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다시 봄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나뭇가지마다 연하고 여린 초록 잎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생명력을 되찾고 되살아나는 봄이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버티며 다시 꽃 피기를 기다리고 꽃은 기어코 응답한다. 그리고 기어코 기억도 다시 돌아온다. 봄이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찬란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봄이 겨울보다 춥고, 뼈마디까지 시리고 아플 정도로 혹독할 수도 있다.눈부시게 따뜻한 봄 햇볕의 은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봄은, 봄의 햇살은 그들과 상관없는 생동감, 그들과 상관없는 찬란함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4월 5일 서울남부지법은 KBS 1TV가 [시사기획 창] “누가, 회장님 기사를 지웠나”를 방송하기 몇 시간을 앞두고 호반건설이 낸 이 기획물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시사기획 창] 367회는 이날 밤 10시 예정대로 방영되었다.서울신문은 2019년 7월 5일부터 2019년 11월 25일까지 ‘호반건설 대해부’ 시리즈로 △경영권 편법 승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인수합병 중도 포기 △재단법인을 통한 사익편취 △공공택지 벌떼 입찰 의혹 등의 주제로 65건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런
내용을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싣습니다. [미디어스=송승환 칼럼] 요즘 취재 현장에서 기자를 향한 시민의 시선은 매우 따갑습니다. 2020년 방송뉴스 사회부 기자일 때 코로나19 유행으로 영업이 어려워진 식당 주인에게 인터뷰를 자주 요청했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당선자는 “혼밥하지 않겠다”며 공개오찬을 소통 행보로 내세웠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한달 간 ‘식사정치’라는 말이 언론에 많이 등장했는데요. 윤 당선자의 공개오찬 일정은 언론에 수없이 대서특필되며 그가 다녀간 식당 주소와 메뉴까지 공개됐습니다. 윤 당선자에게는 ‘맛집을 섭렵한 대통령’, ‘음식에 진심인 윤석열’이란 수식어가, 식당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증 맛집’이란 표현까지 붙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당선자의 ‘식사정치’를 보도하고 있는 언론의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습니다.윤석열 당선 첫날부터 등장한 ‘식사’ 보도 언론은 지난 4주간, 윤석열 당선자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꾸준히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의 첫날 행보부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3월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 만찬 회동이 열렸습니다. 대선 이후 19일 만에 성사돼 2시간 36분간 이뤄졌는데요. 그동안 대통령과 당선자 간 회동 중 가장 늦은 회동이지만 가장 긴 시간 이뤄진 회동으로 평가받습니다. 3월 16일 예정된 오찬 회동이 ‘의제 조율’ 과정에서 취소된 만큼, 이번 회동은 정해진 의제 없이 진행됐습니다.하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추진 중인 집무실 용산 이전을 비롯해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코로나19 민생지원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았기에 집무실 이전, 안보, 민생 등이 주요 의제로 예측됐습니다. 회동 성사 소식이 알려진 후 회동이 끝난 지금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와 신문지면,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서 관련 소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3월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 만찬 회동이 열렸습니다. 대선 이후 19일 만에 성사돼 2시간 36분간 이뤄졌는데요. 그동안 대통령과 당선자 간 회동 중 가장 늦은 회동이지만 가장 긴 시간 이뤄진 회동으로 평가받습니다. 3월 16일 예정된 오찬 회동이 ‘의제 조율’ 과정에서 취소된 만큼, 이번 회동은 정해진 의제 없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추진 중인 집무실 용산 이전을 비롯해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코로나19 민생지원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았기에 집무실 이전, 안보, 민생 등이 주요 의제로 예측됐습니다. 회동 성사 소식이 알려진 후 회동이 끝난 지금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와 신문지면, 종편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선 관련
[미디어스=조현옥] 그리움으로 아련하게 피어난 매화로 시작한 꽃 소식이 어느새 산수유, 목련, 벚꽃으로 물들고 있다. 화단의 잔디 곁에는 민들레의 노란 웃음이 피고, 햇살 좋은 곳에는 연보라색 제비꽃의 재잘거림도 들린다. 겨우내 누워있던 맥문동도 허리를 곧추세우며 진초록 치맛자락을 늘어뜨리고 봄 잔치에 나선다. 곧 황매산 철쭉, 고려산 진달래가 진분홍색 초대장을 보낼 것이다.개화 기간이 짧은 꽃일수록 때를 놓칠세라 사람들의 발걸음은 먼 거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삐 달려갈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일까. 함께하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당선인이 다들 예상한 대로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언론의 평가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점이 고려된 듯하다. 첫째, 과거 이력을 볼 때 경제와 외교안보 양쪽 모두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이다. 둘째, 정권의 성향에 관계없이 이명박 정권 때까지 요직을 거친 인사라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셋째,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경제수석, 총리 등을 지냈으므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처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의도대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점이 있을 수 있다. 한덕수 전 총리의 정책적 지향과 능력을 문제삼는 전략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이력 때문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한덕수 전 총리는 자녀도 없고 육군 병장 출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장애인단체의 ‘이동권 보장 시위’를 연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수를 볼모 삼는다”, “박원순 시정에서 약속을 못 지켰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 때에 지속적으로 시위하는 건 의아하다”며 이동권 보장 시위를 “비문명적 불법시위”로 규정했습니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정치권, 당사자 단체 등은 “주요 사실을 왜곡한 발언으로 장애인단체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 “약자 혐오를 이용해 시민을 갈라치기 한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 3월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시위 현장을 찾아 의견수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은 근본적 해결책은 물론 이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은행권이 앞다퉈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 관련 규제를 푸는 데 이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늘리거나 비대면 가계대출 제한을 없애고 있는 건데요. 부동산 안정과 가계대출 관리 등을 위해 좁혀 놓은 대출 빗장을 푸는 것으로 낮은 은행실적, 느슨해진 금융당국 감시, 새 정부 출범 기대의 결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주택자와 생애 첫 주택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늘리는 등 대출완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지난해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860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 기준금리인상 등도 임박한 상황에서 가계대출규제 완화가 국가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서서히 확대되고 있는 대출규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3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건물 앞에 간이기자실이 마련됐습니다. 윤석열 당선자는 출근길 간이기자실에 들러 기자들과 차담회를 했고, 기자들도 취재보다는 담소에 가까운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같은 날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과 저녁종합뉴스, 다음 날 신문지면에는 윤 당선자와 기자들의 차담회 소식이 등장했습니다.그런데 SBS (3월 23일)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기자회견이 아닌 만큼 현안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는 당선자 측 요청을 받아들인 기자들이 윤 당선자에게 가벼운 질문만 했다는 겁니다. 취재기자는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통의동과 삼청동으로 분리돼 있는데, 대부분 기자들이 삼청동에 있어 통의동에서 현안질문이 이뤄질 경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대선 끝난 지 19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가 만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 당선자와 현직 대통령이 만나는 게 이렇게 어려웠던 때가 있었는지 싶다. 이런 정치가 되풀이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회동의 걸림돌은 감사위원 인사 문제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감사원장의 제청권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면서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애초 청와대도 입맛대로만 인사를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었다. 협의의 방식과 내용을 두고 이견이 있었을 뿐이다.명분상으로만 보자면 대통령은 감사위원이 공석인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만 후임인 대통령 당선자의 의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에서 합의가 어려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내가 사는 곳은 봄이 늦게 찾아오고 겨울이 빨리 오는 지역이라 다른 지역에서 꽃이 지고 나면 그제야 피기 시작한다. 계절 감각이 둔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어제 서울 나갈 일이 있었다. 차에서 보니 햇살의 빛깔과 질감이 달랐다. 살갗에 닿는 햇볕이 따뜻한 봄이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나는 봄과 어울리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기적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길가에 줄지어 서 있는 가로수를 보면 경이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푸른 싹이 거북이 등딱지 같은 나무껍질을 뚫고 나오는 모습은 볼 때마다
언론윤리헌장실천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은 취재보도 활동에서 발생하는 윤리 문제를 주제로 언론인에게 드리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학계와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언론윤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온 필진이 돌아가며 격주로 집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에서 발행하는 [언론인권통신]에 게재합니다. 동의를 구해 미디어스에 싣습니다. [미디어스= 박재영 칼럼] 카페에서 출입처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면, 대개 출입처 사람이 돈을 냅니다. 혼자서 또는 여러 기자가 출입처 사람과 밥을 먹으면, 역시 출입처 사람이 밥값을 냅니다. 커피 한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당선자는 3월 20일 용산 국방부 청사로 새 집무실을 옮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취임 첫날부터 용산으로 출근하고, 청와대는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윤 당선자의 집무실 이전 공약 실행을 위해서는 예산책정과 군 지휘부 재배치에 대한 청와대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다음날, 새 정부 출범까지 촉박한 상황에서 국방부와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무리이며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고 밝혔는데요. 언론엔 집무실 이전에 관한 청와대와 윤 당선자의 다른 생각을 부각하며 갈등을 확대하는 보도가 등장했습니다.정면충돌, 벼랑 끝 대치, 소용돌이...갈등 부각하는 보도청와대는 MBC (3월 21일 최경재 기자)에서 언
[미디어스=민언련 모니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자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폭등한 집값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언론에 다수 등장했는데요.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면 윤석열 후보 당선 이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것 역시 같은 잣대로 비판해야 하지만 언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를 ‘긍정적’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윤 당선자의 부동산정책과 이미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폭등 조짐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는 언론의 보도 태도를 살펴봤습니다.20대 대선 ‘부동산 선거’라더니선거 전 “부동산 폭등 ‘정부 탓’” 20대 대통령 선거 전 언론은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결국 결정해버렸다. 반응이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충분한 국민적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데다 당사자인 국방부 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 문제나 군심(軍心)에 나름대로 민감한 조선일보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광화문 시대’였다. 물론 실현되기는 어려울 걸로 봤다. 그래서 ‘광화문 시대’가 ‘용산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가 있었는가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윤석열 당선인이 ‘광화문 시대’를 말할 때는 분명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는 “시민들에
[미디어스=조현옥] 봄이 오는 길목에 단비가 내렸다. 여느 때 같으면 꽃샘추위가 찬바람과 늦은 눈을 한바탕 몰고 왔을 텐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긴 겨울 가뭄 끝에 3월이 왔다.지난 주말 오랜만에 단비가 내렸다. 마른 갈댓잎이 촉촉해지니 자연스레 풍기는 생명의 향기에 물닭과 오리들이 갈대 덤불 사이로 모여들었다. 꽃눈이 제법 굵어진 벚나무와 노란 산수유 꽃망울 위에도 빗방울이 보석처럼 맺혀 있다. 늘 보던 그 빗방울을 바라보니 비가 ‘은택’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열흘 가까이 이어진 산불에 주택과 농경지를 잃은 피해 주민들과 울진 삼척의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간발의 차로 정권은 바뀌었다. 다들 협치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윤석열 당선자가 집권을 하더라도 여소야대라는 국면은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형식이란 측면에서 서로 요구하고 강요하는 협치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통치의 문법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협치가 절실하다.예를 들면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다. 인사 문제와 더불어 ‘윤석열 정권’에서 가장 먼저 대립 구도가 만들어질 문제라면 이 대목을 꼽을 수 있다. 한쪽은 폐지만이 답이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폐지는 절대 안 된다고 하며 맞서면 ‘협치’는 이뤄질 수 없다. 그렇다고 한쪽이 그냥 양보하고 마는 것을 ‘협치’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협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윤석열 당선자
[미디어스=심석태 교수 칼럼] 어떤 권력이든 우호적인 언론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언론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것은 정치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모든 권력은 언론을 적절히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언론도 적절히 권력의 입맛에 맞춰주며 공생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권력과 언론의 후견주의적 관계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언론과 정치의 정체성이 모호해진다. 언론은 권력 감시라는 사명을 잊고 권력의 대변자나 변호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언론의 달콤함에 빠진 권력은 비판적 보도를 ‘나쁜 보도’라고 적대시하며 점점 객관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한다.권력·언론의 후견적 관계, 양쪽 모두에 위험사회 전체적으로는 물론 권력으로서도 건전한 감시자로서의 언론이 사라지는 것은 스스로의 건강성을 파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