부분은 ‘진행’이다. 정해진 뉴스 꼭지를 순서대로 읽어나가는 건 ‘진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앵커에게는 뉴스 읽기 이상의 역할(또는 권한)
나는 기아팬, 같이 사는 친구는 LG팬이다. 서울에 사는 우리가 회사일 같은 불가항력적 눈칫밥 변수야 어쩔 수 없다 치고, 현실이 허락하는 조건에서 아무리 의기투합이 된들, 앞으로 기아 대 LG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경우는 딱 한번 남았다. 5월 29일, 30일, 31일 가운데 하루는 무조건 잠실에 가야 한다. 기아와 LG가 서울에서 주말에 붙는 경기는 이제 딱 한 번뿐이다. 하지만, 괘념치 않는다. 야구 인생 20년에 직접 관람은 언제나 연례행사였을 뿐이었다. TV면 충분하다. 우리가 NBA를, 유럽축구를 알고 지내는 이유가 어디 직접 관람에 있는가. 야구와 축구가 동시에 위상을 갖고 있는, 그러면서도 농구와 배구가 프로화된(비록 씨름이 없어지긴 했지만), 게다가 2년 주기로 월드컵, 올림픽, w
봄날이 초여름처럼 더워 몸과 마음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숲은 이런 날씨에 어찌 적응하는지 꽃은 피고 여린 순들도 잘 나와 어느새 푸르러졌습니다.쉬 비가 오지 않을 것처럼 건조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더니 오늘은 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옵니다.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가 아닙니다.그동안 어찌 참았는지 모를 비바람이 산중에 몰아칩니다. 푸석푸석한 땅에서 어렵게 양분을 끌어올리던 나무와 풀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비바람입니다.어제까지 심었던 감자들도 오늘 단비를 흠뻑 빨아들여 새싹을 땅위에 올리겠지요. 배꽃이 활짝 피어 한참을 빛내더니 오늘 흰 꽃잎이 비바람과 함께 흩날립니다.순백의 흰빛이 멀리서 보아도 빛나는 배꽃은 밤에도 달빛을 받아 빛나는 꽃입니다. 멀리서든 가까이서든 밤이든 낮이든 우아함으로 빛
시인 김수영은 ‘김일성 만세’라는 시에서 “김일성만세/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인정하는 데 있는데”라고 썼다. 그리고 서슬 퍼렇던 1960년대에 시인은 결국 이 시를 발표하지 못했다. 만약 이 시를 발표했었다면 무사하지 못했으리라. 무시무시한 국가보안법이 그를 가만히 놔두었을 리가 없다. 헌법의 하위법인 국가보안법 때문에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상황을 시인은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 시가 쓰여진 1960년으로부터 49년이 지난 지금, 광화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친다면 어떻게 될까?① 라이트코리아와 자유북한운동연합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을 받는다. 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게 즉각 연행된다. ③ 검찰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은 이를 승
최근 통과된 한 법률 때문에 인터넷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바로 지난 4월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저작권법 개정안’ 때문이다.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사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의 법안이다. 문광부가 2008년 7월 16일 입법예고한 법안이 일부 수정되어 의원 입법 형식으로 발의된 것이다. 이 법안은 소위 ‘삼진아웃’ 제도를 주 내용으로 한다. 불법 복제물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이용자의 계정을 일정기간 동안 정지하거나, 불법 복제물 삭제 명령을 반복적으로 받은 게시판을 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기간 정지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문광부 장관에 부여하였다. 애초에는 반복적인 저작권 위반을 근거로 특정 온라인서비스를 폐지(즉, 사이트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봄이 왔건만 세계적 경제위기가 깊어지면서 실업한파가 매섭다.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잇따른다. 청년실업자는 넘쳐나고 임금삭감이 유행병처럼 번진다. 돈 나올 구멍은 없는데 물가는 치솟기만 하고 늘어나느니 빚뿐이다. 그런데 성층권에서 들려오는 억, 억, 억… 돈벼락 치는 소리에 억장이 무너진다. 노무현 일가와 함께 신·구정권의 실세들이 돈다발을 부지런히 챙긴 모양이다. 경제위기와는 딴판으로 많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억 단위로 늘어났단다. 정부통계만 보더라도 국민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 만하다. 밑천도 기술도 별로 없다보니 식구끼리 먹고 살려고 가게를 차린다. 그 자영업자들이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지난 1월 현재 558만7000명으로 두 달 새 무려 41만6000명이나 줄었
검찰이 김보슬 PD를 잡아둘 수 있는 마지노선은 오늘(17일) 밤 8시이다. 꽉 채우겠지만, 넘기진 않을 테다. 마포대교 추격전을 통해 검거한 이춘근 PD도 48시간을 넘기진 않았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예정된 시간표대로라면, 예정대로 그녀가 결혼식을 치르는 것은 ‘겨우’ 가능은 할 듯은 싶다. 비상한 시기이다. 점점 더 가팔라지고 있다. 이춘근 PD 체포가 지난달 25일이었다. 그로부터 채 20일도 지나지 않은 이달 13일 신경민 앵커가 잘렸다. 그리고 이틀 후인 15일에 김보슬 PD가 체포됐다. 그리고 김보슬 PD가 체포된 날, 방문진 이사 3명은 엄기영 사장의 해임안을 제출했다. 20일에서 이틀로 그리고 당일로 스펙터클의 주기가 짧고 더 격렬해지고 있다. 상황은 급박하고, 수읽기는 복잡
이 나라에서 대통령은 초법적 존재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 탓인지 돈을 끄는 자력마저 강력하게 발산하는 모양이다. 정권이 바뀌면 돈을 마구잡이로 먹다 체한 세도가들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모습이 그것을 말하고도 남는다. 군벌출신인 전두환, 노태우는 국권을 찬탈한 터라 돈 뺏는 수법도 남달랐다. 마피아가 자릿세 뜯 듯이 재벌들한테서 목돈을 갈취해서 청와대 금고를 채웠다. 민주투사로 알았던 김영삼, 김대중의 가신들이 돈 잔치로 흥청거리더니 아들들도 권력의 향연에 도취해 돈 바람에 녹아났다. 도덕적 우월성을 자랑하던 노무현도 그 대열에 끼어 그한테서도 돈 냄새가 악취를 풍긴다. 김영삼은 대통령으로서 과단성을 발휘했다. 하나회를 해체해서 군벌정치의 뿌리를 뽑았다.
조선 중기, 선조~광해군 시절을 산 권필(權韠)이라는 문인이 있었다. 경기도 고양 출신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호는 석주(石洲)이며, 승지(현 청와대 비서관)를 지낸 기(祺)의 손자이며, 벽(擘)의 다섯째아들이다. 그는 1569년 허균과 같은 해에 태어나 송강 정철(鄭澈)의 문하에서 활동하였다. 성격이 자유분방하여 구속받기를 싫어하였고, 평생을 야인으로 살다가 삶을 마쳤다. 동료문인들이 더러 벼슬자리를 추천하였으나 번번이 이를 마다하였으며, 한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책에 임명됐으나 윗사람에게 굽힐 수 없다며 사양했다. 그는 절개가 높아 권세에 아부하지 않았으며, 또 시류에 영합하지도 않았다. 시재(詩才)가 뛰어난 그는 시대의 울분과 갈등을 시(詩)로써 토로하였고, 또 부패한 권력에 맞서서 이를
비상한 시기이다. ‘신부’란 지위가 남달리 특별해서가 아니다. 한 개인이 지극히 평범한 실존적 선택의 시간을 온전히 확보라기 위해 ‘체포/구속’이라는 남다른 각오를 해야 하는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더군다나 그는 ‘언론인’이다. 전규찬 교수가 시를 한 편 보내왔다. 비상한 시기가 아니었더라면, 김보슬과 그의 인연 또한 별로 남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자와 미디어에 종사하는 PD의 관계 이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둘을 각별하게 만드는 것은 아마 학자도 PD도 ‘촛불’을 들어야 하는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테다. 평범한 PD를 비장한 투사로 만드는 시대, 스트레이트로는 도저히 전할 수 없는 비감함이 있다. 미디어에게도 시적 허용이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