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럽다. 국민무시 지역무시 야당무시 태도를 어떻게 로봇처럼 그렇게 드러낼 수 있을까. 수십일 동안 여론조사의 필요성을 그렇게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야당측 위원들의 입장을 어찌 그렇게 모질게 잘라낼 수 있을까.결국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디어위)가 17일 오전에 파국으로 끝났다. 종료시점을 8일 남겨두고 성과 없이 끝난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에게 더 기대할 것 없다, 더 이상 함께 논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야당측 추천위원들에게 공개회의뿐만 아니라 비공식석상에서도, 지난 주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야당측 미디어위 위원들은 한나라당 추천위원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자며 ‘파국선언’을 주장하는 필자를 외려 설득했다. 한나라당 측 위원들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어렵게
6월 13일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이란은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그 시위를 보고 있노라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은, 현 정부의 임기가 3년 반 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대선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란의 이번 대선은 분명히 ‘합법적’이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보통, 비밀, 평등의 원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개혁파 후보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밝은 녹색을 상징으로 삼아 축제처럼 선거운동을 진행해 나갔다. 테헤란의 광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지지 집회는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를 붙들어놓기에 충분했다. 아랍권을 순방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은밀한 지원 사격도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이란에도 변화의 물결이 당도하
KBS 보도에 대한 질타가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변질된 KBS의 보도를 비판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이미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KBS에 대한 ‘민심’을 정확하게 확인해 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간이었다. KBS 내부에서까지 KBS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KBS기자협회에서 발행한 기자협회보에서는 등의 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취재 당시 KBS 기자들이 봉하마을 빈소에서 쫓겨나고, 취재현장 곳곳에서 시민들의 항의와 취재거부 등을 당했고, KBS 로고를 가리고 취재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전했다. 또 지난 8~9일 KBS기자협회는 신임투표를 실시했는데 각각 82.2%와 93.5%의 기자들이 김종률 보도본부
지난 5월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도 시청자권익증진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된 단체들을 발표하였다. 결과는 오랫동안 시청자권익보호 활동을 수행해 온 단체들은 탈락하고 관련 활동분야에서 듣도 보도 못한 단체들이 대부분 선정되었다. 시청자운동 단체들을 탈락시킨 것은 ‘경찰청이 이들을 불법폭력단체’로 정해 통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오랫동안 시청자권익보호 활동을 해 온 단체들이 배제된 이유가 불법폭력단체이기 때문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시청자권익증진=경험과 역량 있는 단체 배제하는 데서 출발? 시청자권익증진활동 지원사업은 애초 ‘시청자단체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2000년 통합방송법 개정 시 방송발전기금의 용도에 ‘시청자단체 및 미디어교육 지원’이 명시되면
조중동의 복수극이 다시, 시작되었다. 잔혹한 일이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포기할 수 없는 적개심이라면, 기본적인 품성을 의심하는 것밖엔 도리가 없다. 예정된 수순대로, 이번엔 DJ를 향한 활극을 시작했다. 서거 국면으로 잠시 숨을 고르는 척 하던 조중동이 가파르게 DJ를 조여가고 있다. 노무현을 겁박할 때와 같은 거침없는 활극 모드는 아니지만, 그와 그로 상징되는 정치적 세력의 숨통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목적은 같다. 오늘 중앙일보 이훈범 칼럼은 DJ를 조이는 세력의 내면과 그 논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게다가 노무현을 잃은 슬픔이 자신들을 향한 분노로 치달을까 노심초사했던 순간의 고뇌까지 마음에 담고 있어, 한층 교묘해진 수법을 선보인다. 찬찬히 읽어보자.우선, 그 칼럼의
농민들이 경찰의 곤봉세례를 받아가면서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값싼 외국산에 밀려 쌀 생산기반은 붕괴되고 주식마저 석유처럼 해외공급에 의존하는 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다. 가뭄, 홍수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일어나면 흉작으로 인한 가격폭등이 그대로 국민생활을 강타한다. 바로 2년전 세계적 식량위기로 22개국에서 민중폭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쌀만은 자급체제를 유지해 식량파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93년 12월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되면서 쌀시장도 MMA(최소시장접근)에 의해 열렸다. 수입물량을 10년간 단계적으로 늘려 소비수요의 4%까지 개방했던 것이다. 이 물량은 소비와는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당시 국내 쌀값이 국제시세에 비해 4~5배가량 비쌌다. 그 때문에
※스포일러 많습니다. 매일 아침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왼손은 턱에 괴고 오른손은 클릭질하는 자세로 심드렁하게 창을 연다. 정치뉴스엔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고 곧 신경줄을 놓는다. 대체로 분노할 힘도 없이 썩소만 짓게 되기 때문이다. 경제뉴스에선 잘 알지도 못하는 숫자 놀음에 수십조 원이 요동친다. 클릭하면 그저 스스로가 얼마나 비경제적인, 그래서 2009년 대한민국 사회에선 얼마나 무식하기 짝이 없는 동물로 규정되는지 확인하는 거울 같아 슬쩍 외면한다. 물론 냉소와 외면만 있는 건 아니다. 각종 연예 뉴스에 검지가 빠르게 경련하기도 한다. 이런 뉴스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클릭질을 ‘낚기만’ 원할 뿐이야, 혹은 ‘…’로 끝맺는 제목을 남발하며 말초적인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나는’이란 말을 참 많이 씁니다. ‘내 생각엔’ ‘내가 볼 땐’ ‘내 말은’ ‘상식적으로’ ‘솔직히’ 등등. ‘솔직히’나 ‘상식적으로’도 제가 하는 말을 강조해주는 수식업니다. 솔직해봤자, 더욱 순도 높은 ‘내’ 의견이 나올 뿐이고, 상식을 들이대 봤자 그 상식은 ‘내’ 상식일 뿐이거든요. 전 언제나 ‘나’를 강조합니다. 아내는 그런 제 말투엔 ‘제 뚜렷한 주관’과 함께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담겨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나는’ ‘내 생각엔’ ‘상식적으로’를 강조하면 할수록, 상대의 주장이나 감정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됩니다. 어머니도 가끔 제게 말씀하십니다. ‘넌 논리적이고 정확한데, 감정은 좀 메마른 것 같아.’ 네 동생은 내가 아프다고 말하면 “엄마 어디가 아파? 괜찮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 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 강연에서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자.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으로 심해졌다.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이 돼 자유·서민경제·남북관계를 지키는 데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 피 맺힌 심정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이라고 발언했다. 그날 저녁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부터 안상수 원내대표의 비열한 비난이 시작되더니 친이계의 한나라당 신지호 공성진 의원 등이 ‘장날 맞은 각설이’마냥 아주 신난 모양이다. 심지어 전여옥 의원 지지자 모임의 회장이라는 자는 ‘김대중 자살하라’등 극언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역사의 심판을 약속했습니다. 대통령 각하, 우리는 당신을 역사의 심판에 넘깁니다. 역사는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해줄 것입니다.” 프랑스의 지성 에밀 졸라가 지에 보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대목입니다. 이보다 3년 앞서, 에밀 졸라는 드레퓌스 재판의 실상을 폭로하는 ‘나는 고발한다’를 이 신문에 실었습니다. 올해 2월, 제가 몸 담고 있는 잡지에서는 ‘나는 고발한다’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주셨습니다. 조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보나 보수 입장을 떠나, 공법학을 전공하는 입장으로 봤을 때도 현재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보면 법의 근본적 원칙이나 가치와 어긋난다는 생각이 든다.” 법학뿐 아닙니다. 인수위
역시 한나라당의 정치전술 지도부는 조중동이었다. 조중동이 길거리 정치 운운하며 야당을 공격하자 한나라당은 즉각 반응을 보인다. 한나라당이 11일 야당·시민사회가 주최한 ‘6·10 22주년 범국민대회’를 ‘정치 굿판’이라고 맹비난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당내에서 군색한 자신의 입지를 만회해보려는 듯 외부의 적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다. 뻔히 그 속내가 드러나 보이는 행태지만 그래도 그 발언을 옮겨보면 이렇다. “시청 광장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몇몇 야당이 정치 굿판을 했지만 아무런 국민적 호응 받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왜 국민들이 외면을 했습니까. 국민이 당면한 것은 심각한 경제난이고 어려운 경제적 여건입니다. 이것을 무시한 정치 놀음에 어떤 국민이 동조를 하겠습니까.”
5월 26일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지율 스님이 보냈습니다. 물론 제게만이 아니고, 다른 여러 사람한테 함께 보내는 그런 메일이었습니다. 제목이, ‘어떤 운명’이었습니다.( 홈페이지 ‘길에서 쓰는 편지’에 ‘어떤 죽음을 애도하며’로 같은 글이 올라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조선일보 보도 따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담고 있었습니다.1. 지율과 노무현의 인연저는 지금도 지율 스님이 떠오르면 가슴이 꽉 막힙니다. 그런 영혼은 세상에 다시 없을 것입니다. 지율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노선 변경 공약 채택 운동을 벌여 같은해 10월 26일 노무현 당시 후보로부터 백지화·재검토 약속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진보블로그(http://blog.jinbo.net)의 어떤 블로거는 6·10을 가리켜 ‘이명박의 선물’이란 표현을 썼다. 아이러니하지만, 진보블로그의 감수성에서 가장 멀리 있을 조선일보의 강찬석 주필 역시 비슷하게 봤다. 그는 “6월 10일 서울광장을 메운 군중의 절반은 이명박 정권 1년4개월 세월이 불러 모았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썼다. 언론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이번 선물의 의미, 그러니까 ‘정세균 대표를 향한 시민들의 환호’를 민주당 지도부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어찌되었건 그렇게 6·10은 끝났다. 그러곤 곧장 아주 재미난 그러나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상황들이 생각보다 훨씬 거칠고 매섭게 전개되고 있다.올해 6·10은 광장이 열릴 것이냐 말 것이냐가 다른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에서 구타사건이 발생했다. 야구부 코치가 어린 아이들을 야구방망이로 때린 것이었다. 때린 이유는 간단했다. 전지훈련 가서 했던 연습시합에서 ‘졌기’ 때문이었다. 그 벌로 선수들은 그날 밤 숙소 밖으로 불려나와 주전선수는 20대, 비(非)주전선수는 일곱 대 가량을 맞았다고 한다. 그 중 여섯 명이 학교를 그만두고 전학을 가야 했고, 두 명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제 갓 12살 쯤 된 초등학생들을 야구방망이로 이렇게 무자비하게 때린 사람. 그 정신상태가 궁금할 뿐이다. 언뜻 보면, 이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때린 ‘지도자’이다. 물론, 맞다. 일단은 때린 놈이 1차 책임을 가진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운동부 내부에서의 지도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침묵하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서 알려진 사내 연봉계약직 420여명에 대한 회사의 방침이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보호법의 적용 시점을 맞아 KBS는 법의 기본 취지인 ‘2년 이상 근로시 정규직으로의 전환의무’를 피하고자 계약해지와 자회사 이관을 7월1일부터 시행하고자 하는 것이다.들리는 바로는 고령자보호법과 특수전문직 조항에 따라 법적용에서 배제되는 30명에 대해서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특수영상 및 수신서비스, 영상편집, 시설관리 등에 종사하는 120명에 대해서는 자회사 이관, 나머지 270여명은 계약해지할 방침이라 한다.이러한 방침이 회사의 의지대로 시행된다면 짧게는 4~5년, 길게는 십수년 이상을 KBS에서 근무한 이들 중 다수는 졸지에 일터에서 쫓겨나 생
“이명박 대통령은 독선적인 국정운영의 잘못을 인정하라”, “청와대의 일방통행이 민심이반의 핵심이다.”, “청와대에서 당을 바보로 알고 있다.” “정당정치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비민주적 행태를 개선하라.”, “기득권만 보호하려 말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라.”, “국민이 헌법에 보장된 저항권을 행사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 말, 말, 말은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닌 지난 4일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토해낸 말이다. 권부를 겨냥한 격한 말이 귀를 의심케 한다.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납작 엎드려 청와대 눈치나 보는 그들이었기 하는 말이다. 작심한 듯한 역린(逆鱗)의 소리가 시국의 중차대성을 말하고도 남는다. 이명박 정부에는 국민이 없다. 오직 독선과 독주만 있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나치 히틀러에 의해 추방된 이산의 비극적 주인공 브레히트. 눈길이 가는 작업실 큰 기둥에 ‘진실은 구체적이다’는 격언을 붙여놓았다던 그가 쓴 망명시의 하나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2009년이라는 수상한 시대, 사태의 현실에서도 똑 같은 말을 되 뇌이게 됩니다. 참으로 오랜 암울한 시절을 함께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구나! 그러면서도 용감하게 진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일관되게 신념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진한 반성의 마음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상한 시절에 폭력의 현실, 억압의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게 이미 죄악입니다. 침묵을 지키는 게 ‘시류에 편승하는 자들’ 만큼이나 나쁜 짓이라고 브레히트가 정리하지 않았습니까? 『전쟁교본』의 마지막을
적어도 6·10의 서울광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선봉대로 나서면서 열렸다. 그동안 민주당이 국회 안을 고집하며 일부 의원들만 거리에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주까지도 장외투쟁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가 아주 의미있는 결단을 내린 것이 바로 지난 월요일이었다.원내활동과 장외투쟁을 동시병행하겠다는 결정이 그것이다. 민주당은 지체없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나왔고, 지난 화요일에는 급기야 수십 명의 의원들이 서울광장을 ‘점거’하며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6·10 당일인 수요일 오전 경찰들과 맞서며 결코 밀리지 않고 서울광장을 지켜내는 데 모범적인 투쟁을 보여줬다. 그동안 ‘탄핵
3주 전이다. 별세한 고 여운계씨의 기사를 쓰기 위해 토요일 아침 단잠을 깼다. 1976년 일간지의 한 귀퉁이에서 ‘할머니 역할이 잘 어울리는 배우 3위 여운계’라는 대목을 찾았다. 한 인터뷰에서 “나는 20대때부터 할머니가 잘 어울린다는 얘길 들었다”는 문구도 오렸다.우리 방송 역사의 산증인으로 현역배우인 그가 남긴 족적은 깊고 컸다. 기획사의 철저한 관리 속에 배우가 돼 가는 현재와는 달리 그가 맡은 역할은 하나같이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그가 택한 마지막 드라마에서의 역할은 할머니였다(한국방송 ). 5년차 겨우 걸음마 뗀 기자가 얼굴을 내밀며 칼럼을 써보겠다고 용을 쓰던 그날, 무심코 켜 둔 라디오에서 속보가 타전됐다. ‘노, 사망, 보입니다’정도가 들렸다. 내 귀는 인터넷으로 관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