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인사 청문회의 본질이 세종시에 있는가? 지상파 3사는 그렇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어제(21일) 지상파 3사 메인뉴스는 모두 정운찬 청문회를 묘사하며 세종시를 주된 풍경으로 놓았다. 과연, 그러한가? 세종시가 정운찬 검증의 본질이냐 말이다. 아니다. 틀렸다. 철저히 잘 못 짚었다. 쏟아진 의혹이 워낙 많다보니 뉴스가 갈팡질팡 헤매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인식의 착오를 유도하는, 철저히 의도된 행위이다. 헛 것을 앞세워 헷갈리게 하려는 것이다. 단언하건데, 세종시는 정운찬의 덫이 아니다. 세종시는 그저 검증의 덫일 뿐이다. 정운찬은 세종시 추진에 대한 찬반을 따지는 질문에 그는 시종일관 그것은 비효율적 '프로젝트'라고 답하고 있다. 점잖은 답변이다. 그 텍스트는 두 개의 이미지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로 산다는 것은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 6월 10일, ‘제 1회 문화콘텐츠포럼-의 문화적 의미’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는 오랜 시간 동안 ‘문화콘텐츠포럼’과의 쉼 없는 동고동락을 함께 해 왔다. ‘문화콘텐츠포럼’은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 비평 담론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비평공간, 비평담론의 한계와 부족함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디어 비평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화를 통한 의미의 발굴을 추구했으며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의 사회 문화적 의미를 짚어보고자 했다. 한계적이나마 '문화콘텐츠포럼'은 미디어 안의 문화다양성 확대와 대안적
우리단체는 지난 9월 9일 KBS에 제20기 시청자위원회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서를 냈다. KBS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지난 9월 1일 이미 임기가 시작된 시청자위원회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정보공개 청구를 하기 전 KBS시청자위원회에 두 번의 전화를 걸었다. 공개가 미뤄지는 정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서였다.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는 담당자가 휴가라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했다. “KBS에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분이 그 분밖에 없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주말을 기다려 월요일 다시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와 연결이 됐다. 공개가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KBS안팎으로 일이 많아 늦어지게 되었다, 위촉식을 못해 위촉식을 하면서 공개할 예
얼마 전 한 외국인이 우리나라 관광 홍보를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이 됐다. 전 정권에서 충분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에서도 정부에 공치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출세는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내가 그에 대해 거론한 것은 다름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나라를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느낌 때문이다. 그도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 문화나 인상을 담은 책을 내기도 했는데, 사실 그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는 좀 한계가 있을 듯하다. 사실 외국인이 명동을 걸으면서 옛날에 미쓰코시 백화점이던 신세계 백화점을 보면서 이곳을 소재로 한 이상의 ‘날개’를 언급하고, 한국은행에서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이야기하고, 중앙우체국에서는 채만식의 ‘태평천하’ 등을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놀랄
'몰래카메라' 하면 개그맨 이경규가 떠오릅니다. 1990년대 연예인 한 명이 TV에 나와서 아는지 모르는지 슬쩍 속아 넘어가는 장면을 일요일 저녁 온 식구가 모여 함께 보고는 했죠. 그걸 보면서 참 불편했는데 이상한 점은 불편해 하면서도 꼭 끝까지 봤다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프로그램이 너무 재미있어서 불편했던 것인지, 불편해서 재미있었던 것인지 헷갈립니다. 하여튼 사람들의 엿보기 심리, 관음증에 대한 대중의 욕망과 쾌락을 연예인의 사생활과 잘 버무려 상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한 오락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검찰의 MBC 수사최근에 검찰이 '몰래카메라'를 수사한다고 합니다. MBC 시사 프로그램인 에서 어떤 유치원이 아이들에게 유통기한이
작년 4월 29일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영어공동번역자로 참가했던 정지민(27)씨가 진실을 밝힌다는 명목으로 책을 낸다고 한다. , , 가 일제히 비중을 두고 책 출간 소식을 전했는데, 아직 시중에 나오지도 않은 무명 필자의 책에 대한 보수언론답지 않은 이례적인 소개라고 하겠다. 그냥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다소 상황이 재미 있어서 몇 가지 분석을 제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먼저, 사건의 발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정지민씨의 ‘양심선언’부터 살펴보자.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PD수첩에서 제작해서 방영한 문제의 프로그램에 번역가로서 참여했지만, 제작과정 전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정씨의 딜레마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규제 완화에다 저금리를 타고 아파트 값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부동산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다소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자 금리가 들썩거리고 있다. 대량실업과 소득감소로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져 자칫 가계부실이 금융부실로 전이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부채가 697조7,493억원으로 700조원에 육박했다. 가구수로 따지면 평균부채규모가 4,128만원으로 4000만원을 넘어선 셈이다. 이것은 1년 전의 660조3,060억원에 비해 37조4,433억원이 늘어나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를 나타낸다. 반면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인 명목국민총가처분소득은 502조797억원에 그쳤다. 갚아야 할 돈이 갚을 수
행정구역으로는 세종로이다. 그런데 많은 서울시민들이 그곳을 지명인 세종로보다는 광화문이라고 부른다. 세종로에는 한동안 광화문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남쪽 정문이다.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지었는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고종 2년(1865년) 대원군이 재건했다. 그마저 한국전쟁 때 불타서 1968년 복원되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목재가 아닌 콘크리트로 지었고 자리를 조금 잘못 잡았다고 헐어버리고 다시 짓고 있다. 그런데 세종로가 세종광장이 아닌 광화문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종로하면 아름 들이 은행나무들이 떠오른다. 서울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20세기 정치적 격동을 지켜보며 자란 나무들이다. 정도 615년을 맞았건만 서울에는 어딜 가도 수령 30년이 넘는 가로수
이용규, 이종욱, 고영민, 김태균, 윤석민, 장원삼, 강민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선수들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2009 시즌을 온전히 보내지 못한 선수들이다. 큰부상이 없는 다른 WBC 출전 선수들도 대체로 예년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4할도 못치는 바보’ 김현수와 정근우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올시즌 각 부분의 타이틀에 새얼굴이 많이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WBC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의 부상과 부진을 WBC 후유증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동계훈련과 장기레이스의 페이스 조절이 한 시즌의 성패를 가늠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WBC 출전은 큰무대
서울시는 참으로 따뜻하다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 응원, 거슬러 가면 1987년 6월 항쟁을 야기했던 서울시청 앞 차도를 변경하여 2004년에 서울 광장을 조성했다. 그런데 2009년에 또 지척에 광화문 광장을 조성했다. 팍팍한 도시의 삶 속에서 시민들이 여유롭게 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참으로 눈물이 나게 고마운 행정이다. 광장을 개방하던 날 대대적 축제를 벌이고 시민들의 환호가 언론 매체를 장식했다. 고마운 마음을 이기지 못해 차를 타고 광장에 나가보았다. 광장에 도착하니, 춤추는 분수 가운데서 환호하는 시민들의 행복한 얼굴이 넘쳐난다. 두 개의 광장이 지척에 있으니, 하루에 두 광장 모두에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서울시는 참으로 친환경적이다서울 광장은 원형의 완벽한 잔디
사장 재공모 결정이 과연 EBS의 근본적인 문제를 얼마나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사장으로 가장 유력했고, 사실상 내정되었다는 이원창 사장후보의 경우, 고급다큐를 없애고 영어강의프로그램으로 EBS의 편성을 채우겠다고 주장할 만큼 EBS는 그렇게 만만한 ‘홍어X'인가보다. 아니 그렇게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일 뿐이다.교육부 실국장 출신이 언론사 방송사의 사장을 꿈꿀 수 있는 곳, 교육부 실국장 출신이 가장 강력한 후보군에서 행세할 수 있는 곳도 EBS이다. 한국교육방송공사 EBS를 관련사업자들의 이익집단인 ‘협회’쯤으로 간주하고 퇴물관료 처리장으로 보고 있는 교육부의 시각이 어이없을 뿐이며, 부화뇌동하는 방통위 시각에 분노할 뿐이다.방통위에서 밀려났거나 KBS 등에서 쫓겨난 이들이
일터를 전직하던 시기였던 98년에 출판사에 응시한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유명한 경제경영서 전문 출판사였는데, 그때는 제법 잘 나가던 회사였다. 면접을 보던 날 담당자는 나에게 초고지를 보여주고 나에게 교정을 지시했다. 고친다고 했지만 제대로 고쳤을 리 만무했다. 결국 쓴잔을 맛보았다.(사실 그 후 그 출판사는 그다지 잘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10년여가 지난 시점에 나는 1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 성적을 보면 3권 정도는 아웃됐고, 2권은 포볼, 2권은 안타, 3권은 2루타쯤 된 것 같다. 물론 내 스스로에게 후하게 준 점수일 뿐 출판사가 7권 정도가 아웃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지금 나는 한권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처음으로 제법 성의 있는 원고를 보냈다고 하지만 이번 책을 출판하는 분도 만만
MBC의 주말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그 사이 벌써 몇 번의 개편이 있었지만 전혀 듣질 않고 있다. 토일 합쳐서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내세울 프로그램이 없어 뵌다. 특히나, 일요일 시청률은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인데, 월화 드라마인 선덕여왕 재방송 정도를 제외하면 TOP10에 든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물론, '시청률'이란 지표만으로 방송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지상파라면 말할 것도 없다. 지상파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방송되어야 하는 프로그램들을 편성할 사회적 책임이 있고, 게 중에는 아무리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의무적인 것들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것은
장행훈 선생을 처음 뵌 것은 지난 2005년 9월이었다.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미디어기자 유럽 테마취재단’의 일원으로 운 좋게 뽑혀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의 언론 상황을 돌아볼 드문 기회를 얻었는데, 선생은 풍부한 해외 체류 경험과 유창한 외국어 구사능력, 해외 언론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유럽에서의 일정 내내 취재단을 사실상 이끌다시피 했다. 4년이 흐른 지금도 좀처럼 잊히지 않는 것은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꼿꼿하게 앉아 방문 국가의 언론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선생의 모습이었다. 동행한 젊은 후배 기자들이 긴 여행에 지쳐 자다 깨다를 되풀이하는 동안에도 선생의 시선은 변함없이 두툼한 ‘자료’에 꽂혀 있었다. 당시 유럽 테마취재의 화두는 신문과 민주주의의 미래였고,
궁금했다. 누가, 왜, 라디오를 듣는지……. 청취자들은 라디오를 상상하면서 듣겠지만 나 역시 라디오를 듣는 애청자들을 상상하곤 했다. 청취자들 가운데도 각별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휴대전화 끝자리 6100을 쓰는 애청자도 관심이 가는 분이었다. 방송하다보면 ‘6100님’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전화 끝 번호에 ‘님’이라는 존칭을 붙이는 것은 문법적으로 옳지 않다. 하지만 방송에서 실명을 부르는 경우가 흔치않아 ‘6100을 쓰는 애청자’ 정도의 의미로 ‘0000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인 이분은 문자 참여할 때 표현이 정교해서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이거니 생각되었다. 우선 날씨나 기분에 따라 80자로 압축해내는 표현이 섬세하고 명확하다. 그리고 신청곡이 다양한 걸로 미루어 음악적 지식도 풍부
지난달 27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EBS 사장후보의 조건을 밝혔다. 골자는 ‘정치적 고려 없이 식견, 추진력, 그리고 교육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CEO를 뽑겠다’는 것이었다. EBS의 구성원으로서 방통위원장의 선언은 비록 ‘클리셰’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반가웠다. 정치적 고려를 안 하겠다는 것만도 어딘가.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14명이 지원했다는 공모에서 본선에 오른 5명의 면접과정이 마침내 공개되었다. 면접과정 공개 또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었던 내밀한 과정을 공개하기로 한 표면적인 이유는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5명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의 검증을 받아보고자 함이 아니겠는가. 1차적인 여론의 검증은 기자실
아버지를 따라 처음 갔던 광주 무등경기장, 기억이 맞다면 해태의 선발은 김정수였고 상대팀은 롯데였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나는 아주 기본적인 야구의 상식-4번 타자가 제일 잘 치는 타자라는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다. 9회초 롯데의 공격이 끝난 시점의 점수는 7대2.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면, 야구의 첫인상은 ‘약간 지루한 공놀이’였을지 모른다. 아웃카운트 3개가 남아있는 상황. 상대팀 투수가 전성기의 선동열이나 오승환이 아니라도 뒤집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고 소년은 ‘타임아웃 없는 경기’의 매력을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었다. 나의 프로야구는 1993년에 시작되었다. 야구의 매력에는 진작에 빠졌으나 마음을 빼앗길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중학교에 입학했던 그 해, 그 시즌의 지배자는 시범경기
문제라는 단어에는 비정상, 예외, 비틀어짐과 같은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그것은 해결해야 할 것,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는 지향을 가진다. 때문에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즉 문제의 대상을 무엇으로 설정하는가는 해결이라는 지향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적합한 문제 대상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종종 듣는 용어 중에 여성문제라는 것이 있다. 이 용어에는 문제의 대상이 여성인 것과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가 스며들어 있다. 문제가 있는 것은 여성이 아니라 여성들을 규정해온 남성적 시선이다. 여성문제라는 용어를 썼을 때 거기에는 문제의 핵심을 굴절시키는 어떤 전도의 논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2PM의 재범 ‘문제’ 혹은 재범 사태라고 명명된 사건
어느덧 는 지상파 TV 토크쇼 중에서 가장 넓고 깊은 출연진 목록을 보여준다. 이 독특한 프로그램의 장수는 여러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빛나는 지점은 를 거쳐 비로써 한국 토크쇼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인정'(人情)의 단계를 지나 조사하여 그릇된 것을 밝히는 '사정'(査正)의 수준으로 진화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매서움의 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의 가장 극적인 재미가 바로 그 '사정'의 순간에서 발휘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얼마 전 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던 박중훈의 경우 '인정 상 사정하지 않는' 옛날 토크쇼의 전형을 맴돌다 실패했다.
가령 내가 이 코너에서 ‘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기조에 동의한다’라고 선언한다고 해보자. 사람들은 미쳤구나, 라고 대답할 것이다. 마치 대운하, 혹은 4대강 정비 사업에 동의한다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과 같이 이미 성장할대로 성장해버린 경제 체계가 발전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업 기조를 변화하는 일이 꼭 필요하며,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엄습해오는 21세기 초반의 현실을 놓고 볼 때 그 방향은 결국 ‘저탄소 녹색성장’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4대강 정비는 전혀 저탄소도 아니고 녹색도 아니지만, 그 고탄소 회색성장에 걸려있는 깃발은 분명 ‘저탄소 녹색성장’인 것이다.이처럼 문제는 정부가 전혀 엉뚱한 방향에 올바른 단어를 가져다가 써먹고 있다는