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선거판은 이제 코믹해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한심한 수준의 논쟁이 언론 지상을 뒤덮게 된 덕분이다.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그 지지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을 것이다. 실제 언론이 ‘이대남’이라 부르는 유권자층의 환호는 상당하다. 하지만 후보 본인이 직접 ‘여성가족부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이준석 대표와 함께하는 최악의 방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최선의 선택은 이준석 대표와 보수혁신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젠더 갈등 문제와는 선을 긋는 거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소속 성범죄 전력자들에 온정적 태도였던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미디어스=심영섭 교수 칼럼] 2022년의 화두는 ‘포털 개혁’이라는 지적이 있다. 뉴스 포털에 대한 개혁을 의미할 것이다. 뉴스 포털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공적인 제도는 아니지만, 공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포털 개혁이 사회적 관심사이다. 뉴스 포털은 네이버나 카카오, 구글과 같은 사기업에 의해서 운영된다. 포털의 역할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를 한 공간에 모아서 콘텐츠를 이용하게 만든다. 이때 뉴스도 수많은 콘텐츠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뉴스는 다른 콘텐츠와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다. 다양한 여론 형성과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조선일보 기사 모니터를 하는 중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환경단체가 보개방의 효과를 알리려고 멸종위기종 포획 금지 관련 법을 어겨가며 홍보했다'는 기사입니다. 기사를 읽다가 헛웃음이 나왔습니다."강에 들고 들어간 족대에 민물고기들은 속수무책으로 걸려들었다“"포획된 '꾸구리'는 수조에 담기거나, 맨몸 그대로 사람들 손바닥 위를 옮겨 다니며 구경거리가 됐다"기사를 보면 멸종위기종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서식지 보존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4대강 사업이 강 생태계를 파괴한다'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작년 한 해 MBTI가 대유행하였다. MBTI는 개인, 사회, 인간관계에서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알려주고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성격유형지표이다. MBTI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MBTI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MBTI를 기반으로 상담을 해주는 기관도 생겼다.MBTI는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눠진다. 선호 경향에 따라 에너지 방향이 외향형에 속하는지 내향형에 속하는지, 인식 기능이 감각적으로 작용하는지 직관적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또 판단 기능이 사교형에 속하는지 감정
[미디어스=조현옥] 동지가 지났는데도 맥문동 열매가 까맣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긴 여름 무성한 초록 잎 사이에 연보라색 촛대처럼 피어있던 작은 꽃들은 이 열매를 남기고 시간 속으로 떠났다. 흑진주같이 알알이 맺힌 열매는 지나간 꽃의 이야기를 담고 익어왔기에 더 반짝이는 듯하다.대학에 원서를 내고 처음으로 친구들과 서울에 있는 대형 백화점을 구경하며 마냥 신기하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다. 입학하고 나서 알게 된 현실은 우리가 또 하나의 거대한 장막으로 덮인 세상만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여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신년 여론조사 결과들이 쏟아진다. 흐름은 대체로 일관된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빠졌고 그 영향으로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이 됐다. 반사이익은 안철수 후보가 보고 있다. 언론은 이제 본격적으로 단일화 얘기를 한다.정치 참여 선언을 하던 때만 해도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됐다. 혹자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보수층 내에서도 후보교체 여론이 상당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정치 참여 이후 윤석열 후보가 최악의 선택만 거듭한 결과다. 정권교체의 기본 공식은 과거와 결별하고 달라진 보수정치가 중도와 손잡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거였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는 정치참여 선언 직후 중도적 정치
[미디어스=손지원 칼럼] ‘포털 뉴스의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여당은 포털 뉴스 메인화면에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 이후, 포털의 자의적인 뉴스 편집이 언론의 선정성 및 공정성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알고리즘 수식을 공개하는 방안 등의 정책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여당의 포털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2015년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당시 여당은 새누리당이다. 여당과 야당이 바뀌었다는 점 뿐, 이와 똑같은 이야기가 오늘날 평행이론처럼 반복되고 있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 26일 열린민주당과 합당 선언을 하며 포털의 뉴스 편집·추천·배열 서비스를 금지하는 일명 ‘포털 뉴스 추천 금지법’을 적극 추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춥고도 평온한 주말이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가운데 아이러닉하게도 성탄 시즌임을 자각하게 한 두 가지 정치적 사건에 대해 논해보자.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이는 예정된 바였다. 정확히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에 전직 대통령들을 사면하는 것은 대부분의 여의도 호사가들이 예상한 바였다. 어찌됐든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은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집권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과 연결돼 있다.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문재인 정권 시기를 규정한 정치 구도의 본질에 해당하는 문제다. ‘이명박근혜 반대’는 여당과 그 주변부
[미디어스=정인숙 칼럼] KBS가 제25대 김의철 사장 취임과 함께 ‘공영미디어 독립선언’을 했다. KBS의 다음 세 가지 선언은 KBS의 미래는 물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한 비전이다.첫째, KBS는 국민을 위해 존립하는 공영미디어로서 일체의 정치적 간섭이나 상업적 압력을 배제한다.둘째, KBS는 발전된 민주주의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 세계를 선도하는 미디어 기술을 가진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미디어로서 KBS의 토대가 되는 규범과 제도들을 이에 걸맞게 전면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다.셋째, KBS는 허위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약속이 있어 종로에 갔다가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서점에 가면 의식처럼 문구 코너에서 볼펜을 사고 소설 코너에 가서 요즘 나온 소설을 둘러본다. 전후가 바뀌어도 서점에 가면 항상 하는 의식이다. 글을 쓰겠다는 다짐, 좋은 글을 재밌게 쓰겠다는 다짐을 부적처럼 가슴에 안고 오는 것이다.그날도 볼펜을 사고 소설을 둘러보았다.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베스트셀러 작품은 언제나 그렇듯 바뀌지 않고 그대로였고, 십 년도 넘은 책이 가판대에서 양장본으로 거듭 표지를 바꾸어 베스트셀러로 놓여 있었다. 항상 같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선거의 양상이라는 건 어느 정도 시대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양당 후보를 놓고 ‘비호감 대선’이라고 하지만 이게 꼭 후보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다른 누가 나왔더라도, 지금 수준은 아니었어도 비슷한 양상으로 선거전은 흘러갔을 것이다.과거 참여정부 때도 그랬지만 이상이나 대의명분을 앞세운 정권이 스스로 장담한 바에 미달하는 성과를 냈을 경우 그 직후의 선거는 대개 ‘이익투표’가 중심이 된다. 더 이상 정치인들의 ‘그럴듯한 얘기’는 믿을 게 못 되니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투표를 하는 게 최선이라는 거다. 이러한 현실인식은 600만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이명박 정권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었다.그래도 그때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개념이
[미디어스=송현순 칼럼]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잡는 지침 같은 것이라서 일방통행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기초해 왜곡되거나 잘못된 적용을 배제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얼마든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 “헌법 정신에 따라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현실에서 잘못 작동될 것에 대한 우
[미디어스=조현옥] 하루하루 낮아지는 기온이 저수지 풍경을 무채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여름 내내 연잎과 초록을 견주던 갈잎이 희뿌옇게 변하여도 갈대는 변함없이 제자리에서 그곳을 찾는 사람과 새들에게 눈인사를 한다. 나이 들며 흰머리, 눈가 주름이 같이 늘어가는 친구를 보면 정겹듯이, 한 해의 끝에선 누르스름한 갈잎이 푸른 잎보다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 같다.초록색 줄기와 잎이 변하며 하얀 깃털이 나부끼는 갈대를 보니 퇴색이 아닌 성숙과 너그러움으로 여겨진다. 싱그럽고 푸른 젊음이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디어스=안정상 칼럼] 2019년 2월 드러난 n번방, 박사방 사건이 국민, 특히 아동·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20년 5월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일명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특례법,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등)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으며 같은해 12월 시행됐다.그런데 최근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올해 12월 10일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의 기술적·관리적 조치(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로 정부가 인터넷 대화방 등을 검열하게 될 것이라는 게시글이 퍼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가 이에 가세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법의 기술적·관리적 조치가
[미디어스=고승우 칼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관련 질문에 대해 “시간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시간강사는) 무슨 교수 채용하듯이, 전공 이런 거 봐서 공개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 석사과정에 있다, 박사과정에 있다 하면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하는 것으로 (위촉하지) 시간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겸임 교수라는 건 시간강사다. 자료를 보고 (겸임 교수를) 뽑는 게 아니니까 이런 현실을 좀 잘 보라.”라고 답변했는데 이는 대학교육 현장의 실상과 너무 달라 대단히 실망스럽다. 윤 후보는 시간강사에 빗대어 겸임교수의 채용 절차가 일반 교수와 같지 않다며 배우자 김 씨의 허위 경력 기재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김 씨의 ‘사과 의
[미디어스=탁종열 칼럼]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대기업의 절반이 투자 계획을 짜지 못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모든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물론 한경연의 설문 조사를 정리한 보도자료를 검증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은 없었습니다.한경연 설문 조사는 전화면접과 팩스, 이메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8.71%입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정도의 표본오차가 있는 설문 결과는 의미가 없어 보도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표본오차를 언급한 언론은 없었습니다.한경연의 설문조사는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왜곡하고 위기감을 고조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주식투자의 세계를 생각해보자. 보통 누가 어느 종목에 투자해서 전재산을 날렸다고 하면 그 비슷한 방향으론 눈길을 돌리지 않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정치의 세계에선 이런 게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씨 관련 발언은 미스터리다. 대구경북 지역 민심을 고려한, 즉 표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과연 이게 득표에 도움이 될까? 이런 목적이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발언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전두환 씨의 공과를 새삼 평가해야 할 이유가 없다.이재명 후보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했고 “모든 게 100
[미디어스=정의철 칼럼] 선거를 앞두고 거대 정당 후보들을 둘러싼 스캔들과 가십 등 논란이 연일 언론 지면과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공적 이슈와 사회변화와는 무관한 가족사와 개인사의 무차별적 폭로와 권력을 둘러싼 이전투구 등 뉴스 같지도 않은 구태들을 언론에서 접할 때마다 이것이 시민의 ‘알 권리’와 ‘공론장’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감염병과 관련해서도 확진자 숫자 등 통계 중심 발표와 선정성과 정파성에 입각한 보도로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보다 오히려 불안과 불신을 조장하는 모습 앞에서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청바지를 산다. 39900원의 가격이 세일해서 32000원으로 내려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배기바지로 디자인도 예쁘고 색감도 좋다. 요즘 대부분 옷이 그렇듯 중국에서 제작해 가격도 착하다.청바지는 포장 상자에 깨끗한 비닐봉투에 넣어 포장된다. 꺼내서 확인하니 염료가 손에 묻어나고 질도 좋지 않다. 한철 입으면 그만일 것 같다. 세탁해서 입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포장 상자는 재활용으로 분리한다. 비닐봉투는 스티커를 제거하고 일반쓰레기로 분류하여 따로 모은다. 청바지를 여름에 네 번 입는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한 주의 시작이다. 지난 일주일을 정리해보자. 그야말로 한국정치의 본질을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한 주였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이재명 후보는 인재 영입 문제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났다. 조동연 교수 문제는 우리 정치 담론 수준의 밑바닥을 보여줬다. ‘혼외자’ 의혹이 과연 정치적 도덕이나 윤리의 문제일까? 이건 기본적으로 당사자 간의 문제이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배우자도 몰랐던 혼외자가 등장한다든지 한 이유로 당사자 간 직접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면 모를까, 이미 10년 전 법정에서 일단락됐고 각자 가정을 이뤄 살고 있다면 공적 영역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그러나 의혹은 전형적인 아침드라마의 코드로 해석되고 받아들여졌고, 당사자의 입장 표명이나 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